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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新대공황 오나] 안전도피 확산, 상품 랠리 끝?

기사등록 : 2012-06-14 14: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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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17일 ‘그렉시트(Grexit)’ 여부를 판가름할 총선을 앞두고 있는 그리스와 은행권 부실로 구제금융 신청에 나선 스페인 등 유로존 재정위기 여파가 심상찮다. 보수적 시각을 견지할 수밖에 없는 금융당국의 수장마저 최근 “유럽 재정위기는 1929년 대공황 이후 최대 충격”이라는 발언을 내놓는 등 작금의 경제 상황은 살얼음판 위를 걷는 형국이다. 유로존 재정위기가 악화할 경우 국내 경제 전반에도 큰 충격을 줄 것이 분명하다. 이미 각 업계는 최악의 시나리오를 가정한 대비에 나서고 있다. 특히 최근 경제위기는 '일본경제 장기불황'의 서곡이나 다름없는 만큼 정부, 기업, 가계 등 경제 모든주체가 '글로벌 장기불황'에 서둘러 대비해야한다는 게 뉴스핌의 판단이다. 이에 뉴스핌은 ‘유비무환(有備無患)’의 관점에서 최악의 사태를 준비하자는 의미로, 유로존 위기에 따른 국내 금융과 산업 전반에 미칠 영향과 이를 타개하기 위한 당국과 각계의 대응방안 등에 대한 기획시리즈를 마련했다. <편집자주>

[뉴스핌=우동환 기자] 유로존 채무위기가 심화되고 있는 가운데 금을 비롯해 상품 시장의 분위기가 지난해와는 사뭇 다른 양상으로 전개되고 있다.

그리스 채무위기에 대한 불안감에 위험 회피 성향이 강해지면서 지난해 대표적인 안전자산인 금이 강세를 보였지만 최근에는 부진한 양상을 보이고 있다. 은과 구리 등 대표적인 산업관련 금속 가격 역시 지난해 상대적으로 강력한 모습을 보였지만 올해 들어서는 맥을 못추고 있다는 관측이다.

중동의 정세 불안으로 급등하며 글로벌 경제의 위험 요인으로 분류되던 원유 역시 이란산 원유의 금수 조치에도 불구하고 산유국들의 증산 노력 등으로 오름세가 꺾였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특히 지난해와 비교해 유로존 위기 상황은 점차 심화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금이 약세를 보이는 것에 대해서 시장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시장에서는 지난해부터 시작된 미국의 회복 기대감에 주요 상품에 대한 수요가 지지될 것이라는 관측이 주를 이루면서 상품 가격이 안정된 모습을 보인 것으로 풀이하고 있다. 하지만 최근 미국을 비롯해 주요 선진국들의 경제에 대한 불안감이 다시 부각되면서 수요 기대감 마져 약해지고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 유로존 상황 악화, 안전 자산 선호도 강화

최근 그리스의 선거 결과에 따른 유로존 탈퇴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유로존에 대한 불안감이 고조되고 있다. 여기에 스페인 금융권에 대한 부실로 위기가 주변국들로 전염될 수 있다는 우려도 시장의 불안감을 자극하고 있다. 비록 스페인 정부가 은행권에 대한 구제자금을 요청한 상태지만 그 효과에 대한 반응은 그리 미덥지 못하다는 평가다. 여기에 그리스 총선 결과가 한치 앞을 내다보기 힘든 상황으로 전개되면서 변동성을 키우고 있다는 관측이다.

유로존 위기는 그동안 꾸준히 불거졌다는 점에서 어느 정도 내성을 기대할 수도 있었지 만 여기에 미국의 회복세가 주춤하고 있다는 악재가 겹치고 있다. 미국의 5월 고용보고서를 정점으로 최근 발표되고 있는 주요 거시지표들이 부진한 것으로 확인되면서 시장에 충격을 주고 있다.

이에 시장에서는 앞으로 글로벌 경제가 저성장세를 이어가는 '뉴노말'에 근접하고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이런 분위기는 안전 자산에 대한 선호도를 한층 더 자극하는 재료로 반영되고 있다. 하지만 지난해와는 다르게 안전자산에 대한 분류가 변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 금 안전자산 지위 흔들, 최우량국 국채로 이동

대표적인 안전자산으로 평가되던 금이 최근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12일 뉴욕상품거래소(COMEX)에서 가장 활발하게 거래되고 있는 금 8월 선물가는 전날보다 17.00달러, 1.1% 상승한 온스당 1613.80달러에 마감됐다. 사흘째 상승하며 온스당 1600달러선을 회복했지만 올해 들어 금 값은 고전하는 양상이다. 실제로 금 선물은 지난 5월 중순 온스당 1536달러 선까지 하락, 2월말 기록한 4개월 최고치 1788달러로부터 13% 급락하는 모습을 보였다.

시장에서는 리스크오프(Risk Off) 심리가 강해지는 상황에서도 금이 랠리를 보이지 않는지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금융시장이 불안해지면 안전자산인 금으로 돈이 몰려야 정상이지만 그렇지 않은 상황이다. 오히려 시장에서는 금이 주식과의 커플링 현상이 강해지는 등 위험자산으로 분류되고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전문가들은 금 시세가 지난 1/4분기 이후 급격히 변했다고 지적하면서, 변동성으로 말미암아 이제 금이 '안전자산'보다는 '위험자산'으로 분류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런 현상을 배경으로 시장의 불안심리가 금보다는 더 안정적으로 보이는 미국채와 독일 분트채로 향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되고 있다. 미국채 10년물 수익률은 현재 1.66% 수준으로 지난해 말 1.88%에 비해 0.22%포인트 하락하고 있다.


