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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계 하반기 핫이슈] 복수노조 바람의 '이해득실'...19대 국회 입장도 관건

기사등록 : 2012-06-25 1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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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기아차 새 노조 설립여부 주요 시험대

제3 노동단체인 국민노동조합총연맹(국민노총)이 현대차에 새로운 노조 설립을 추진하고 있어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현대차 울산공장 선적부두에 수출용 차량들이 선적을 기다리고 있다.(사진 현대차 제공)
[뉴스핌=김홍군 기자] 합리적인 노동운동을 기치로 지난해 11월 출범한 제3 노동단체인 국민노동조합총연맹(국민노총)이 현대ㆍ기아차를 정조준하고 있다. 

신생 노동단체로 세를 늘리기 위해 국내 최대 사업장인 현대ㆍ기아차에 새로운 노조 설립을 추진하고 있는 것이다. 새로운 노조가 생겨 복수노조 체제가 되면 현대ㆍ기아차는 물론, 재계 전반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국민노총, 현대차에 복수노조 설립 추진

국민노총은 복수노조를 설립하기 위해 현대차 전현직 노조 간부들과 일부 조합원들에 대한 설득작업을 벌이고 있다.

국민노총은 다음달 중 4~5명의 간부가 현대차 사업장이 있는 울산으로 가 세를 규합한 뒤 오는 9월 중으로 울산지역본부를 설립할 계획이다. 이어 현대차 아산공장과 전주공장, 기아차 각 공장에도 조합을 확보해 나간다는 것이 국민노총의 전략인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노총 관계자는 “올 하반기에 현대차와 기아차에 복수노조를 설립할 계획”이라며 “현대차 노조 집행부에 환멸을 느끼는 조합원이 많기 때문에 국민노총의 노조설립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노총이 노조를 설립하면 현대차에 처음으로 복수노조가 탄생하게 된다. 현대차는 종업원 수 5만5000여명, 노조원 4만8000여명에 달하는 국내 최대 규모 노조이다. 기아차(종업원 3만3000여명, 노조원 3만여명)를 포함하면 노조원만 7만8000명에 이른다.

이에 대해 현대차 관계자는 “복수노조 설립에 대해 사측의 입장은 전혀 없다. 지켜볼 뿐이다”며 말을 아꼈다.

◇나쁠게 없는 현대차..지켜볼 뿐

현대차에 복수노조가 생기면 회사측으로서는 나쁠 게 없어 보인다는 평가도 적지않다. 금속노조 최대 사업장인 현대차 노조는 전통적으로 투쟁 성향이 강해 회사측과 잦은 마찰을 빚어왔으며, 이로 인해 생산활동에도 차질을 가져왔었다.

지난해 구조조정에 따른 파업으로 어려움을 겪은 한진중공업은 복수노조 출범으로 새로운 노사관계가 형성되고 있다. 그러나 새로 출범한 온건 성향의 새 노조와 기존 노조간의 이해대립은 또 다른 마찰요인을 안고 있다. 새노조가  직원들을 대상으로 회사 정상화를 위한 선전전을 벌이고 있다.(사진 한진중공업 노조 제공)
특히, 지난해 말 출범한 현 지도부는 대선이 있는 올해 임금협상과는 별도로 비정규직 정규직화, 주간연속 2교대, 타임오프제 등을 이슈화하며 회사측을 곤욕스럽게 하고 있다.

이 같은 현대차에 노사간 상생과 협력을 중요시하는 온건성향의 노조가 새로 생긴다면, 나쁠 게 없다는 것이 재계의 시각이다.

재계 관계자는 “기존 노조가 강성이었는데, 온건성향의 새 노조가 생기면 회사측으로서는 강성노조를 견제하는 효과를 가져올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관건은 국민노총이 현 노조를 견제한 만한 세를 확보할 수 있느냐이다. 

조직력과 노동운동 경험이 부족한 국민노총이 강성노조 하에서 기득권을 누려온 현대차 노조원들의 지지를 받는 게 쉽지 않다는 것이 일반적인 시각이다.

더구나 오는 7월부터는 개정 노동법에 따라 복수노조 사업장은 교섭창구를 단일화해야 하기 때문에 노조를 설립하더라도 협상력을 확보하기가 쉽지 않다. 

전체 노조원의 10% 이상을 확보하면, 기존 노조와 공동교섭단을 꾸릴 수 있지만,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는 분석이다.

지난해 7월부터 시행된 개정 노조법은 복수노조 사업장에 대해 정해진 절차에 따라 노사 교섭창구를 단일화하도록 하고 있으며, 사측이 동의한 경우에만 개별교섭을 허용하고 있다.

◇노-노 마찰ㆍ정치권 포퓰리즘 우려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지난달 말 현재 전국의 복수노조 사업장은 501개소로, 이 가운데 487개소(97.2%)가 교섭창구 단일화를 이미 완료했거나 단일화 협상을 진행중이다.

이에 따라 대부분의 복수노조 사업장에서는 회사측이 교섭권을 가진 노조 또는 공동교섭단과 임금협상 및 임단협을 진행하고 있다. 복수노조 허용 당시 우려됐던 다자협상에 따른 혼란 및 번거로움은 거의 없는 셈이다.

한국경영자총협회 관계자는 “복수노조 사업장 대부분에서 교섭창구 단일화가 완료되는 등 제도가 원활하게 정착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렇다고 문제가 아주 없는 것은 아니다. 기존 노조와 신생 노조간 헤게모니를 쥐려는 싸움이 벌어지며 노-노 갈등을 넘어 회사경영에도 차질을 초래하는 경우도 있다.

경총 관계자는 “KT의 경우 기존 민주노총 사업장에서 한국노총 노조가 설립되면서 교섭권을 둘러싸고 노조간 갈등을 불거졌다”며 “기존 노조가 사실여부와 관련 없는 비리사실을 언론에 흘리는 등 회사를 공격하는 경우도 있다”고 우려했다.

재계가 더 크게 우려하는 것은 대선을 앞두고 정치권이 현재의 복수노조 교섭창구 단일화를 폐지하는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는 점이다.

경총 관계자는 “대선을 앞둔 정치권이 전임자 임금지급 허용과 복수노조 교섭창구 단일화 폐지를 요구하는 노동계에 동조해 법을 개정하려는 움직임이 있다”며 우려를 나타냈다.

지난달 대한상공회의소가 기업 인사노무 부서장 302명을 대상으로 ‘19대 국회 노동입법 방향에 대한 기업의견’ 조사에서는 70.9%가 ‘노조법이 개정되면 노사관계가 불안해질 것’이라고 답했다. 특히, 대기업들은 80.9%가 노조법 개정에 따른 노사관계 악화를 우려했다.

앞서 지난 19대 총선 당시 노동계는 전임자 임금지급 허용과 복수노조 교섭창구 단일화 폐지를 주장했고, 일부 정치권에서 이에 동조해 재계의 우려를 낳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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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 김홍군 기자 (kiluk@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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