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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에버랜드, 정치권 일감 몰아주기 금지 움직임에 '비상'

기사등록 : 2012-07-26 1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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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이강혁 기자] 정치권의 경제민주화 관련 법안들이 잇따라 발의되는 가운데 여당인 새누리당이 대기업의 일감 몰아주기에 대한 강력한 제재 대책을 마련하면서 재계가 패닉상태에 빠졌다.

새누리당의 이번 대책은 횡령과 배임 등 경제범죄에 대한 형벌 강화를 골자로 하는 1호 법안(지난 17일)에 이은 2호 법안이다. 사실상 재벌 총수 일가를 정조준하고 있다. 

재계 주요 그룹일수록 이런 움직임은 상당한 압박감으로 다가온다. 총수 일가가 기업집단 내에 전체 매출액의 40~50% 이상을 계열사 매출로 충당하고 있는 회사를 소유하고 있고, 이들 회사의 지분 소유를 통해 부의 창출과 그룹 지배력까지 공공히 하고 있어서다.

26일 정치권과 재계에 따르면 새누리당 경제민주화실천모임 소속의 이종훈 의원이 전날 발의한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 개정안은 이른바 '일감 몰아주기 금지법'이다.

개정안에는 대기업 총수 일가가 개인회사를 설립해 기존의 정식 계열사들이 일감을 독점적으로 몰아주면서 손쉽게 이익을 내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다.

이종훈 의원은 "총수가 기업집단 전체에 지배권을 행사하는 현재의 구조에서는 총수 일가의 회사가 설립되면 계열사 지원은 일어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현행법상으로는 총수 일가가 회사를 설립하고 공정위에 신고하면 계열사 편입에 별다른 제한이 없었다. 개정안에서는 이를 원천적으로 막겠다는 의미가 포함돼 있다.

특히 개정안은 이를 위반할 경우 공정위가 과징금 부과와 함께 주식 처분이나 기업분할을 명령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부당내부거래에 따른 수혜기업까지도 과징금 부과 조치를 받게 된다.

삼성그룹, 현대차그룹, SK그룹, 롯데그룹 등 재계 5위권 기업집단에서는 이런 법안이 현실화되면 그 여파가 상당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사실 그룹으로 총칭되는 대기업집단이 몇몇 특정 계열사에게 유리한 조건을 적용시켜 일감을 몰아주는 행위는 여전한 문제다. 이는 공정거래법상으로 대표적인 불공정거래 행위에 꼽힌다.

여러 계열사가 특정 계열사에게 일감을 주면 해당 계열사는 어렵지 않게 이익을 낼 수 있고, 이는 곧 다른 기업의 사업 참여 기회를 빼앗는 행위다. 공생발전이나 윤리경영, 나아가 사회적 정서상으로도 시선이 고울리 없다.

더구나 이런 특정 계열사가 그룹 총수 일가들이 지분을 갖고 있다면 시선은 더 따가울 수밖에 업다. 총수 일가는 손쉽게 재산을 불리고, 이를 통해 편법적인 부의 대물림 수단으로 변질될 수 있어서다.

삼성그룹의 경우 그룹의 지배구조 정점에 있는 삼성에버랜드는 이번 법안으로 상당히 곤혹스럽게 됐다. 삼성에버랜드는 오너 일가가 직접 보유한 지분만 46.04%에 달한다. 삼성에버랜드의 주요 매출은 단체급식 등에서 발생되는데, 가장 큰 고객은 결국 삼성그룹 계열사다.

지난해 삼성에버랜드의 매출은 2조6782억원. 이중 삼성계열사에서 발생한 매출은 1조1964억원으로 전체 매출의 44.52%다.

현대차그룹 역시 물류회사인 현대글로비스가 일감 몰아주기 문제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지난해 현대차와 기아차 등 계열사가 글로비스와 거래한 물량은 6조5514억원에 달한다. 지난해 총 매출이 7조5477억원이라는 점을 놓고 보면 상당한 수준이다.

현대글로비스는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의 아들인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이 지분 31.88%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정 회장도 11.51%의 지분율을 보이고 있다.

SK그룹은 지주회사 역할을 하는 SK C&C가 가장 큰 고민이자 숙제다. SK그룹 지배구조의 핵심 역할을 하는 SK C&C는 최태원 SK 회장이 지분 38.00%를 보유하는 등 오너일가가 48.52%의 지분을 직접 소유하고 있다. 문제는 SK C&C의 SK그룹 의존도다.

SK C&C는 지난해 SK그룹 계열사를 통해 1조598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이는 지난해 전체 매출 1조6191억원의 65.45%에 달한다.

롯데그룹도 잦은 구설수에 오르고 있다. 롯데쇼핑, 롯데카드, 롯데캐피탈 등 주요 계열사들이 공정위로부터 일감 몰아주기 등 내부거래 행위로 여러차례 조사를 받기도 했다. 얼마 전부터는 롯데후레쉬델리카에 여러 의혹의 시선이 쏠리고 있다.

롯데후레쉬델리카는 지난 2010년 기준, 총매출의 97.5%를 롯데쇼핑, 롯데삼강 등 계열사간 거래로 올렸다. 이곳은 신격호 회장의 장녀인 신영자씨와 셋째부인의 딸인 신유미씨 등 오너가 18%의 지분을 보유한 곳이다.

한편, 이번 일감 몰아주기 제재 대책은 그 강도가 총수의 지배력 자체를 무너뜨리고 기업활동 전반의 상당한 위축현상을 가져올 수 있다는 점에서 재계의 우려는 어느때보다 크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총수와 기업의 투자 행위 자체를 막겠다는 것과 다름없다"면서 "사유재산권을 부정하는 것이고, 이는 결국 시장경제에도 배치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다른 관계자는 "개혁이 아니라 해체를 하라는 방향으로 몰고 가는 것 아니냐"며 "규제를 하더라도 기업 경쟁력의 근간은 흔들지 말았으면 한다"고 토로했다.

이와 관련, 한 대기업 관계자는 "잘못된 점에 대해서 바로 잡는 것은 시대적 흐름으로도 어쩔 수 없는 부분 아니겠냐"면서도 "다만, 너무 무리하게 밀어붙이면 세계무대에서 경쟁하고 있는 기업들의 사기는 물론 경쟁력 마저도 후퇴시킬 수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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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 이강혁 기자 (ikh@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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