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노희준 기자] 민주통합당 대선 주자들이 잇달아 출마선언을 하는 가운데 문재인·손학규·정세균 상임고문 등 유력 후보들이 경제성장 이슈에 대한 '원조 경쟁'에 돌입했다.
이들은 모두 '경제성장'을 부쩍 강조하면서도 "평소 생각이다", "우리가 먼저 했다", "계속 얘기해왔다" 등의 부연설명을 내놓고 있다.
오는 17일 출마 선언에 나서는 문 고문은 최근 민주당의 '성장담론' 부족을 지적하며 '성장과 복지의 선순환'을 강조하고 있다. 문 고문 측 설명에 따르면 복지도 '성장 전략'의 일환으로 접근해야 한다는 것이다.
문 고문측 관계자는 전날 뉴스핌과의 통화에서 '성장담론 부족'을 지적한 데 대해 "사실은 (문 고문이) 계속 말해왔던 내용 가운데 하나"라며 "공개적으로 '성장담론'이라는 표현을 썼기 때문에 눈에 띈 것 같다"고 밝혔다. 오래 전부터 고민해왔던 내용이라는 얘기다.
14일 대선 출마 선언을 한 손 고문측은 문 고문의 이런 '성장담론'에 대해 전날 "지속가능한 진보를 얘기하려면 성장이 뒷받침돼야 한다는 말은 우리가 먼저 했고 문 고문이 우리 내용과 같은 것을 말했다"고 밝혔다. 문 고문보다 손 고문이 먼저 '성장담론' 강조를 제기했다는 주장이다.
이어 "누가 (성장얘기를) 하든 큰 틀에서 바람직하다고 본다"며 "문 고문이 우리 얘기를 받아서 같이 공론화하는 것은 아주 좋은 현상이고 환영할 일이다. 누가 실적을 가지고 할 수 있는 자질을 갖고 있는지는 국민이 판단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당내에서도 '성장'에 대한 논의가 공론화되길 기대한다는 것으로 읽힌다.
손 고문은 이날 대선 출마 선언에서도 국가 비전과 관련 "무엇보다 일하고 싶은 사람은 누구나 좋은 일자리를 구할 수 있는 '완전고용국가'를 실현할 것"이며 "완전고용국가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지속적인 성장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오는 24일 출마선언을 하는 정세균 상임고문 측 관계자도 뉴스핌과의 통화에서 "진보도 성장을 얘기해야 한다는 관점에서 '질좋은 성장을 2008년부터 '계속' 얘기해 왔다"고 밝혔다. 성장이슈에서 정 고문도 뒤지지 않는다는 얘기다.
이처럼 민주당 유력 주자들이 복지, 경제민주화에 이어 '성장'과의 친근함을 강조하는 것은 '중도층' 흡수 전략이라는 측면과 함께 대선 주자간의 '성장'에 대한 주도권 싸움의 일환으로 풀이된다.
한편으론 진보개혁 세력이 그동안 실제 어떠하느냐에 대한 논쟁은 차치하더라도 '성장'과 친근하지 않다는 세간의 인식을 불식시키려는 전략으로도 읽힌다.
이런 가운데 대선 출마를 고려하고 있는 4선의 김영환 의원도 14일 "민주당의 가장 큰 문제점은 성장정책에 대한 고려와 노력이 부족하다는 데 있다"고 지적하고 나섰다.
대선주자들의 '경제성장 원조경쟁'이 민주당의 경제정책 방향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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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 노희준 기자 (gurazip@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