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 주요 그룹의 후계자들이 뛰고 있다. 창업 오너 세대가 세상을 떠나며 그들의 2세, 3세, 4세로 이어지는 새로운 오너십의 등장이 눈길을 끈다. 오너 패밀리 간 사업을 승계받고, 이를 분리하고 경쟁하면서 한국식 오너 경영문화가 개화중이다. 창업세대의 DNA를 물려받고 경영전면에 나설 준비를 하고 있는 후계자들. <뉴스핌>은 연중기획으로 이들 후계자들의 '경영수업' 측면에서 성장과정과 경영 스타일, 비전과 포부 등을 짚어본다. <편집자주>
지난해 2월 한국패션문화사업 정책간담회에 참석한 이서현 부사장의 모습. |
패션 디자인 전공을 바탕으로 제일모직에 '글로벌 DNA'를 이식해 사업구조와 기업문화를 바꿔왔다는 평가 덕분이다.
이 부사장이 2005년 임원에 오른 다음 제일모직의 매출액은 2006년 2조 8438억, 2007년 3조 1124억, 지난해 5조 5810억원 등 꾸준히 증가세를 보였다.
또한 빼어난 미모에 승부사적 기질로 사업가의 기질을 충분히 갖췄다고 평가받는 이부진 사장과 함께 이 부사장도 여성파워 대열에 빠지지 않는 전문 경영인으로 인정받고 있다.
그는 오빠 이재용 삼성전자 사장이나 언니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에 비해 조용하게 경영수업을 받아왔지만 패션사업의 글로벌화를 주도하면서 언니 못지않은 경영수완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가 제일모직 지휘봉을 잡은 후부터 해외브랜드 도입을 서슴지 않는 빛나는 리더십으로 업계 전문가들을 놀라게 했다.
지난 2008년 이탈리아의 세계적인 복합편집매장 ‘10꼬르소꼬모’를 시작으로 미국 브랜드 '토리버치', 일본 브랜드 '꼼데가르송' 등의 플래그십 스토어를 잇달아 오픈했다.
제일모직이 '10꼬르소꼬모'와 파트너십을 체결한 이후, 이탈리아 패션인들이 비즈니스 하기에 가장 좋은 아시아 파트너를 일본이나 중국이 아닌 한국으로 평가하기 시작했다는 것도 큰 의미가 있다.
또한 이 부사장은 2010년 디자이너브랜드인 '구호'를 '헥사 바이 구호'라는 브랜드로 미국 뉴욕시장에 진출시켰고, 지난해 11월에는 악어백으로 유명한 해외명품브랜드 '콜롬보' 인수에도 성공했다.
이 부사장은 국내 브랜드 개발뿐 아니라 콜롬보 인수와 함께 토리버치 등 해외명품 브랜드 유치도 성공시켰다. |
한편, 이 부사장은 지난 2010년 초 미국 패션디자이너협회인 CFDA의 이사회 멤버로 선정되며 한국 패션의 국제적 위상을 높이는 데 기여하기도 한 자랑스러운 인물이다.
이 부사장은 최근 화두인 글로벌 패션기업의 비전을 제시하면서 세계시장에서 인정받는 패션기업으로 발돋움하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보이고 있다.
이 부사장은 지난해 2월 문화관광부 주최로 열린 패션문화사업 정책 간담회에서 "자신이 해외 유학시절 패션스쿨의 40%가 한국학생이었다"며 "현재 우리나라의 세계적인 디자이너가 없다는 것에 아쉬움을 느낀다"고 말했다.
이어 "중국 시장이 무섭게 성장하고 있지만 소프트 콘텐츠는 시간이 많이 걸리는 분야라서 아직 5~6년 더 걸릴 것으로 보인다"며 "우리에겐 이만큼의 시간이 있고 지금이 바로 한국 패션산업이 글로벌로 도약할 수 있는 좋은 타이밍"이라고 강조했다.
<이서현 제일모직 부사장 약력>
1973년 9월 서울 출생
1992년 서울예술고등학교 졸업
1997년 미국 파슨스디자인스쿨 졸업
2002년 제일모직 패션연구소 부장
2004년 제일모직 패션부문 기획팀 부장
2005년 제일모직 패션부문 기획담당 상무
2009년 제일모직 패션부문 기획담당 전무
2010년 제일기획 기획담당 전무(겸)
2011년 제일모직․제일기획 부사장(現)
서울 청담동에 위치한 '10꼬르소꼬모' 외관 전경. 이곳은 패션과 음악, 미술, 디자인 등 다양한 분야를 다루는 복합문화공간으로 젊은이들 사이에 인기가 좋다. |
▶ 주식투자로 돈좀 벌고 계십니까?
▶ 글로벌 투자시대의 프리미엄 마켓정보 “뉴스핌 골드 클럽”
[뉴스핌 Newspim] 손희정 기자 (sonhj@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