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최영수 기자] 공정거래위원회가 SI(시스템통합) 및 베이커리업계의 '일감 몰아주기' 행태에 대해 조만간 제재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공정위 정재찬 부위원장은 2일 '하반기 공정거래정책 방향' 발표 이후 기자들과 만나 "SI 및 베이커리업계에 대한 조사를 마쳤다"고 밝혔다. 다만, 제재 시기에 대해서는 "언제 제재한다고 말할 수 없다"면서 구체적인 언급을 피했다.
유통분야 종합대책에 대해서는 "조사를 통해 실태를 알아야 대응책이 나오지 않겠느냐"면서 아직 방향도 안 잡혔고, 정리가 안 됐다"고 설명했다.
대기업들이 자율적으로 선언한 '모범규준'을 잘 이행하지 않는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모범규준을)이행하지 않았다면 조치를 할 것"이라면서 "법률적인 제재가 아니라 정보공개 등 시장을 통한 자율규제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출총제나 순환출자제도 다 마찬가지인데, 모든 다단계 출자를 법으로 금지할 수도 없다"면서 "지속적으로 정보공개를 하다 보면 내년쯤에는 기업들이 '앗 뜨거워'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그는 "기업이 '덩치'를 키우는 게 잘못은 아니고, 계열사의 도움을 받거나, 대주주가 잘못된 사익을 노리는 게 문제"라고 지적했다.
'지분도 공개 효과가 미흡하다'는 지적에 대해 "삼성이나 LG 등 글로벌 기업의 경우 예전과는 달리 대외적인 신인도를 매우 중요하게 생각한다"면서 "특히 삼성의 경우 담합사건 이후 이건희 회장이 노발대발하지 않았느냐"고 말했다.
정 부위원장은 또 최근 폐지 논란이 일고 있는 전속고발권에 대해 "공정위의 전속고발권을 폐지할 만큼 (공정위가) 잘못한 게 없다"면서 불쾌한 심정을 드러냈다.
그는 "공정위의 업무 범위 내에서 전속고발권을 행사하고 있다"면서 "검찰 고발 지침에 중요한 기준이 있는데 그에 따라 고발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중대한 사건의 경우 공정위가 고발하지 않더라도 검찰이 고발을 요청할 수 있다"면서 "(검찰이 요청할 경우)공정위가 판단과 상관없이 의무적으로 고발하도록 되어 있다"고 설명했다.
즉 공정위가 검찰이 견제자의 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에 공정위가 전속고발권을 불합리하게 적용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공정거래조정원 내 유통분쟁 신고가 부진하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납품업체 입장에서 정보유출 등을 우려해 고발을 꺼리고 있는 것 같다"면서 "향후 홍보를 강화해 활성화시키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대형유통업체들의 판매수수료 인하가 부진하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이른바 '무늬만' 인하하는 업체들이 있고, 중소기업 입장에서 실질적인 체감효과가 미흡하다는 것을 안다"면서 "하반기에 추가적이고 실질적인 수수료 인하를 유도하겠다"고 제시했다.
한편 이날 공정위는 '하반기 공정거래정책 방향'을 발표하고 ▲대기업의 불공정거래 개선 ▲유통분야의 공정거래 인프라 구축 ▲k-컨슈머리포트 발간 ▲소비자가 신뢰하는 전자상거래 구축 등을 과제로 제시했다.
공정위 관계자는 "대기업집단의 중소기업 영역침투, 일감몰아주기 등 대기업의 불공정한 행태 개선에 대한 국민적 요구가 증가하고 있다"면서 "담합 등 기업의 핵심 불공정행위에 대한 감시와 경쟁질서 확립에 주력하면서, 국민적 수요가 많은 분야에 역량 투입을 배가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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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 최영수 기자 (dream@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