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외환은행 뉴욕 IR “해외투자자, 한국 외부충격에 흔들릴 수밖에”
- 유로존 위기, 실물경제 → 금융산업으로 번질 것
- 실물경제 대책이 금융보다 우선시될 듯
- 김석동 위원장, 중기지원 은행에 요구… 김중수 총재, 글로벌 통화정책 완화 동조
오는 17일 ‘그렉시트(Grexit)’ 여부를 판가름할 총선을 앞두고 있는 그리스와 은행권 부실로 구제금융 신청에 나선 스페인 등 유로존 재정위기 여파가 심상찮다.
보수적 시각을 견지할 수밖에 없는 금융당국의 수장마저 최근 “유럽 재정위기는 1929년 대공황 이후 최대 충격”이라는 발언을 내놓는 등 작금의 경제 상황은 살얼음판 위를 걷는 형국이다.
유로존 재정위기가 악화할 경우 국내 경제 전반에도 큰 충격을 줄 것이 분명하다. 이미 각 업계는 최악의 시나리오를 가정한 대비에 나서고 있다.
특히 최근 경제위기는 '일본경제 장기불황'의 서곡이나 다름없는 만큼 정부, 기업, 가계 등 경제 모든주체가 '글로벌 장기불황'에 서둘러 대비해야한다는 게 뉴스핌의 판단이다.
이에 뉴스핌은 ‘유비무환(有備無患)’의 관점에서 최악의 사태를 준비하자는 의미로, 유로존 위기에 따른 국내 금융과 산업 전반에 미칠 영향과 이를 타개하기 위한 당국과 각계의 대응방안 등에 대한 기획시리즈를 마련했다. <편집자주>
[뉴스핌=한기진 기자] 지난 5일(현지시각) 미국 뉴욕에 있는 옴니 버크셔 플레이스 호텔. 외환은행 기업설명회(IR)를 위해 투자자와 테이블에 마주 앉은 자금부 김 모 차장은 외국 투자자들로부터 두 가지 상반된 이야기를 들었다.
하나는 “한국 경제와 금융은 긍정적으로 본다”였고 다른 하나는 “수출 의존경제인데 유로존이 잘못되면 충격받을 것”이라는 이야기다.
그는 “우리나라 금융과 경제를 바라보는 시각이 부정적이지 않다는 것은 분명한데 외부충격에는 흔들릴 수밖에 없다고 보는 시각이었다”고 말했다.
스페인 정부가 구제금융으로 충격파에 휩싸인 최근, 해외 투자자들의 시각은 우리나라 경제와 금융산업을 유로존의 위기와 철저히 연결해 보고 있다. 유로존 위기가 불거지면 한국 주식을 팔아 치우는 등 철수하는 행태의 반복이다.
<김석동 금융위원장은 11일 "하반기에는 중소기업 대책에 올인하겠다"며 "시중은행들이 공동으로 노력해달라"고 밝혔다. > |
지난 7일 중국 인민은행이 예대금리를 각각 0.25%포인트 인하하며 2008년 금융위기 이후 4년여 만에 긴축정책에서 완화정책으로 선회했음을 공식화했다. 5일에는 호주가 인하했고 브라질과 인도 등 신흥국도 같은 움직임을 보였다.
이에 대해 김중수 한국은행 총재는 지난주 금융통화위원회 관련 기자간담회에서 “대외여건 변화에 무관심해서는 안 된다”며 글로벌 통화정책 흐름과 무관하게 정책을 펼 생각이 없음을 밝혔다.
이런 발언에 대해 해외 IB들은 '금리인하'로 받아들였다.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뱅크오브아메리카(BoA) 메릴린치는 “경기가 둔화하는 상황에 대비해 통화정책 기조를 완화할 것으로 보인다”며 “금리 인하를 지렛대로 삼아 경기 부양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또 모간스탠리는 “한국의 경기 둔화 가능성이 커지고 있으나 한국은행이 금리 인하를 서두르지는 않으리라고 보인다”면서 “다만 기업 심리 회복을 위해 7~8월 중 한차례 금리를 인하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금융권에서는 금융산업 대책보다는 실물경제 대책이 우선시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시중은행 한 임원은 “유로존 위기는 실물에 미치는 영향이 먼저 온 뒤 그 영향이 금융에 미치는 순서가 될 것”이라며 “유럽 수출 비중이 높은 우리나라로서는 기업 지원책이 먼저 나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김석동 금융위원장은 11일 “올해 하반기에는 위기에 취약한 중소기업 대책에 올인하겠다“라고 밝혔다. 유로존 위기로 은행의 부채축소와 함께 소비감소로 이어져 실물경제 위기로 전이될 것이라는 의미다.
이에 따라 그는 “시중은행이 공동으로 노력해 어떻게 기업 부문을 지킬 수 있느냐가 중요하다”며 대출 만기 연장 등과 같은 지원책을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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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 한기진 기자 (hkj77@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