[뉴스핌=배군득 기자] KT가 지난 14일 삼성전자 스마트 TV 앱 서비스 접속차단을 해제하면서 양사 갈등이 진정 국면으로 접어들었다.
장기화될 조짐을 보였던 앱 서비스 접속차단에 대해 KT가 방송통신위원회 중재안을 받아들이면서 일단락 된 것이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양사간 갈등의 불씨는 여전히 남아 있다는 반응이다. 그동안 스마트 기기 시장에서 제조사와 통신사 논란의 중심에는 항상 양사가 존재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와 KT는 지난 2009년 11월 KT가 애플 아이폰 3GS를 국내에 출시하면서 관계가 삐걱대기 시작했다. 당시 삼성전자는 KT와 윈도폰 옴니아2 출시를 앞두고 있었지만 아이폰 3GS가 비슷한 시기에 먼저 국내에 상륙하면서 판매량에 심한 타격을 입었다.
당시 KT로서는 애플사가 글로벌 업체다 보니 출시일이 정해져 있어 부득이하게 일주일 먼저 출시할 수 밖에 없었다는 공식 입장을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삼성전자측은 대대적인 마케팅에도 불구하고 옴니아2가 시장서 제 몫을 다하지 못하자 KT가 적극적인 마케팅을 하지 않는다며 대립각을 세웠다.
이후 삼성전자는 아이폰에 밀려 휴대폰 시장에서 한동안 부진의 늪에 빠지는 등 위기에 직면했다. KT의 아이폰 단독계약에 대해 삼성전자는 이듬해 출시된 갤럭시S를 SK텔레콤과 단독으로 계약하는 맞불을 놨다. 양사의 1차 갈등이 양산된 시기다.
KT는 아이폰 열풍에 힘입어 스마트 시대를 주도하는 기업이 됐고 2010년 매출이 급격히 상승하는 시너지를 얻었다. 하지만 그해 하반기부터 스마트폰 라인업 부재에 허덕이며 경쟁사에 다시 주도권을 넘겨줬다.
KT는 2010년 9월에는 태블릿 PC로 또 한번 삼성전자와 대립각을 세운다. 그렇지 않아도 양사간 불편한 관계가 개선되지 않은 시점인데 삼성전자가 갤럭시 탭 역시 KT에 공급하지 않겠다고 선언한 것이다.
당시 KT 이석채 회장은 “현재 우리는 삼성전자 휴대폰 단말기를 공급받지 못하고 있다”고 라인업 부재를 사실상 시인했다.
그러나 아이폰 도입 이후 불편해진 삼성전자와 관계에 대해 “가슴 아프지만 KT 이미지에 타격을 없을 것”이라는 말로 일축해 화해 무드를 조성하지 않을 것임을 분명히 했다.
한동안 잠잠하던 양사 공방은 결국 스마트 TV에서 다시 붙었다. 업계에서는 KT가 접속차단을 해제하고 한발 물러섰지만 이는 전략적인 조치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아직 아무것도 해결되지 않은 시점에서 스마트 TV 접속료에 대한 논란이 불거질때 마다 대립각을 세울 가능성이 크다는게 업계의 시각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삼성전자와 KT는 IT기기가 데이터와 연동되는 스마트 시대에서 서로 협력과 갈등을 반복해야 하는 애매한 위치에 놓였다”라며 “특히 제조사와 통신사를 대표하는 그룹인 만큼 앞으로 추진되는 사업마다 부딪히는 횟수가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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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 배군득 기자 (lob13@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