여기에 블랙록 자산운용사의 조사에 따르면 지난달 투자자들은 상품과 관련한 상장지수상품(ETP)에서 약 29억 달러의 자금을 빼냈으며 귀금속 ETP에서도 약 15억 달러의 자금이 이탈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 대신 국채 ETP에는 사상 최대규모인 56억 달러의 자금이 유입됐으며 이 중 44억 달러는 미국채 시장으로 유입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또한 지난해에 유로존 위기에도 유로화가 안정적인 흐름을 보이고 있었으며 달러 역시 약세를 보였다는 점에서 올해와는 상황이 달랐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HSBC의 제임스 스틸 분석가는 투자자들이 미국채와 분트에 훨씬 더 안정감을 느끼고 있다고 분석하면서 특히, 미 국채에 대한 수요가 달러화의 강세로 이어지고 있어 달러화로 표시 거래되는 금 선물 가격의 약세를 부추기고 있다고 지적했다. 미국채의 수요로 달러가 강세를 보이면서 달러와는 반대로 움직이는 금값이 약세를 보이고 있다는 지적이다.

달러에 대한 수요가 강화되고 있는 것 역시 안전자산 선호도로 해석할 수 있다. 그러나 같은 안전자산이지만 투자자들이 현금을 보유하려는 심리가 강해지고 있다는 점도 금보다는 달러에 수요가 몰리는 원인으로 풀이할 수 있다.

뱅크오브아메리카 메를린치가 이달 들어 펀드매니저를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자산 포트폴리오에서 현금이 차지하는 비중이 평균 5.3% 수준으로 지난 2009년 1월 이후 가장 큰 것으로 집계됐다. 그리스와 스페인, 미국 경제에 대한 불안감에 언제든지 쉽게 처분할 수 있는 현금 자산을 늘리고 있는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때문에 앞으로의 달러 강세 전망이 지속된다면 금의 가치가 더 하락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 수요 전망도 상품 시장에 부담 

유로존 위기가 미국과 중국을 넘어 신흥국 경제로 확산될 조짐을 보이면서 상품에 대한 수요 기대감고 꺾이고 있다. 금의 경우 중국과 인도가 전체 금 수요의 55%를 차지하고 있는 가운데 이들 국가 역시 위기에 영향을 받고 있는 모습이다.

중국 경제 성장률 둔화를 우려해 정부가 기준금리를 인하하는 등 부양에 나서고 있으며 인도의 경우 최근 신용등급이 강등되는 등 불안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에 대해 세계 금협회는 금에 대한 장기적인 수요는 여전히 긍정적이라고 평가하면서도 채굴 비용의 증가로 앞으로 금광 업계가 수익성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가격이 현 수준에서 두 배가량 올라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원유 역시 수요 전망은 그다지 좋지 않다.

석유수출국기구(OPEC)은 6월 월간 보고서를 통해 "세계 경제가 한층 둔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며 "하반기는 계절적으로 원유 수요가 높은 시기지만 추가적인 펀더멘탈에 대한 완화가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OPEC은 하반기 원유 수요가 일일 평균 3074만 배럴를 기록할 것이라며 기존 전망치와 동일한 수치를 제시했다. 다만 글로벌 경기 둔화 가능성돠 미국 석유가격 상승으로 인한 수요 감소, 비 석유수출기구 국가들의 공급량 확대 등을 리스크 요인으로 꼽았다.

에너지정보청(EIA) 역시 유럽 재정위기가 세계 경제에 부담이 될 것으로 보인다는 평가와 함께 수요 전망치를 하향 조정했다. EIA는 월간 보고서를 통해 올해 원유 수요 증가 전망치를 일 평균 15만 배럴 삭감한 81만 배럴로 제시했다.

상품 업계에서는 최근 시장의 부진을 계기로 지난 1999년 이후부터 계속된 상품 시장의 거대 랠리가 종료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 상품 수퍼랠리 종료?

전문가들은 유럽의 채무위기를 계기로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과 수급 여건이 약화되면서 수십년간 지속됐던 상품 시장의 랠리가 끝나가고 있다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앞서 모간스탠리의 루처 샤르마 이머징마켓 수석 담당자는 중국을 비롯한 주요 수입국의 수요 둔화로 상품시장의 수퍼랠리가 종료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지난 200년간 상품시장에서는 20년간 약세장이 지속된 후 10년간 강세장이 도래하는 사이클을 보여왔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중국의 성장세가 둔화되고 있어 상품시장의 활황 국면은 끝을 향해 나아가고 있다는 주장이다. 샤르마는 상품가격에 대한 우려가 지속되는 한 앞으로 20년간 약세장이 이어지지 않을지 의심스럽다고 강조했다.

지난 1999년 이후 상품 시장의 강세를 이끌었던 요인 중 하나는 중국을 비롯한 신흥시장의 빠른 성장 속도였다. 성장에 대한 기대감에 상품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면서 시장을 지지했다는 분석이다.여기에 당시 상품 가격의 오름세도 제한되고 있었기 때문에 주요 상품의 공급 역시 충분하지 못했다는 지적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채굴 기술이 발달하면서 공급이 늘어나는 등 점차 수급 상황이 변하기 시작했다고 지적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이와는 다른 전망을 내놓고 있다. 최근 상품 가격의 급락세가 지속되지는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앞서 컨플루언스 투자 운용사의 마크 캘러 최고경여자는 "올해 상품 시장은 보합 흐름을 보일 것"이라며 "하지만 올해 저점을 찍은 후 다시 랠리를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지난 12년 중 9년은 강세를 보였으며 약세를 보였던 시기는 911 테러와 2008년 금융위기 정도에 불과하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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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 우동환 기자 (redwax@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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