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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율전쟁과 코스피①-2] 글로벌머니 어디로(下)

기사등록 : 2012-09-21 1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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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중앙은행(ECB)이 무제한 국채매입을 발표한 데 이어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일본은행(BOJ)도 각각 추가 양적완화를 내놓았다. 주요 선진국들이 잇따라 경기부양을 위해 '돈보따리'를 풀자 글로벌 자금시장과 원자재시장이 들썩거리고 있다. 글로벌 환율 전쟁이 재연되고, 핫머니가 금과 신흥국 채권, 주식 등으로 쏠리면서 금융시장의 불안요인으로 등장했다. 고용창출·경기회복 등 효과는 가시화되지 않은 채 인플레이션 등 거품만 양산할 수 있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뉴스핌(www.newspim.com)은 소용돌이치고 있는 글로벌 자금시장을 진단하고, 국내 외환시장 및 주식시장을 전망한다.<편집자주>

[뉴스핌=김사헌 기자] 브라질 귀도 만테가 재무장관은 2010년의 '환율전쟁'의 결과를 선례로 들었는데, 이번에도 유로존과 미국 그리고 일본 등 'G3' 중앙은행과 함께 영란은행(BOE), 런민은행(PBoC) 등도 완화정책을 실시하고 있어 마찬가지 양상을 보이고 있다.

이런 점에서 연준의 QE2가 단행된 이후 금융시장의 변화를 재확인할 필요가 있다.

당시 위험자산 시장은 급격한 랠리를 구가했다. 미국 S&P500 지수가 12% 가량 급등했고 금 선물 가격이 10% 넘게 올랐으며 국제유가는 5% 이상 상승했다.

신흥시장으로의 자금 흐름과 관련해서는 아직 뚜렷한 답이 나오고 있지 않다. 세계 경제 전망이 밝지 않고, 유로존 위기가 완전히 해소되지 않고 장기화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섣불리 개도국이나 신흥국으로 발걸음을 옮기지 못하는 투자자들이 많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인플레이션 헤지 등의 욕구가 강화되고 신흥국 중앙은행의 수요까지 겹치면서 금 시세가 요동칠 조짐을 보이고 있다. 경기 둔화로 인해 석유나 기초금속의 가격은 급락 양상을 보이는 등 안정화 조짐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금 시세의 변화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출처: 국제금융센터에서 재인용


◆ QE2 이후 글로벌 금융시장 변화

글로벌 외환시장에서도 변화가 나타났지만, 각국 중앙은행과 외환당국의 자국통화 가치 절상 억제 노력에다 일본 대지진에 원전 재앙, 유로존 부채 위기 심화 등의 다른 외부 요인으로 인해 뚜렷한 특징을 읽기는 쉽지 않다.

먼저 유로/달러는 4.3% 하락하고 달러/엔은 0.8% 상승하는 등 G3 내에서는 미 달러화가 되레 강세를 보였다. 유로화는 그 사이 엔화 대비로 3.6% 절상됐다. 영국 파운드화가 미 달러화 대비로 1% 절상된 가운데, 중국 위안화 대비로 미국 달러화가 2% 평가절하됐다.

이 같은 환율 변화로 보면 QE2가 촉발한 '전쟁'에서 일본이 '승리'했고 영국과 중국이 '패배'한 셈이다.

하지만 다양한 외부요인에다 각국 중앙은행들의 경쟁적 완화정책으로 인해 이번 ECB와 연준 그리고 BOJ의 양적완화가 촉발할 새로운 환율전쟁의 승패는 쉽게 가늠하기 어렵다.

당장 연준의 QE3 발표 전후로 미국 달러화는 G10 통화들 중 가장 약세를 보이고 있어 미국이 이번에는 '승리'할 조짐이 보인다.

※출처: 비즈니스인사이더


◆ 미국 주 타겟은 이번에도 '중국'

선진국 경제는 대부분 수요 감소나 제약에 힘들어하고 있지만, 일부 신흥국은 선진국과는 다르다. 갑싼 제품 수요나 상품시장의 투기 등으로 가동률이 거의 한계에 올라있는 경우 지금과 같은 상황에서도 금리인상을 단행한다. 지난주 전격 금리인상을 단행한 러시아가 그런 경우다.

특히 최근 곡물가격 상승과 중동 긴장 그리고 중일 영토분쟁에 이르기까지 물가 불안 요인이 높아진 것은 신흥국들이 마음놓고 완화정책을 펼치기 힘들게 한다  중국은 그 동안 추가 완화정책을 구사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했지만, 내년부터는 금리인상을 단행해야 할 수도 있다는 관측이 제기되기 시작했다.

