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노종빈 기자] 최근 국민연금(이사장 전광우)의 사모펀드 투자가 이른바 '멘붕' 상태에 빠졌다.
11일 국회와 국민연금, IB투자업계 등에 따르면 국민연금은 지난달 웅진그룹의 몰락으로 계열사인 웅진폴리실리콘에 들어간 사모펀드 투자금 557억원을 최악의 경우 모두 날릴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이다.
<사진> 웅진폴리실리콘 홈페이지 캡춰 |
◆ 사실상 청산절차 밟을 듯…경매처분 유력
현재 웅진폴리실리콘은 대출 원리금을 갚지 못하고 있는 상태로 기한이익상실 결정이 내려질 여지가 크다.
이 회사 상주공장의 경우 폴리실리콘 시장가격 폭락으로 수개월 째 공장 가동을 사실상 중단한 상태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그동안 그룹차원에서 경영권 매각을 추진하기도 했지만 무위에 그쳤다. 또한 시장 상황이 크게 악화돼 회생절차가 개시되더라도 생환 가능성은 그리 높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관계자 등에 따르면 현재로서는 웅진폴리실리콘 대주단이 회생결정에 찬성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법정관리가 되면 회사는 일말의 회생 가능성이 있지만 그렇지 못할 경우 회사는 청산되고 자산은 경매 등으로 넘어가 처분된다.
대주단은 웅진폴리실리콘의 매각을 최우선적으로 추진하고, 최악의 경우 부동산과 공장 설비 등의 유형자산은 경매에 부치는 등 원금을 최대한 회수할 방침이다.
◆ 국민연금 지분 557억 '휴지조각'
현재 이 회사에서 국민연금의 성격은 펀드 투자자이자 회사 지분을 보유한 주요 주주인 상황이다.
국민연금은 미래에셋 계열의 '미래에셋파트너스5호'라는 사모펀드를 통해 지난 2009년 투자한 557억원을 모두 날릴 위기에 처한 모습이다.
막대한 채무를 갚지 못해 사실상 파국을 맞은 상황에서 이 회사의 주식은 휴지조각에 불과할 전망이기 때문이다.
지난 2011회계연도 결산 당시 웅진폴리실리콘의 재무구조를 보면 자산총계 7375억원 부채총계 5563억원, 자본금 1957억원이었다.
자산에 비해 부채규모가 과다한 상황이어서 이 회사의 주요 자산이 경매처분 된다면 투자자인 국민연금은 본전을 찾기 어려울 것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예상이다.
◆ 국민재산, 불투명한 사모펀드 투자 적절한가
국민연금의 주요한 대체투자 방식 가운데 하나인 사모투자의 주된 특징은 사적 투자, 즉 비밀주의식 투자라는 점이다.
사모펀드 투자의 경우 투자 내용이나 경영 현황에 대해 공개하지 않아도 되므로 투자의 실체를 숨길 수 있다는 특징이 있다.
즉 국민들은 미래에셋파트너스5호라는 사모펀드의 이름만 알 수 있을 뿐 국민연금이 투자한 펀드인지, 투자 규모는 얼마인지 전혀 알 수 없다.
하지만 이는 공공성과 투명성이 가장 중요시 되는 국민연금의 기금운용 원칙과도 정면으로 배치된다는 지적이다.
또한 이번 웅진폴리실리콘 투자의 경우처럼 수백억원에 이르는 투자금 전액을 날리는 투자 실패가 발생했을 때도 아무도 책임지지 않는 부조리가 언제든 재발할 수 있다.
◆ 국민연금, "투자금 회수 가능성 속단 일러"
국민연금 측은 아직까지 투자금 회수 가능성에 대해서는 속단할 수 없으며, 웅진그룹 채권단과 함께 법원의 법정관리 결정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는 입장이다.
국민연금 관계자는 "현재 대체투자 일환으로 인프라투자와 부동산투자를 비롯, 사모펀드에도 일부 투자하고 있다"면서 "사모펀드이기 때문에 자세한 투자 내용은 공개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모든 투자는 기금운용위원회에서 기금운용 계획이나 승인을 해서 적법하게 투자를 집행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글로벌 투자시대의 프리미엄 마켓정보 “뉴스핌 골드 클럽”
[뉴스핌] 노종빈 기자 (unti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