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철이 되면 '정책선거'라는 말이 전가의 보도처럼 많이 회자된다. 그만큼 정책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정책이 만들어지는 과정에 대한 관심은 적다. 어떤 정책이 만들어지기까지의 과정은 그 결과물이 탄생하게 된 배경과 고민의 깊이, 절차적 타당성 여부를 검증할 수 있다는 점에서 매우 중요하다. 뉴스핌은 4·11 총선 공약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여야를 대표하는 정당인 새누리당과 민주통합당을 통해 살펴봤다.<편집자주>
[뉴스핌=노희준 기자] 4·11 총선은 국회의원이라는 사람을 뽑는 선거이기도 하지만, 그들이 향후 4년간 입안하고 집행할 '정책'을 선택하는 선거이기도 하다.
유권자들의 관심은 대부분 정책의 결과물에 집중돼 있다. 하지만 공약이 만들어지는 흐름에 주목하면 정책에 대한 이해를 높일 수 있다.
새누리당과 민주통합당의 4·11 총선 공약은 어떤 과정을 거쳐 만들어졌을까? 결론적으로 미세한 차이는 존재하지만, 정책이 입안되는 흐름은 양당이 크게 다르지 않다.
임시국회 본회의 장면 [사진제공: 국회] |
공약과 정책마련을 위해 총선 때가 되면 새로운 조직이 꾸려지기도 하지만, 기본 재료는 평상시 정당의 각 상임위 의원 및 전문위원들의 활동과 각 당 연구소의 중장기 정책 프로젝트 연구성과다.
양당은 16개 상임위원회별로 전문위원을 두고 각 분야의 이슈와 쟁점을 분석하고 대안을 마련해 기본 입장을 정리해오고 있다. 싱크탱크 역시 중장기 관점에서 정책과 당의 노선을 뒷받침할 프로젝트를 연구해 성과물을 축적한다.
◆ 기본 '정책 재료' 요리할 TF 구성
대체로 정당들은 이 같은 각 분야별 정책 초안의 기본 재료를 바탕으로 총선을 위한 특별 조직을 꾸리게 된다. 새누리당의 경우 4·11 총선을 위해 정책위 산하에 21개 공약개발팀을 구성했다. 수석전문위원 1명과 의원 4~5명, 외부전문가 4~5명이 1팀을 구성하는 매머드급 공약개발팀이다.
민주당 역시 16명의 전문위원과 당 싱크탱크인 민주정책연구원 소속 연구원 10명이 참여해 정책 초안의 밑그림을 그렸다. 민주당과 새누리당은 이 과정에서 당 외부 전문가들의 자문과 검증을 받았다. 새누리당의 경우 총선 공약 수립에 여의도연구소 인력이 직접 참여하지는 않았지만, 보고서 등을 통해 의견을 교환했다.
자문과 검증 등을 담당하는 외부 교수진이나 연구소 인력들은 양당 모두 공개하지 않고 있다. 국·공립대 교수의 경우 정치적 중립 문제로 비공개하기도 하지만, 연구소 인력의 경우 대개 비공식적으로 개인적인 네트워크를 통해 자문이 이루어지기 때문이다.
이 과정에서 정당 내부 인사들과 외부 교수진들 간에 '실행가능성'을 두고 이견이 발생하기도 한다. 연구소 인력 자문의 경우 반대 여론·논리를 수집하고 반박 논리를 만드는 데 비공식적으로 이용되기도 한다.
◆ 중간지도부 조율…거듭되는 회의
이런 과정을 거친 초안은 최종 지도부로 올라가기 전에 다시 검토 단계를 거친다. 새누리당의 경우 비상대책위원회 정책쇄신분과 자문위원과 정책위원회가 여러 차례 회의를 통해 최종안을 조율했다.
민주당도 전문위원과 정책위의장이 여러차례 거쳐 독해를 통해 정책의 적합성과 실행가능성, 부분 간 균형성 등을 체크했다. 이후 이를 이미경 의원을 단장으로 하는 총선 기획단에 보내 표현과 톤 등에 대한 수정을 거쳤다.
이후 양당은 모두 비대위원회(새누리당)와 최고위원회(민주당)에서 최종안을 확정했다.
흥미로운 것은 선거가 가까워질수록 여러 (이익) 단체들이 생기면서 당에 자신들의 이익을 정책으로 반영하기 위한 직간접적인 압력과 접촉을 늘리고 있다는 점이다.
때문에 급조된 성격의 단체들이 우후죽순격으로 생겨나기도 하고 선거와 함께 단명하기도 한다. 가령 올해 총선에서는 '복지'가 화두로 등장하면서 여러 장애인단체, 교육단체, 보육단체들이 각 정당과 접촉면을 늘렸다는 후문이다.
이 밖에 정당은 유권자 개인의 전화부터 집단 민원, 토론회, 간담회 등을 통해 시민사회의 목소리를 수시로 담는 과정을 밟아 공약에 반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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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 노희준 기자 (gurazip@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