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30일.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IFA2012에서 삼성전자가 아티브(ATIV) 스마트 PC를 선보이고 있다. 이번 IFA에서 삼성전자는 혁신적인 신기술과 품질력으로 세계 각국 바이어들의 러브콜 세례를 받았다. |
[뉴스핌=이강혁 기자] "출시·출하를 늦추더라도 불량품은 절대 용납될 수 없죠. 제품 하나의 이미지가 곧 브랜드 이미지로 연결되고, 이런 것은 세계시장 전체가 공유하는 문제이니 꼼꼼하게 살펴야 한다는 겁니다."
삼성전자의 한 사업부 임원은 5일 "최근 전사적으로 품질 관리에 더욱더 각별히 신경쓰라는 지침이 내려왔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런 측면에서 각 사업장은 '불량률 제로(0)'를 위해 다양하고 엄격한 기준의 작업 표준을 만들어 실시 중이라고 한다.
-기흥 반도체 생산라인. |
특히 하반기가 상반기보다 더 안좋을 것이란 전망이 높은만큼 최악의 상황을 고려해 경영전략을 펼치고 있는 상황에서 자칫 품질 문제라도 불거지면 그 파급은 만만치 않다고 보고 있는 것. IT산업은 어떤 분야보다도 급속한 변화 속에서 치열한 경쟁환경에 놓여있기 때문이다.
더구나 애플과의 특허소송으로 전세계가 주목하고 있는 탓에 품질 문제만큼은 결코 허락하지 않겠다는 뜻도 강하게 엿보인다. 애플이 카피캣(모방자)의 오명을 뒤집어 씌우고 있는 마당에 품질까지 허물을 잡히게되면 시장경쟁 자체가 어려울 수 있다는 판단이 깔려 있다.
사실 삼성 제품 중 일부는 최근에도 품질에 민감해진 소비자들의 입방아에 여러차례 오르내리기도 했다. 단적으로 갤럭시S3의 케이스에 크랙이 생기거나 일부 화면 얼룩 현상, 유격 현상이 발생하는 등의 문제가 논란을 빚었다. 미국에서는 TV부품 불량 문제로 집단소송이 제기되기도 했다.
삼성전자가 공급 차질에 대한 우려에도 불구하고 지난 5월 갤럭시S3의 블루색상 제품을 60만개나 전격적으로 폐기처분한 것은 이런 문제에 대한 발빠른 대처이자, 소비자 품질 만족도에 대한 특단의 표현이었다.
품질은 그동안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최우선 순위로 강조해왔던 부분이기도 하다. 이 회장의 '신경영' 선언의 계기가 '불량 세탁기' 문제였고, 근본적인 품질개혁을 포함한 제2의 신경영도 이런 측면에서 나올 수 있어 보인다.
이 회장은 지난해에도 조직의 부정부패 문제를 질책하는 가운데 삼성전자의 에어컨 불량 문제가 불거지자 '품질 혁신'을 강하게 주문한 바 있다. 삼성은 이런 맥락에서 '품질 일류화'를 위한 선진제품 비교전시회 등의 정례화된 행사를 진행 중이다.
다만, 삼성전자는 내부적인 품질개선 지침과 조치 등은 대외비로 취급하고 있다. 자칫 품질 관리의 노하우와 방법이 외부 경쟁사에 노출될 수 있기 때문이다.
회사 관계자는 "휴대폰, TV, 반도체 등 각 사업별로 품질 관리 형태는 크게 다르지 않지만 이런 작업을 대외에 공개하지는 않는다"면서 "항상 최고의 품질과 서비스를 고객에게 제공하고 만족도를 높이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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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이강혁 기자 (ikh@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