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노경은 기자] 애플과 삼성은 '밀당'의 고수다?
드라마를 보면 부족할 것 없는 부잣집 남성이 평범한 여성에게 빠지는 경우가 흔히 있다. 가진 것 하나 없이 상대가 확실하게 넘어올 때까지 계속 애간장을 태우는 트릭. 유혹은 하되, 끝까지 신비주의를 유지해 상대를 매료시키는 것이다.
애플과 삼성전자는 유혹이 인간관계 뿐 아니라 생산자와 소비자 간 관계에서도 성립한다는 것을 보여준다.
미디어데이를 목전에 두고도 절대 긴장을 늦추지 않으며 소비자가 가장 궁금해하는 요소에 대해 살짝 힌트를 줄 뿐이다. '돈'이라는 권력은 소비자가 쥐고 있는데 이 둘은 궁금증만 극대화하며 경제논리 속 권력자를 굴복하게 한다.
오는 12일(현지시각) 애플이 미디어 행사를 통해 아이폰5를 공개할 것이 유력시되는 가운데, 애플과 삼성전자 특유의 수수께끼식 초청장을 만드는 의미가 새삼 주목받고 있다.
이와 관련, 애플 소식전문 웹사이트인 컬트오브맥(Cult of Mac)은 아이폰5 공개에 앞서 그동안 애플이 보내온 모바일 언팩 행사 초청장을 나열하며 초청장에 담긴 암호화 해독을 통한 애플의 마케팅 전술을 되짚어봤다.
2008년 WWDC 초청장 사진 |
애플은 2008년 애플 개발자회의(WWDC) 초청장에 미국 샌프란시스코에 있는 골든게이트 브릿지(Golden Gate Bridge) 사진을 삽입했다.
애플은 당시 행사에서 아이폰3G를 공개했는데, 이는 2G 이외에도 3G 네트워크도 지원한다는 것을 상징적으로 나타낸다.
2010년 가을 발송된 '음악 이벤트' 초청장에서도 초대장 안에 커다란 기타를 새겨 아이팟과 아이튠즈와 같은 음악과 관련한 기기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암시했다.
기타의 중심부를 보면 애플의 사과 마크가 보인다.
2011년 아이폰4S 초청장 사진 |
최근 들어 삼성전자도 미디어 언팩 행사 초청장을 통해 궁금증을 자아내며 신비주의 마케팅을 취하고 있다.
과거 글로벌시장을 겨냥한 신제품을 전미가전전시회(CES)와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MWC), 이파(IFA) 등 전시회에서 미리 선보인 뒤 시장 반응을 살핀 후 개선해 출시하는 전략을 버리고 출시 전까지 모습을 최대한 감추는 것이다.
8월 공개된 삼성 언팩 초청장 사진 |
모바일 언팩 초대장에 마법의 상자를 디자인하고, 이를 마법지팡이로 여는듯한 이미지를 실었다. 이는 스마트폰 가운데 최초로 펜을 도입한 갤럭시노트를 예고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보다 앞서 지난 3월 진행된 언팩 초대장에서는 갤럭시탭 모양과 함께‘78910’이라는 문구가 새겨 넣었는데 이는 신제품 크기를 암시했다.
7인치와 10.1인치 갤럭시탭이 출시된 만큼 8.9인치 갤럭시탭이 나올 것이라는 걸 전한 것이다.
이처럼 애플과 삼성전자는 제품이 모습을 드러내는 그날까지 철저히 베일속에 감추며 소비자의 관심을 자극한다.
한 홍보업계 관계자는 "신비주의 마케팅 전략은 제품 출시 수개월 전부터 관련 기사들이 등장하며 사전 홍보 효과를 톡톡히 누릴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라며 "애플과 삼성 모두 이 효과를 기대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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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노경은 기자 (now21c@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