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중동 지역의 회사채 발행이 올 상반기 대폭 증가했다. 유로존 부채위기에도 불구, 산유국인 사우디 아라비아의 이슬람 채권 발행과 두바이 지역 기업의 차환발행을 중심으로 대규모 자금을 조달했다.
2일(현지시간) 시장조사 업체 딜로직에 따르면 올 상반기 중동 지역의 회사채 발행 규모는 243억달러로 전년 동기 126억달러에서 두 배 가까이 늘어났다.
이 가운데 절반은 이슬람 채권으로, 샤리아가 적용된 채권 발행이 전년 동기에 비해 세 배 이상 급증했다.
도이체방크의 아쇼크 아람 중동 및 북아프리카 대표는 “국제 유가가 가파르게 하락했지만 중동 지역의 거시경제 환경이 여전히 탄탄하고, 이 때문에 유로존을 중심으로 선진국에 비해 회사채 발행 기업의 재무건전성과 신용 상태가 크게 악화되지 않았다”고 셜명했다.
HSBC의 조지 에레더리 중동 부문 헤드는 “상반기 회사채 발행 물량 가운데 상당 부분이 차환발행이었지만 순수하게 기업 성장과 관련된 물량이 적지 않았다”며 의미를 부여했다.
HSBC-나스닥 두바이의 걸프 수쿠크 인덱스에 따르면 이슬람 채권인 수쿠크의 발행 금리는 연초 이후 내림세를 지속하고 있다.
로펌 링크레이터스의 리처드 오칼라건 파트너는 “이슬람 지역의 금융시장 유동성이 상당히 풍부하다”며 “수쿠크에만 투자할 수 있는 현지 기관 투자자들이 저변을 형성하고 있는 데다 수익률에 매력을 느낀 다른 투자자들이 꾸준히 유입되고 있다”고 전했다.
특히 두바이 공기업이 쏠쏠한 반사이익을 보고 있다. 풍부한 시장 유동성과 하락 추이의 발행 비용은 채권 만기를 앞두고 차환발행에 나서야 하는 이들 기업에 상당히 우호적인 여건을 형성한다는 얘기다.
지벨 알리 프리존은 오는 11월 만기되는 채권의 상환을 위해 6억5000만달러의 수쿠크를 발행했고, 두바이 홀딩 커머셜 오퍼레이션 그룹 역시 회사채 신규 발행으로 조달한 자금을 활용해 만기 도래하는 대출금을 상환했다.
한편 딜로직에 따르면 회사채 시장의 활황과 더불어 기업 인수합병(M&A) 역시 대폭 늘어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