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배군득 기자] 올해 초 IT업계 이슈로 떠오른 망중립성이 하반기들어 대선 정국이 강해지고, IT시장에서 보조금 등 다른 현안이 강세를 보이면서 한풀 꺾인 모습이다.
그동안 정치권과 산업계, 학계 등이 망중립성에 대해 열띤 논의를 해왔지만 어느하나 결정된 것 없는 어수선한 상황이 전개되고 있다.
다음달 4일부터 열릴 국회 국정감사에서도 망중립성은 DCS, 이통사 보조금 경쟁 등 다른 하반기 이슈와 대선 정국으로 흐지부지 넘어갈 공산이 커졌다.
2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망중립성에 대한 정부 움직임이 하반기 들어서며 경색 국면에 접어들었다는 분석이다.
인터넷 기업 한 관계자는 “올해 초 시끄러웠던 망중립성에 대한 관심이 하반기로 접어들면서 크게 떨어졌다”며 “몇년째 답보상태에 빠진 망중립성이 올해도 정책적 구심점을 찾지 못하고 해를 넘길 공산이 커졌다”고 말했다.
방송통신위원회가 내놓은 '통신망의 합리적관리 및 이용에 관한 기준(안)'이 통신사의 트래픽 차단 권한을 사실상 승인하면서 콘텐츠사업자와 시민단체의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지난 7월 12일 방통위 앞에서 경실련 등 망 중립성 이용자 포럼이 '방통위의 직무유기에 대한 감사원 감사 청구'를 촉구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
지난달 13일 방송통신위원회가 ‘망중립성 가이드라인’ 후속 대책으로 ‘통신망의 합리적 관리 및 이용에 관한 기술(안)’을 내놨지만 이후 작업은 더디게 진행되고 있다.
특히 통신망 합리적 관리안 역시 사실상 통신사업자가 모바일인터넷전화(mVoIP) 등의 과도한 트래픽 발생시 망을 차단할 수 있다는 해석이 제기되면서 인터넷 사업자들의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어느 하나 명확하게 결론이 나지 않은 망중립성은 국회의원들까지 가세하며 정치권의 이슈로 부각됐다. 그러나 상반기 치열하게 전개되던 논란도 하반기 들어 공청회 한번 개최되지 않는 등 정치권에서 관심 밖으로 밀려났다.
이렇다보니 인터넷사업자 등 관련 업계는 망중립성이 올해도 정부 정책으로 수립될 수 없을 것이라는 부정적 시각이 높아지고 있다. 더구나 mVoIP도 품질 문제 등이 겹치며 사용자가 줄어들면서 자연스럽게 이슈에서 멀지는 양상이다.
이런 가운데 인터넷 업계에서는 망중립성을 통신사, 포털, 제조사 간 이해관계가 상충되는 문제로 보지말고, 상호 협력을 통한 새로운 해법을 모색하자는 움직임이 감지되고 있다.
사업자들간 대결구도로 가게 되면 국내 망중립성 문제의 본질적인 합의점을 찾을 수 없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는 것이다.
이를 위해 규제적 접근을 통해 ‘최소한’ 필수 기본원칙을 정하는 정부 역할도 중요하지만, 이와 동시에 통신, 인터넷 기업, 단말기 제조사 등 사업자 스스로가 각자 사업을 강화할 수 있는 협력사를 찾고,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사업모델을 공동으로 개발해야 한다는 견해가 설득력을 얻고 있다.
전문 리서치 기업 인사이트 플러스 이용 이사는 “망중립성은 공정한 경쟁을 위한 최소한의 룰”이라고 전제한 뒤 “그러나 룰 자체가 승리를 담보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 이사는 또 “이제는 글로벌 경제에서 살아남기 위해 국내 사업자들간 협력을 통한 실질적인 대안 모색이 필요한 때”라며 “앞으로 진행될 국내 망중립성 논의 테이블들은 소모적인 논리싸움을 되풀이하는 자리가 아닌, 실질적인 문제 해결을 위한 ‘소통의 장’이 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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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배군득 기자 (lob13@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