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이동훈 기자] 대선이 불과 석달 앞으로 다가왔다. 그러나 부동산시장 활성화를 두고 여야의 기싸움은 벌써부터 벌어졌다.
이번 정기국회에서 70여개의 발의 법안이 '심판'을 앞두고 있어서다.
대선을 앞둔 선심성 법안도 다수 있지만 오랫동안 건설업계와 시장에서 요구된 법안이 많아 부동산 업계에서는 이번 정기국회는 대선에 버금가는 후끈한 정치일전이 될 전망이다.
양대 수권 정당 중 하나인 민주통합당은 이번 정기국회를 어떻게 바라보고 있을까? 야당인 만큼 '반대를 위한 반대'는 별 수 없다고 해도 민주당 만의 부동산 정책은 어떤 색깔일까? 이에 민주통합당 부동산 브레인인 김우철 전문위원을 만났다.
민주당 김우철 전문위원은 올해로 열여섯 해 째 국회 의원회관 208호실로 차지하고 있는 여의도의 터줏대감이다. 올해 마흔 여덟인 그가 민주당에서 맡은 분야는 국토해양부문 전문위원. 그의 머리와 손에서 민주당 부동산 정책의 기틀이 잡힌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분양가 상한제 폐지요? 분양이 안되고 거래가 안되는 시점에서 분양가 상한제를 풀려는 이유가 뭡니까?" 이번 정기국회에서 국토해양위 전부터 화두가 되고 있는 정부입법안 분양가 상한제 원칙적 폐지에 대해 김 위원은 강도 높게 비판했다.
분양가 상한제 폐지를 담은 주택법 개정안은 정기국회 직전 여야 원내 대표의 협의에 따라 이번 상임위에서는 제외됐지만 상정됐어도 무조건 저지시켰을 거란 게 김 위원의 이야기다.
"분양가 상한제는 현재 부동산 거래 위축의 주요 원인이 아닙니다. 그런데도 분양가 상한제 폐지를 하자는 건 상한제와 묶여 있는 분양권 전매제한을 무력화하겠다는 의도로 밖에 해석할 수 없습니다"
그럼 분양가 상한제는 민주당에겐 폐지가 불가능한 '언터처블' 성역인가? 이 질문에 대해 김 위원의 답변은 '가능하다' 였다. "대신 분양가 상한제가 필요 없게 분양 원가를 공개하고, 분양권 전매도 할 수 없게 후분양제가 선행 돼야합니다. 그러면 분양가 상한제 폐지를 고려할 수 있습니다"
대학원에서 미시경제를 전공한 김 위원은 현재의 선분양제에 대해 강도 높게 비판했다. "세상에 자기가 살 물건을 모형만 보고 사는 경우는 없습니다. 선분양제는 MB정부가 그렇게 강조하는 시장 원리하고도 맞지 않죠"
야당의 전문위원으로서 MB정부의 부동산대책에 대해서도 신랄하게 비판을 가했다. "5년간 MB정부가 펴낸 부동산대책은 무려 26건입니다. 두 달에 한번 꼴로 대책이 나왔다는 의민데 이런 정부 대책을 어떤 국민이 믿습니까? 결국 시장이나 업계는 정부의 대책이 나오면 다음 대책이 뭐가 나올까 하고 고민합니다. 대책의 실패는 MB정부 스스로에게 있는 거죠"
앞서 DJ정부나 노무현 정부의 부동산 정책에서는 결함이 없을까? 김 위원은 이 부분에 대해서도 반성했다. '어설픈 부유세'가 된 종합부동산세 이야기다.
"종합부동산세는 참 의미가 좋은 세제입니다. 하지만 기준가액을 9억에서 6억으로 낮추면서 부유세가 아닌 일반세가 돼버렸죠. 지금은 다르지만 그 당시 서울시에서 30평형대 아파트는 대부분 6억 안팎이었습니다. 30만원 안팎의 재산세만 내던 이들 집주인들이 300만원 가량의 세금을 얻어맞는데 당연히 조세저항은 발생할 수 밖에 없습니다"
김 위원은 부유세는 주택이 아닌 토지에서 거둬야 한다고 주장한다. "기업이나 상위 1%에 해당하는 거부(巨富)들이 가진 유휴토지에 대한 철저한 과세 만이 공평과세와 부유세라는 원래의 목적도 동시에 달성할 수 있는거죠"
이는 지난 90년대 초반 위헌 논란까지 빚어졌던 토지공개념이 연상되는 부분이다. 대학원에서 토지공개념을 깊숙히 공부한 김 위원은 자신있게 말했다. "토지공개념은 실로 진보적인 개념입니다. 실제 세제 도입시 벌어졌던 농민과세 문제점은 철저한 검증을 통해 해결할 수 있습니다. 시세차익을 노리고 매입한 채 놀려두는 유휴토지는 철저히 과세를 해야 합니다"
"민주당의 부동산 정책은 지금 박원순 서울시장이 추진하는 소형 평형 중심의 재건축 허가와 궤를 같이 합니다. 즉, 서민 주거를 위한 임대와 소형 아파트는 공급하되, 시장의 활성화를 위해 쓸데 없이 인허가를 해주지 않는 비 시장경제적인 행위도 하지 않는 것이죠"
반대를 위한 반대가 아닌, 진정한 대안이 될 수 있는 부동산 정책을 생산하려는 김 위원은 다시 의원회관으로 발걸음을 옮긴다. "시장은 업체와 부자들이 중심이 돼선 아닙니다. 서민과 실수요자들이 중심이되는 시장을 만들기 위해 주거복지는 완성돼야 합니다"라고 김 위원은 일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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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이동훈 기자 (dongle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