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이연춘 기자] 국제 곡물가격 급등으로 인해 밀가루, 우유 등의 국내 물가 상승 압박이 본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15일 관련업계와 연구기관 등에 따르면 다음 달부터 밀가루를 시작으로 연쇄적인 애그플레이션이 일어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애그플레이션이란 농업(Agriculture)과 인플레이션(Inflation)의 합성어로 곡물 가격 급등이 식료품 가격 상승으로 이어지고 그 영향이 전반적인 물가 상승을 이끄는 상황을 말한다.
세계적인 이상 기후의 영향으로 밀가루, 옥수수, 대두 등 국제 곡물가격이 잇따라 역대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다.
이 여파가 국내에 곡물이 수입, 유통되는 3~5개월 뒤부터 나타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애그플레이션으로 인한 소비자물가의 추가 상승폭을 0.3~0.4% 포인트로 예측하고 있다.
앞서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은 지난 7월 "올해 말부터 애그플레이션이 본격화될 것"이라고 밝혔다. 예상되는 가격 상승률로는 내년 1분기까지 밀가루 30.8%, 전분 16.3%, 유지류 11.2%, 사료 10.2%를 제시했다.
밀가루는 가격 압박이 가장 크다.
지난 12일 시카고 상품거래소 기준 원맥은 부셸당(27.2㎏) 880센트로 2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지난달 국제시세는 연초인 1월 평균 시세보다 40%가량 올랐다.
옥수수, 대두 등 사료값 상승에 따른 우유값도 불안하다.
지난해 11월 서울우유 등 대부분 유업체들은 원유값 상승분을 반영해 우유값을 일제히 10% 가량 올렸다.
사료값이 오르면 축산농가에서 소를 도축하기 때문에 우유 공급량이 줄어 원유값이 오를 수밖에 없다는 게 업체 관계자의 설명.
때문에 통상 3년에 한번 정도 조정되는 원유값은 내년에 추가로 오를 가능성이 있다. 우유가 들어가는 커피, 빵, 아이스크림, 유제품 등 2차 제품까지 합치면 우유값 상승의 파장은 상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12월 대선을 앞두고 물가안정이 최대 과제로 떠오른 만큼 곧바로 가격 상승으로 이어지긴 어려울 것으로 관측된다. 밀가루값의 경우 내년 상반기 10%대 인상, 원유값은 동결 또는 미미하게 상승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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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이연춘 기자 (lyc@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