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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CB 유동성 공급에도 금융권 돈가뭄 여전

기사등록 : 2012-03-24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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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유럽중앙은행(ECB) 두 차례의 장기 저리 대출을 통해 은행권에 1조유로 이상의 유동성을 공급했지만 자금시장으로 효과가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은행권 자금 거래는 여전히 냉각된 상태이고, 모기지 금리도 상승 추이를 보이고 있다. 특히 모기지 금리 상승은 민간 소비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면서 경기 회복을 지연시킬 것으로 우려된다.

이탈리아와 스페인, 포르투갈 등 유로존의 부채위기 국가 뿐 아니라 영국까지 전반적인 유럽 은행권이 모기지 대출을 지속적으로 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주변국 은행이 신규 모기지 대출 금리를 1~2%포인트 올렸고, 영국 은행권은 이달 초 기존 모기지에 대한 금리를 올리기로 했다.

이들 은행이 밝힌 금리 인상 이유는 자금 조달 비용의 상승이다. ECB가 1%의 저리에 대규모 자금을 공급했고, 유동성 공급 이후 국채 수익률이 가파르게 하락했지만 실물경제에 파급되지 못했다는 지적이다.

RBC 캐피탈 마켓의 제임스 애슐리 이코노미스트는 “모기지 금리 상승으로 인해 소비자들은 다른 곳에서 지출을 줄일 공산이 크다”며 “소비가 성장의 핵심 동력이라는 점에서 우려스러운 현상”이라고 지적했다.

뿐만 아니라 기존 모기지에 대한 금리 인상은 연체와 디폴트 리스크를 더욱 높인다고 업계 애널리스트는 전했다. 이와 함께 부동산 시장에 하락 압력으로 작용, 특히 부동산 버블이 심각한 스페인의 경기 침체를 악화시킬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은행이 모기지 대출 재원을 확보하는 통로는 크게 두 가지다. 예금 자산과 은행간 대출이 은행이 ‘돈줄’인 셈인데, 이 가운데 예금 금리는 사상 초저 수준에 머무는 만큼 대출 금리 인상의 주요인으로 보기 힘들다.

은행간 대출이 여전히 풀리지 않아 모기지 금리 상승을 부추긴 것으로 풀이된다. ECB의 전례 없는 유동성 공급이 자금시장의 신용경색을 해소하지 못했다는 얘기다.

메디오방카 증권의 안드레아 필트리 애널리스트는 “은행간 자금 거래가 여전히 얼어붙었고, 자금 조달 비용이 떨어지지 않아 자금을 차입하는 은행은 고객들에게 적용하는 금리를 올려 비용 상승을 피하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영국 머니세이빙엑스퍼트의 댄 플랜트 대표는 “대다수의 사람들이 한계 상황에 직면한 상태”라며 “은행권은 이에 따른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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