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박민선 특파원] 삼성전자와 애플의 특허소송에 대한 배심원 최종평결이 다가오고 있는 가운데 양측 모두가 증거보전 임무를 지키지 않았다는 결정이 내려졌다.
20일(현지시간) 주요 외신에 따르면 현재 소송을 담당 중인 미 캘리포니아 북부지방법원 루시 고 판사는 전일 배심원들에게 "삼성전자 뿐 아니라 애플도 삼성전자에게 유리한 증거를 파기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내용의 결정문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고 판사는 결정문에서 "삼성전자가 증거보전 의무가 부과된 이후 애플이 이번 소송에서 이용할 수 있는 증거를 보전하는 데 실패했다"고 지적한 뒤 "애플 역시 증거 보전 의무가 부여된 이후 증거물을 보존하지 못했다"고 강조했다.
앞서 애플은 본안 소송 이전인 지난 7월 "삼성전자가 사내 이메일을 자동삭제해 증거를 인멸하려 했다"며 삼성측의 증거인멸을 문제삼았지만 고 판사는 양측 모두에게 해당하는 문제라며 이를 무력화한 셈이다.
삼성전자는 이와 관련해 당시 캘리포니아 북부지방법원에서 "증거보존 의무를 지키지 않았다"는 결정을 받으면서 불리한 입장에 놓인 바 있다.
하지만 이날 결정을 통해 한층 부담을 덜게 됐다. 결과적으로 이번 결정은 삼성의 '승리'인 반면 애플의 '실패'로 볼 수 있다는 평가다.
지적재산권 전문가 플로리언 뮐러는 이와 관련해 "삼성전자의 '대단한 성공'"이라며 "평결에서 불리한 결과를 받을 가능성이 그만큼 낮아진 셈"이라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