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용진 신세계 부회장 |
공정거래위원회는 계열사를 부당지원한 (주)신세계와 (주)이마트 등에 시정명령과 함께 과징금 40억 6100만원 부과했다고 3일 밝혔다.
회사별로는 신세계가 23억 4200만원, 이마트 16억 9200만원, (주)에브리데이리테일 2700만원 등이다.
신세계그룹은 자산규모가 17조 400억원으로 국내 17위 수준이며, 신세계SVN은 이명희 회장의 딸 정유경 신세계 부사장이 대주주(지분 40% 보유)인 베이커리분야 핵심계열사다.
◆ 3년6개월간 62억 부당지원 '땅짚고 헤엄치기'
공정위에 따르면, 신세계와 이마트, (주)에브리데이리테일 등 3개사가 그룹계열사인 (주)신세계SVN 및 (주)조선호텔에 대해 판매수수료를 과소책정하는 방법으로 2009년 3월 이후 약 3년 6개월간 62억 1700만원을 부당하게 지원해 온 것으로 드러났다.
이로 인해 베이커리와 피자, 델리부문 시장에서 경쟁이 저해됐으며, 중소사업자들이 시장에서 퇴출되는 등 골목상권의 피해를 유발했다는 게 공정위의 판단이다.
실제로 지난해 경쟁 프랜차이즈 브랜드 점포수가 200여개나 감소했지만, 신세계SVN의 매출은 전년대비 54.1%나 급증했으며, 같은 기간 인스토어 베이커리시장 점유율도 47.4에서 54.9%로 높아졌다.
피자의 경우도 신세계SVN이 출시한 슈퍼프라임 피자가 2년도 되지 않아 피자업체 4위(2011년 기준)로 급성장했다. 2011년 매출이 전년대비 514.3% 증가한 반면, 같은 기간 중소 피자업체의 매출은 34%나 급감했다.
델리인 베끼아에누보 역시 영업손실이 있는 상황에서 약 12억원이 지원됨으로써 부당하게 시장에 잔존할 수 있게 됐다.
결과적으로 그룹 오너의 딸이 대주주인 신세계SVN이 '땅 짚고 헤엄치기식' 영업을 할 수 있도록 부당한 방법으로 도와준 셈이다. 같은 기간 대주주인 정유경 부사장은 12억원의 배당금을 챙긴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판매수수료율 결정함에 있어 신세계그룹 정용진 부회장이 직접 관여한 증거도 포착됐다. 경영이 악화된 신세계SVN을 그룹 차원에서 적극 지원한 사실이 내부문건과 담당자의 진술 등을 통해 확인됐다.(그림 참조)
(자료: 공정거래위원회) |
◆ '골목상권 침해' 첫번째 제재 의미
공정위는 이번 조치가 총수 일가의 사익추구를 위해 베이커리 계열사를 부당하게 지원하다 적발된 첫번째 사례라는 점에서 의의를 두고 있다.
공정위 김형배 시장감시국장은 "그룹의 전국적인 유통망에 손쉽게 입점해 판매수수료까지 특혜를 받는 '땅 짚고 헤엄치기식' 영업관행에 제동을 걸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특수관계인 정유경을 합리적인 경영상의 고려없이 단지 총수일가의 딸이라는 이유로 부당하게 지원해 골목상권 침해 문제를 야기한 관행에 제동을 건 사례"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하지만 신세계나 이미트 관계자들을 검찰에 고발하지는 않았다. 이에 대해 김 국장은 "(신세계그룹이)부당지원에 대한 고의성이 애초부터 있었던 것은 아니라는 점에서 검찰에 고발하지는 않았다"고 설명했다.
공정위는 앞으로도 대기업의 부당지원행위에 대한 감시를 더욱 강화하고, 위법행위 적발시 엄중하게 제재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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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최영수 기자 (dream@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