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최영수·강필성 기자] "요즘 대형마트업계 이슈는 아무래도 홈플러스에 대한 공정거래위원회의 불공정거래 혐의 조사죠. 혐의가 입증되면 논란이되고 있는 '괘씸죄' 측면에서라도 과징금이 상당할 걸로 봅니다."
대형마트업계가 홈플러스에 대한 공정위의 불공정거래 혐의 조사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올해부터 시행된 대규모유통업법의 첫 '희생양'이 될 것이란 우려가 높은데다 과징금 폭탄에 대한 두려움은 더더욱 크기 때문이다.
홈플러스에 대한 혐의가 입증된다면, 향후 다른 대형마트에도 비슷한 잣대가 적용되면서 한바탕 후폭풍이 몰아칠 수도 있다고 업계는 우려하고 있다.
18일 공정위와 유통업계에 따르면, 현재 홈플러스에 대한 공정의 조사가 강도높게 진행중인 가운데, 불공정행위 여부에 따라 '과징금 폭탄'이 현실화될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이는 올해부터 시행된 대규모유통업법에 따라 불공정행위에 대한 과징금 기준이 대폭 강화됐기 때문이다.
대규모유통업법 과징금 기준(35조)에 따르면, 위법사업자에 대해 '납품대금 또는 연간임대료 이내'에서 부과하도록 했다. 기존 공정거래법에서 '평균매출액의 1%, 관련매출액의 2% 이내'로 규정했던 것에 비하면 과징금 부과 한도가 50~100배나 강화된 셈이다.
따라서 홈플러스의 불법행위 혐의가 입증된다면, 새롭게 적용된 대규모유통업법의 시범케이스가 될 전망이다. 특히 올해 들어 발생된 불법행위에 대해서는 전례없는 거액의 과징금이 부과될 것으로 예상된다.
예를 들어 판촉비용을 협력업체에 부당하게 전가한 행위로 인해 1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면, 과거에는 2%(2000만원)의 이내에서 과징금이 부과됐다.
하지만, 이제는 매출액 전체를 과징금으로 부과할 수 있어 그 규모는 '억원' 단위 이상으로 크게 높아질 수 있다.
공정위는 2주 전부터 18명의 대규모 조사팀을 꾸려 홈플러스의 판촉사원 인건비 전가, 판매장려금률 부당 인하 등의 혐의에 대해 집중 조사하고 있다.
이같은 규모는 은폐가 용이한 '담합행위'에 대한 조사 규모라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조사 범위에 대해서도 포착된 혐의 이외에도 판매가격 부당감액(납품단가 부당인하) 행위를 비롯해 전반적인 불법행위에 대해 강도 높게 조사를 벌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때문에 업계에서는 공정위가 정부 정책에 비협조적인 홈플러스에 대해 이른바 '괘씸죄'를 적용해 업계의 본보기를 보이려는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최근 이승한 회장의 정부 비판 발언에 대해 공정위가 보복심리로 조사를 강행하고 있다는 게 골자다.
이 회장은 지난 2월 한국경제를 '수박'에 비유하며 "겉은 시장주의를 표방하지만 잘라보면 빨갛다"고 언급한 바 있다. 대형마트와 기업형 수퍼마켓(SSM)을 회원사로 두고 있는 한국체인스토어협회 회장으로서 정부의 유통업계 규제 정책을 비판한 것이다. 특히 협회는 현재 유통법에 대한 헌법소원을 제기한 상태다.
이에 대해 공정위 관계자는 "괘씸죄나 시범케이스라는 말은 맞지 않는다"면서 "불법행위 혐의가 있기 때문에 조사하는 것이고, 조사규모도 필요한 만큼 하는 것뿐"이라고 일축했다.
그러면서 그는 "다른 업체들도 불법행위 혐의가 있다면 조사하는 게 당연하다"고 말해, 공정위의 조사가 업계 전반으로 확대될 가능성을 내비쳤다.
홈플러스는 잇따른 악재에 일단 납작 엎드린채 숨죽이고 있다. 공정위 조사와 더불어 지난 10일 동반성장지수가 최하위등급인 '개선'등급으로 평가되면서 여론의 뭇매를 맞는 등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는 판단에서다.
다만 홈플러스 측은 공정위 조사와 관련 "그동안 불법행위는 없었다"고 강하게 해명했다. 또, 동반성장지수 평가결과에 대해서도 "미흡한 사안에 대해 지속적으로 개선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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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 최영수·강필성 기자 (dream@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