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미국과 유럽, 영국, 중국에 이르기까지 글로벌 주요국 중앙은행이 일제히 통화완화 카드를 꺼내들었지만 경기 하강기류를 막아내기에는 역부족이라는 주장이 지배적이다.
글로벌 경제의 동시다발적인 하강 기류를 막아내기에는 어떤 정책도 역부족이라는 사실이 점차 명백해지고 있다는 것이 시장 전문가의 의견이다.
인위적이고 비전통적인 정책으로 경기를 살려내려는 움직임은 부작용을 양산할 뿐이며, 경제 시스템 자체적으로 거품 붕괴와 정화 과정을 거치도록 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 통화완화 경기 하강 못 막아내
스미드 캐피탈 매니지먼트의 빌 스미드 최고경영자(CEO)는 “각국 중앙은행의 경기부양책이 성공을 거둘 가능성은 제로에 가깝다”고 잘라 말했다.
그는 “유가부터 철강, 석탄까지 기존의 경제 및 가격 모델이 작동하지 않고 있다”며 “글로벌 교역의 가격 메커니즘이 대대적으로 뒤바뀔 전망이며, 이미 초기 과정에 들어선 상태”라고 말했다.
바클레이스 캐피탈의 지안 장 이코노미스트 역시 추가적인 부양책과 통화완화가 무용지물이라는 의견을 내놓았다.
그는 “각국 중앙은행의 연이은 금리인하는 글로벌 경제가 그만큼 극심한 위기 상황이라는 사실을 드러내는 단면으로 인식될 뿐 이를 통해 성장 모멘텀을 회복할 것이라는 기대는 지극히 낮다”고 전했다.
중국 경제와 관련, 프랑스 퍼킹대학의 마이클 페티 재무학 교수는 고정자산 투자에 의존해 고성장을 이룬 경제의 경우 대개 두 가지 결과를 생각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3~4년에 걸친 깊고 오랜 침체에 빠지거나 10년 가량 제로 성장에 머문다는 얘기다.
두 가지 중 어느 쪽으로 가닥이 잡히든 전반적인 자산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적지 않다고 그는 강조했다.
◆ 중앙銀 그래도 추가 부양 지속
최근 글로벌 증시의 움직임에서 보듯 중앙은행의 경기부양책에 투자가들은 냉담한 반응을 보이고 있지만 이와 무관하게 각국 중앙은행의 부양책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단기적인 효과라도 이끌어낸다는 목적으로 마른 수건 짜는 식의 부양책을 멈추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최근 로이터의 조사에 따르면 이코노미스트는 중앙은행의 추가적인 통화완화 가능성을 확실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ECB가 이달 기준금리를 내린 데 이어 추가 인하 및 국채 매입 등 그밖에 부양책을 동원할 것이라고 시장 전문가는 내다봤다.
내주 통화정책 회의를 갖는 일본은행(BOJ)은 이미 제로 수준의 기준금리를 유지하는 한편 유로존 위기에 따른 파장이 심화될 경우 자산매입 확대 등 부양에 나설 움직임이다.
ECB의 금리인하 이후 시장의 관심이 집중된 미 연방준비제도(Fed) 역시 추가적인 조치를 취할 것이라는 데 의견이 모아졌다. 전문가들은 오는 31일과 내달 1일 이틀간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추가 양적완화(QE)를 실시할 가능성이 50% 이상인 것으로 판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