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노희준 기자] 야권 대선주자들이 울산 방문에 나선 가운데 후보 단일화의 대상인 안철수 무소속 대선 후보가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후보와는 엇갈리고 심상정 진보정의당 대선후보와는 마주쳤다.
25일 안 후보와 문 후보는 우연히 동일한 KTX 열차에 몸을 실었다. 안 후보는 이날 오전 10시 서울역에서 부산으로 향하는 KTX 123열차 8호차에 올라탔다. 1박 2일 일정의 울산·경남 투어에 나서는 길이었다. 그런데 문 후보가 우연히 동대구역에서 이 열차 3호차에 탑승했다. 대구 경북 선대위 발대식을 끝내고 울산 선대위 발대식에 참석하기 위해서였다. 두 후보의 종착역은 모두 울산역이었다.
하지만 안 후보와 문 후보의 만남은 이뤄지지 않았다. 두 후보측 관계자에 따르면, 두 후보는 서로 같은 열차에 타고 있었던 것을 알고 있었지만, 어느 후보도 먼저 상대방을 열차에서 찾지 않았다.
아울러 울산역에 두 후보가 모두 내린 이후에도 두 후보의 만남은 이뤄지지 않았다. 문 후보가 먼저 내려 대합실에서 지지자들에 둘러싸여 인사를 나누는 사이 안 후보는 그냥 울산역을 빠져나간 것이다.
두 후보의 엇갈린 만남에 대해 정치 개혁안을 두고 최근 부쩍 신경전을 벌이고 있는 두 후보의 현재 '거리감'이 그대로 드러난 것이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하지만 두 후보측은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안 후보측 박상현 부대변인은 뉴스핌과의 통화에서 "서로 볼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다. 문 후보가 지지자들에게 둘러싸여 있었고 (만나려면) 두 사람 중에 한 사람이 헤치고 나와야 했었다"며 "(현대차 사내하청 비정규직 노동자 송전탑 고공농성 현장에서) 심상정 후보와는 자연스럽게 만났다"고 말했다. 일부러 피한 것이 아니라는 설명이다.
문 후보측 송창욱 부대변인도 뉴스핌과의 통화에서 "사전에는 알지 못했고 동대구역에 도착하니 철도 관계자들이 서울에서 안 후보가 저 기차(123열차)를 타고 내려온다고 해서 알았다"면서 "같은 호차에 타서 만났다면 아는 척을 했겠지만, 동대구역에서 울산역까지 20분 정도밖에 안 걸려 8호차(안 후보가 탄 열차)까지 (가기에는) 조금 무리가 있었다"고 말했다.
또한 "문 후보가 나와 지지자들과 사진을 찍고 있는데 안 후보가 지나갔다"며 "안 후보가 (문 후보를) 못 봤을 수도 있다. 우리 수행하는 사람들은 (안 후보를) 봤지만 문 후보는 지지자들한테 둘러싸여 있어 (안 후보를) 못 봤다"고 말했다. 역시 큰 의미 부여를 하지 말라는 것이다.
지금까지 안 후보와 문 후보가 공식석상에서 만난 것은 지난 13일 서울에서 열린 마라톤축제에서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와 함께 3자가 만난 것이 유일하다.
한편, 안 후보는 이날 울산 광역시 북구 명촌동의 현대차 공장 근처 송전탑에서 현대차 사내하청 노동자들이 고공 농성을 벌이는 현장을 방문하고 나오는 도중 농성현장을 방문하러 온 심상정 진보정의당 대선후보와 노회찬 진보정의당 공동대표, 천호선 최고위원 등을 만났다.
이 자리에서 심 후보는 안 후보에게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큰 힘을 얻었을 것"이라 말했고 안 후보는 "조금이나마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고 화답했다. 노 대표도 "잘 오셨다. 수고 많으시다"고 환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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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 노희준 기자 (gurazip@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