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백현지 기자] 수 차례 걸친 본입찰이 무산되면서 수의계약이 불가피해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는 업계 14위 쌍용건설이 코스닥 시장에서 소속 부서가 중견기업부로 강등됐다.
쌍용건설의 강등에 따라 향후 매각작업에서 악재로 작용될지 시장과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한국거래소 코스닥시장본부는 지난 15일부터 쌍용건설을 우량기업부에서 중견기업부로 강등했다. 코스닥상장 기업은 우량기업부와 벤처기업부, 중견기업부, 신성장기업부, 투자주의 환기 종목으로 분류된다. 이 가운데 우량기업부에 소속된 해당 기업은 규모, 지속 가능성, 건전성 면에서 가장 뛰어난 기업이다.
쌍용건설이 우량기업부에서 중견기업부로 소속부서가 강등한 것에 대해 한국거래소 코스닥본부 측은 "프리미어지수에서 제외된 것이 원인"이라고 공시했다. 프리미어지수는 코스닥시장을 대표하는 100개 종목으로 매년 갱신된다.
프리미어지수에 들기 위해선 ▲일평균 거래대금(6개월)이 심의대상 종목 중 상위 70% 순위 이내 ▲최근 3사업 연도 평균 계속사업이익 20억원 이상 ▲같은 기간 2사업 연도 이상 흑자경영 ▲최근 2년간 불성실공시법인 불지정 ▲최대주주변경 3회 미만 등의 요건을 갖춰야한다.
지난해 시공능력평가순위 14위로 호텔 등 해외고급건축분야에서 뚜렷한 위상을 갖고 있는 쌍용건설의 소속부서 강등은 계속되는 국내건설 경기 침체가 주요한 원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쌍용건설은 지난해 1조7336억원의 매출을 기록했지만 영업이익은 1321억원으로 전년대비 305%가 감소했으며, 아예 올 1분기 들어서는 215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적자로 전환한 상태다. 이에 막바지 매각작업을 앞둔 쌍용건설의 주가 동향과 매각과정에서의 악재 작용 여부 가능성도 함께 불지펴지고 있는 실정이다.
우선 주가는 이미 큰폭의 하락세로 접어든 상태다. 19일 종가기준으로 쌍용건설은 주당 5120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12월 재매각 공고일 당시 종가기준 6430원보다 25% 넘게 하락한 상황이다. 아울러 전반적 건설업종 부진으로 주가 하락세는 부정적인 전망이 우세한 상황이다.
이런 상황에서 최종입찰이 무산되며 수의계약 방식으로 지분 매각작업이 치러질 쌍용건설의 인수작업에서도 매각주체인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측이 불리한 입장에 서게 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쌍용건설의 유력한 인수후보는 현대건설 인수전에도 참여한 바 있는 독일계 엔지니어링 업체 M+W그룹이다. M+W그룹은 지난 2월 이후 꾸준히 쌍용건설인수에 관심이 보이는 가운데 다른 대형 인수 희망자가 나타나지 않을 경우 인수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예상된다.
부실채권정리기금 청산시한인 오는 11월22일까지 쌍용건설 지분 매각을 완료하겠다고 의지를 밝힌 캠코는, 그러나 헐값 매각을 방지하기 위해 예정가격 이하로 처분에 나서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M+W그룹은 지난 15일 마감한 마지막 경쟁입찰인 3차 본입찰에 참여하지 않고 보다 낮은 가격에 캠코지분을 인수할 수 있는 수의계약을 노리고 있는 상태다.
여기에 이미 쌍용건설은 1차 입찰이 시작된 지난해 말보다 28%가량 주가가 빠졌다. 이에 따라 2000억원 이하에 매각할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이는 지난 2008년 7월 쌍용건설 캠코지분 매각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던 동국제강이 제시한 매수가격인 3만1000원의 1/6에도 못미치는 가격이다.
일각에서는 쌍용건설이 장기적으로 발전하기 위해 매각을 서두를 필요가 없다고 주장한다. 재매각 공고 당시보다 주가가 많이 빠진데다 개선작업이 추진 중이기 때문이다.
한편 쌍용건설 관계자는 “지난해 초부터 분양 사업지마다 성공적인 계약률을 기록하고 있다”며 “PF규모도 지난해 말 1억 1014억원에서 절반 가까Dl로 줄어들어 재무구조가 개선되는 추세다”고 말했다. 쌍용건설의 현재 프로젝트파이낸싱(PF) 규모는 5357억원 이지만 올해 신규 공급 사업장 등을 통해 PF규모를 줄여나갈 수 있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지난 4월 분양한 군산 지곡 쌍용예가가 계약이 완료됐으며 울산 화봉 쌍용예가도 순위 내 청약마감에 성공하며 높은 초기 계약률을 기록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지난 8일에는 현대건설이 반얀트리를 1635억원에 인수함에 따라 PF대출 등이 정리됐다.
업계 관계자는 "사실 현재 건설경기 사정상 국내업체가 선뜻 인수에 나서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쌍용건설의 고급건축 부문만 활용하는 외국계 업체에 서둘러 매각하는 것보다 경영개선 작업이 선행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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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 백현지 기자 (kyunji@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