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손희정 기자] 인천공항면세점에서 롯데와 신라면세점 등 대기업 면세점들이 알짜품목인 주류와 화장품을 독점판매 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14일 이윤석 의원(민주통합당)에 따르면, 인천국제공항공사가 2008년 당시 면세사업 제2기 운영에 참가하는 롯데 및 신라면세점과 계약 체결 시 매출액 상위 4개 품목인 주류, 담배, 화장품, 향수 등을 각각 2개 품목씩 나눠 두 면세점에만 사실상 독점에 가까운 판매권을 부여한 것으로 밝혀졌다.
그 결과 롯데면세점은 주류 및 담배, 이를 제외한 기타 품목을, 신라면세점은 화장품 및 향수, 이를 제외한 기타 품목을 취급하게 됐고 그 과정에서 공기업인 관광공사면세점은 해당 4개 품목을 제외한 기타 품목만을 취급하게끔 계약을 체결하여 민간기업 면세점 몰아주기가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주류, 담배, 화장품, 향수 등은 인천공항면세점을 방문하는 내외국인들에게 손꼽히는 인기품목들로서 이 4개 품목의 취급여부는 각 면세점의 매출액 등 영업실적에 상당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분석됐다.
실제로 제2기 운영계약 체결 시 해당 4개 품목 중 그 어떤 것도 취급허가를 받지 못한 관광공사는 매출 및 수익 등에 있어 상당한 타격이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과거 4개 품목들을 취급했던 제1기 운영(2001~2007년) 중이던 2004년부터 2007년, 제2기 운영 중이던 2008년부터 2011년까지 각각 4년간의 누적수익을 비교한 결과 약 980억원의 차이가 나는 것으로 집계됐다.
또 인천국제공항공사의 민간기업 면세점만을 대상으로 한 인기품목 몰아주기 뿐만이 아니라 각 면세점별 매장위치 선정 역시 불공정 거래행위로 지적받을 소지가 다분하다.
인천공항면세점 내에서도 고객들의 주요 이동경로에는 대부분 롯데 및 신라면세점의 명품, 부띡제품 등이 자리하고 있다.
반면 국산품을 주로 판매하는 관광공사 면세점은 롯데 및 신라 두 면세점에 비해 상대적으로 유동인구가 적은 위치에 배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이 의원은 "인천국제공항공사가 불공정한 계약체결을 통해 일부 민간기업 면세점들에게만 특혜를 부여하고 정작 면세사업 수익을 공공부문에 재투자하는 같은 공기업은 뒷전으로 제쳐두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민간기업 면세점들은 면세사업을 통해 엄청난 수익을 올리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국가에 턱없이 낮은 수준의 특허료를 내고 있을 뿐만 아니라 공익적 목적을 위해 출연하는 부분이 전무하다는 것이 가장 큰 문제"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국가가 관리해야 할 특혜사업인 면세사업을 일부 재벌 대기업들의 독과점 시장이 되도록 방기한 정부 역시도 그 책임을 피할 수 없다"며 "공익성을 우선 시 해야 하는 면세사업 특성상 관광공사 면세점의 존치 문제 역시 재검토 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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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손희정 기자 (sonhj@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