국제통화기금(IMF)는 이번에 제출한 한국 경제보고서에서 한국은행의 정책 기조가 '완화적'이라면서 내년 상반기 중으로 금리정상화에 돌입해야 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해 다우존스의 알렌 매티치 칼럼니스트는 "연준의 QE3 정책의 주 타겟은 역시 중국이 될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았다.

독립 분석전문가인 앤시 셰에 따르면 중국 경제는 겉보기에는 경기둔화가 최대 우려요인인 것 같지만 사실은 물가 압력 상승을 더 우려하고 있다고 한다. 특히 도시근로자들의 임금이 본격적으로 상승할 경우 유발될 인플레이션을 염려한다는 얘기다.

매티치는 "사실 QE3는 매우 큰 경상흑자를 기록하는 신흥국과 경상적자가 큰 선진국 사이의 불균형을 바로잡기 위한 한 가지 시도로 볼 수 있지만, 대단히 큰 마찰이 불기피한 방식이기도 하다"고 지적했다.


◆ 신흥국으로 자금 유입 "이번엔 다를 것"

※출처: IMF 보고서

투자자들은 과연 미국 중앙은행이 '컴퓨터 화면 잔고'로 쉽게 찍어낸 돈이 신흥국 계좌로 유입될 것인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과거 양적완화 정책이 단행되는 경우 금융시장의 반응은 거의'파블로프의 개'와 같은 조건반사 양상을 보였다. 미국 달러화를 팔고 고수익의 고위험 통화 그리고 신흥시장 자산이나 상품선물을 매수하는 것이 그러한 조건반사 행동이 되어야 했다.

하지만 QE2 이후 환율 변화에서 보이듯이 상황의 전개는 그렇게 직선적이지 않고, 정책 대응이나 다른 외부 요인에 영향을 받는다. 앞서 지적했듯이 글로벌 투자자들은 양적완화가 세계경제 회복을 얼마나 뒷받침할 수 있는가에 회의적인 시각을 가지고 있으며, 인플레이션 위험이나 상품시장과 위험자산 시장의 변동성 확대를 경계하고 있다.

일부 전문가들은 미국 QE1 때 신흥국 통화가 미국 달러화 대비로 약 7% 절상되고 QE2 때에는 15%나 절상됐는데 이번에도 같은 양상이 반복되지 않겠느냐고 본다. 하지만, 이번에는 이 같은 추세를 재연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두 가지 이유에서다.

먼저 과거와 같이 신흥국이나 수출국의 금리가 선진국에 비해 크게 높지 않다. 인플레이션을 감안할 경우는 마이너스 금리인 경우도 많다. 금리 격차가 환율 결정의 주된 배경이 되는 것을 감안할 때 지금은 신흥시장 통화 구매 욕구가 크지 않을 것이란 판단이 가능하다.

실제로 올들어 글로벌 투자자들의 신흥시장 투자자금의 80%는 달러본드 쪽으로 쏠렸다. 금리인하 정책 등으로 채권수익률이 빠르게 하락하는 경우가 아니면 현지채권 매입을 주저했다는 얘기다.

그 다음으로 유럽 위기의 장기화 등으로 글로벌 교역이 악화되면서 수출 의존조가 큰 나라 경제가 빠르게 동조양샹을 보이고 있다. 이 같은 경기 둔화는 신흥시장 주식시장으로의 포트폴리오 자금 융입을 억제하는 요인이다. 내수 경제라도 빠르게 성장한다면 위험자산 가치가 오를 것이지만, 이는 쉽지 않은 과제로 보인다.

외환시장 전문가들은 따라서 지금은 미 연준의 대차대조표 규모의 변화 보다는 세계 경기의 변화가 좀 더 중요한 변수가 됐다고 입을 모은다.

이미 아시아 자산가격은 상당히 높은 상황이고 선진국과 금리 격차도 놓지 않으니 추가 매수보다는 일단 관망하는 자세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다만 글로벌 초저금리가 최소 2년 이상 이어질 것이라는 점을 연준이 약속한 이상, 조금이라도 더 높은 수익을 추구하기 위해 꾸준한 투자자금이 유입될 것이란 점에서 이들 신흥시장에서 발을 빼지도 않을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이번 주 목요일 서울 외환시장을 비롯한 동남아 외환시장은 자국 통화가치가 크게 하락하는 현상을 목도했다. 원/달러 환율은 이날 8.3원이나 급등한 1123.10원을 기록했다. 하루 전 BOJ 양적 완화가 발표된 직후 1115.50원으로 올해 최저치를 경신한 것과 대조적이다. 달러/엔 환율은 다시 78엔 대 중반으로 돌아갔다.


