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이영기 기자] 현대중공업이 최근 보유하고 있던 현대자동차 지분일부를 매각했다. 가장 큰 이유는 글로벌 위기 이후 수주선박의 대금결제가 Heavy Tail(선박건조 기성고대비 대금지급이 후반기에 집중되는 방식)화 됨에 따른 현금흐름의 제한으로 분석된다.
Heavy Tail방식 수주에 의한 새로운 현금흐름 구조에 적응하는데 약 2조~3조원이 소요되고 지금 그 과정의 한가운데 있다는 것이다.
유동성 확보를 위한 소위 '대차대조표 재편'을 추진함으로서 향후 현대중공업의 보유자산 현금화나 회사채 발행이 이어질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점쳐진다.
19일 회사채 시장에 따르면, 현대중공업의 하반기 첫 회사채 7000억원 발행에 이은 추가발행에 증권사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추가발행을 점치는 이유는 이번에 발행되는 회사채 7000억원중 5000억원이 조선기자재 구입 등 운전자금으로 사용될 예정으로 공식화됐기 때문이다.
한 크레딧 애널리스트는 "현대중공업이 글로벌 위기 이후 수주조선의 결제방식의 Heavy Tail화로 현금흐름이다소 제한되고 있다"며 "현금흐름의 안정화까지는 다소 시간이 소요될 것"이라 분석했다.
조선업종 전문가들은 이같은 Heavy Tail방식으로 변함에 따른 현대중공업의 운전자금 소요액 증가규모를 연간 매출의 10%내외로 추산하고 있다.
실제 평균적인 조선 제작기간이 거의 7~8개월로 잡고 기성고에 따른 대금이 4~5회로 보면, 지난해 현대중공업의 매출 25조원기준으로 약 2조~3조원의 자금이 추가로 소요된다는 분석이다.
한 애널리스트는 "현대오일뱅크 인수자금의 차환 등을 제외한 순전히 영업환경변화에 따른 운전자금 규모 증가를 말한다면 즉 Heavy Tail방식의 영향은 현대중공업 매출기준으로 15%정도로 보면 적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상반기 회사채 5000억원 조달도 현대오일뱅크 인수자금용으로 발행한 기존CP상환에 사용한 점을 감안하면, 운전자금 증가에 대응키 위한 자금이 더 필요할 것이란 해석이 이 대목에서 가능하다.
이런 맥락에서 보면 현대중공업은 현대자동차지분 등 보유하고 있는 장기매도가능 금융자산에 관심을 가질 수 밖에 없었고, 시기적으로 현대차 주가가 적절하다고 판단했다는 설명이 맞아 들어간다.
이번을 계기로 현대중공업은 자금관리에서 기존의 방식에서 탈피해 보유자산을 최대한 현금성자산으로 전환함과 동시에 CP등 단기채무도 장기채무로 바꾸는 '대차대조표 재편'에 적극 나선 것으로 평가된다.
한 IB업계 관계자는 "현대오일뱅크 인수 후 CP의 회사채 전환과 보유투자증권의 현금화는 IB들의 마케팅포인트였지만 여태까지는 회사의 회사채에 대한 보수적 인식과 풍부한 현금흐름으로 IB들이 기회를 얻지 못했다"고 그간의 분위기를 전했다.
이어 그는 "그렇지만 조선업 불황의 장기화로 현대중공업의 자금관리 패턴도 변해 향후 보유자산 현금화나 CP차환용 회사채 발행의 기회는 많아질 것"이라고 조심스레 내다봤다.
보유자산 내용이나 우량한 대외신인도 등 에 기반한 탁월한 재무적 융통성을 가진 것으로 평가되는 현대중공업도 장기화되는 불황에 대비해 현금위주의 자금관리에 점점 무게를 싣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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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 이영기 기자 (007@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