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노희준 기자] 통합진보당은 28일 첫번째 중앙당기위원회(중앙당기위)를 열고 비례대표 사퇴 거부의사를 밝힌 이석기·김재연 당선자와 조윤숙·황선 후보자에 대한 징계 조치 관할을 서울시당 당기위원회로 일괄 변경키로 결정했다.
이정미 혁신비상대책위원회 대변인은 이날 오후 국회 브리핑을 통해 "중앙당기위는 4명에 대한 1심 당기위 관할 소재지를 서울시당 당기위로 해달로는 혁신비대위의 요청을 다수 의견으로 의결했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 25일 혁신비대위는 이들에 대해 당기위 제소를 결정하면서 1심 관할 소재지를 서울시당 당기위로 지정해줄 것을 중앙당기위에 요청한 바 있다.
우인회 중앙당기위원장은 이날 서면브리핑을 통해 당기위 변경 사유인 불공정한 심사를 할 수 있다고 판단한 근거에 대해 "김재연 당선자의 경우 지난 18일 언론 보도자료 등을, 이석기 당선자의 경우 비대위원장과의 면담과정에서 발언 등을 객관적 근거로 판단했다"고 밝혔다. 이석기·김재연 당선자가 제명 조치를 피해 당적 변경을 한 사실이 인정된다는 취지로 해석된다.
이 대변인은 기자들과 만나 중앙당기위 결정 과정과 관련해선 "소수 당기위원이 이 문제를 자문을 받고 결정해도 되지 않겠냐는 의견을 냈다"면서도 "중앙당기위 다수 결정은 오늘 결정하는 게 맞다고 결정해 소수의견을 남기고 처리했다"고 설명했다.
이 대변인에 따르면, 이석기·김재연 당선자 등은 서울시당 당기위가 징계 절차를 처리하는 데 적절치 않다는 의견서를 제출했다. 일부 중앙당기위원이 중앙위원이라는 이유를 들어 '당기위원 기피 신청서'를 제출한 것이다.
하지만 중앙당기위는 이를 인정하지 않았다. 우 위원장은 서면브리핑을 통해 "당규상 중앙위원이 당기위원이 될 수 없다는 조항이 없다"며 "관할 변경 신청의 건은 제소 건의 심리를 하는 것이 아니라 절차에 대한 판단을 하는 것이기에 기피 신청을 기각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이석기·김재연 등 4명에 대한 제명 절차는 이르면 오는 29일부터 구당권파 색채가 엷은 서울시당 당기위원회에서 이뤄지게 됐다.
하지만 당원비상대책위원회 측은 이날 중앙당기위의 결정에 대해 즉각 반발했다. 김미희 당원비대위 대변인은 국회 브리핑을 통해 "중앙당기위는 이석기·김재연 당선자가 소속된 경기도당 당기위가 불공정한 심사를 할 수 있다고 판단하는 근거를 제시하지 않았다"며 "중앙당기위 결정은 공정성을 상실했다"고 지적했다.
때문에 검찰의 압수수색으로 잠시 잠복기에 들어갔던 혁신비대위와 당원비대위의 갈등이 서울시당 당기위의 '제명 절차 돌입'에 따라 다시 부상할 가능성이 커지게 됐다.
◆ 이석기·김재연 당선자는 결국 국회 입성할 듯
이 같은 중앙당기위의 결정에도 불구하고 이석기·김재연 당선자는 일단 19대 국회에 의원으로 입성할 전망이다.
당규상 서울시당 당기위가 아무리 빠른 결정을 내린다 하더라도 이의신청 기간 14일을 고려하면 오는 30일 국회 개원일 이전에 제명 절차를 완료하기가 물리적으로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여기에 오는 30일 이후 이들이 국회의원이 되면 당규에 따른 당기위 절차뿐만 아니라 정당법에 따른 의원들의 동의를 얻는 절차도 추가로 밟아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정당법 제33조에 따르면 정당이 소속 국회의원을 제명하기 위해서는 당헌이 정하는 절차 외에 소속 국회의원의 1/2이상의 찬성을 얻어야 한다. 19대 국회 통합진보당 13명의 당선자 가운데 7명 이상의 찬성을 얻어야 당 차원의 제명이 가능한 것이다.
13명 가운데 제명 절차 돌입에 반대하는 구당권파측 인사는 6명(김미희·김선동· 김재연·오병윤·이상규·이석기 당선자)이며 제명에 찬성할 가능성이 높은 신당권파측 인사는 5명(강동원·노회찬·박원석·심상정·윤금순 당선자)이다. 어느 한쪽도 제명 처리에 대해 일방적인 주장을 밀어붙일 수 없는 상황이다.
결국 관건은 중립 성향으로 평가받는 정진후·김제남 당선자의 제명 절차에 대한 동의여부에 달려있다는 평가다.
하지만 이석기·김재연 당선자는 당에서 제명을 당해 출당조치를 당하더라도 무소속으로 의원직을 유지한다. 오는 30일 이후에는 알단 통합진보당 국회의원으로, 그 이후 당에서 제명을 당하면 무소속으로 의원직을 유지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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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 노희준 기자 (gurazip@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