◆ 금 시세 급등할 듯.. 여타 상품은 하향 안정화

국제유가는 배럴당 100달러 선을 찍고 난 뒤 갑자기 몇 분 만에 4~5% 폭락하는 양상을 보였지만, 금 시세는 꾸준히 강세를 보일 조짐이다. 양적완화에 따른 자금 이동은 주로 인플레이션 헤지가 가능한 금으로 몰릴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연준의 QE3 이후 시장의 관심은 그 효과가 어느 정도일 것인가와 함께 부작용 쪽에 모이고 있다.

캐피탈 이코노믹스의 줄리안 제솝 이코노미스트는 “유동성 공급을 지속할수록 그 효과는 반감되며, 이는 연준 뿐 아니라 유럽중앙은행(ECB)도 마찬가지”라며 “여기에 유가 상승의 근본적인 요건인 경제 펀더멘털이 지속적으로 악화되고 있어 QE를 빌미로 한 상승은 한계가 따를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QE3가 QE2와 다른 이유는 또 있다. 2010년 2차 QE를 실시했던 당시 중국은 10%를 웃도는 성장률을 기록했다. 반면 중국 성장률은 한자리수로 떨어졌고, 골드만 삭스와 바클레이스는 최근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7.5%로 낮춘 상황이다.
 
이 때문에 시장 전문가는 구리와 철강 등 원유 이외 산업용 금속 상품 역시 QE의 반사이익을 보기 힘들 것으로 내다봤다. 이른바 ‘중국 효과’의 뒷받침이 없는 QE로는 경제 펀더멘털은 물론이고 유동성 논리에 기댄 상품 가격 상승도 쉽지 않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최근 블룸버그통신의 조사에서 투자전문가들은 24개 원자재를 편입한 S&P500 GSCI 지수가 연말 667을 기록해 3%가량 추가 상승하는 데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이 상품 지수는 지난 6일 유럽중앙은행(ECB)이 무제한 국채 매입 계획을 발표한 이후 2% 가까이 하락한 상태다. 또 지난 13일 연준의 3차 양적완화(QE) 발표 이후 3.8% 떨어졌다.
 
이는 지난 2008년 말부터 2011년 6월 사이 연준이 2조3000억달러 규모의 QE를 실시하는 과정에 92% 급등한 것과 뚜렷한 대조를 이루는 것이다.
 
바클레이스는 이미 QE에 대한 기대감이 가격에 대부분 반영된 상황이며, 주변국을 포함한 유로존과 중국의 경기가 위축되고 있어 원자재 가격은 이미 정점을 찍은 것으로 판단된다고 전했다.
 
특히 구리와 원유의 경우 유럽과 중국이 글로벌 전체 수요 가운데 각각 60%와 33%를 차지하는 만큼 실물경기 후퇴에 따른 파장을 모면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마켓필드 자산운용의 마이클 아론스타인 대표는 “원자재 투자 수요가 장기간 지속되기 어려울 것”이라며 “이미 가격이 상당 기간 높은 수준을 유지했고, 이에 따라 공급이 늘어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바클레이스에 따르면 상장지수펀드(ETF)가 사들인 상품이 지난 7월 말 현재 4060억달러로, 연초 3990억달러에서 70억달러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모간 스탠리는 내년 알루미늄과 니켈, 아연, 석탄 등이 공급 과잉을 보일 것으로 내다봤다. 맥쿼리 역시 중국의 과잉 생산으로 인해 아연과 알루미늄 공급이 수요를 초과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출처: 톰슨로이터 차트

반면 금의 경우 QE의 반사이익이 기대된다고 월가 애널리스트는 판단했다. JP모간과 크레디트 스위스 등 주요 투자은행은 QE로 인한 유동성 증가로 금 선물이 중장기적인 상승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예상했다.

유로존의 부채위기로 인한 안전자산 선호 심리와 달러 약세에 따른 투자 매력이 금값 상승에 힘을 실어줄 것으로 기대되는 데다 연준과 ECB의 유동성 공급에 따른 인플레이션 기대 심리 역시 호재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연준의 QE 발표 이후 금값은 파죽지세다. 온스당 1600달러 선에서 발목이 잡혔던 금 선물은 연준의 QE 발표 이후 일시적으로 1780달러 선까지 치솟았다.
 
캐피탈 이코노믹스는 금 선물이 온스당 2000달러까지 상승할 것으로 내다봤다. 뱅크오브아메리카-메릴린치는 2014년에 온스당 2400달러까지 급등할 것이란 관측을 내놓기도 했다. 모간스탠리는 내년까지 금 선물이 온스당 1800달러 정도를 기록할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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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김사헌 기자 (herra79@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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