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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인프라가 뚫은 '영구채' 물꼬, 발행 줄이을 듯

기사등록 : 2012-09-25 1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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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항공, 한진해운, STX팬오션 등 검토

[뉴스핌=이영기 기자] 두산인프라코어가 지난 6월부터 추진해 오던 5억 달러 규모의 만기없는 '영구채'를 드디어 발행한다. 

두산인프라는 재무구조개선과 동시에 밥캣인수를 위해 조달한 인수금융도 상환할 수 있어 1석 2조의 효과를 보게 된 셈이다. 

이번 영구채 발행을 신호탄으로 재무부담 해소가 우선 과제인 대한항공 등 많은 대기업들이 줄을 이어 영구채 발행을 할 것으로 전망된다.  

25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두산인프라는 오는 10월 5일경에 5억 달러 규모의 만기없는 '영구채'를 국내 비금융기관으로서는 처음으로 발행한다.

지난해말 기준 부채비율이 400%가 넘어가는 두산인프라는 이번 5억 달러 자금조달로 부채비율을 상당 낮출 수 있을 뿐 아니라, 지난 2007년 밥캣 인수시 재무적 투자자(FI)로부터 조달한 인수금융 8억 달러도 오는 11월에 상환할 수 있게 됐다.

이미 해외로드쇼에서 투자자들의 반응이 좋아 발행에서 애로가 없으며, 내부적으로 보유한 현금도 나머지 3억 달러에 육박하는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그간 자본성격이나 파생상품을 가미한 하이브리드 채권은 금융회사들이 자본보완을 위해 주로 발행해 왔으나 지난 4월에 상법 개정으로 일반기업에도 발행이 허용됐다.

하지만 주간사를 선정하고 실제 발행을 추진하던 과정에서 두산인프라는 금융감독원의 자본인정 여부에 대한 해석을 기다리느라 다소 발행이 지연됐었다.

만기가 30년이상으로 발행자에 의해 연장이 가능하지만, 발행 5년후에 발행자의 콜옵션과 함께 투자자들에게 풋옵션(상환요구권)이 부가된 것에 대해 다르게 해석할 여지가 있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견해다.

문제의 핵심은 채권발행자가 상환 등과 관련해 재무적인 부담을 지게 되는가 여부인데, 투자자의 풋옵션 뿐 아니라 실제 발행자가 콜옵션을 행사해 채권을 만기전에 상환하지 않을 시 기존금리에 연 5%포인트의 금리를 부가하는 스텝업조항도 문제였다.

반면, 애당초 주간사들은 국제금융시장에서 일반적으로 받아들여지는 영구채 형태로 구조화했기 때문에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었다.

투자자가 풋옵션을 행사할 경우 신용공여약정 맺은 산업은행 등 3개 은행이 두산인프라 대신에 그 영구채를 매입해 주면되기 때문이다.

국내 대형회계법인의 한 회계사는 "결국은 올해말 기준 감사보고서가 나와봐야 모든 것이 확실해 질 것"이라고 전제한 뒤 "현재 밝혀진 구조대로라면 일반적인 영구채 형식이므로 특별한 사항이 없다면 자본으로 인식하는 데 문제가 없어 보인다"며  말했다.

주간사의 한 관계자는 "발행조건이 변경됐다는 일부 보도와는 달리 5년후 투자자의 풋옵션과 발행자의 콜옵션이 있는 당초 조건대로 발행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IB업계에서는 이번 발행이 영구채의 물꼬를 튼 셈이므로 향후 한동안 영구채 발행이 자금조달의 굵직한 창구로 활용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두산인프라에 이어 대한항공이 영구채 발행을 착수했고,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인수를 추진하고 있는 대한항공으로서는 영구채 발행으로 자금의 숨통을 틔울 수 있기 때문에 대한항공이 두산인프라를 이어 영구채 발행을 할 가능성이 가장 높게 관측된다. 

더불어 업종불황에 따른 재무부담을 해소키 한진해운이나 STX팬오션, 현대상선 등도 뒤를 따를 것으로 예상된다.

두산인프라의 영구채 발행의 한 주간사인 KDB산업은행도 앞으로 기업들의 재무적인 문제 해결을 위해 제조업체들의 영구채 발행을 적극 지원할 방침이다.

강만수 KDB금융지주 회장 겸 산업은행 행장도 최근 "국내 기업들의 영구채 발행에서도 은행이 적극지원해야 한다"고 말한 바 있다.     

다른 나라 은행들이 위축 됐을 때 여유있는 우리나라 은행이 조금만  적극적으로 나서면 힘을 얻을 수 있는 만큼 기업문제 해결에 은행이 앞장서야 한다는 맥락에서다.

산은의 해외채권 발행관계자는 "아직 발행키로 확정된 것은 없지만 이번 두산인프라 건을 계기로 상당수의 비금융 기업들과 영구채 발행을 논의하고 있는 상태"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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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이영기 기자 (007@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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