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김선엽 기자] 지난 3분기 우리나라의 GDP 성장률이 전년동기대비 1.6% 성장에 그친 것으로 드러남에 따라 향후 경기 방향을 놓고 채권시장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4분기 소폭의 반등이 예상되지만 내년 1분기에도 회복세가 이어지지 못할 경우, 추가적인 금리인하 가능성이 다시 증가하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대체로 오는 4분기 성장률이 다소 반등할 것이라 내다보고 있다. 미국 대선이 종료됨에 따라 재정절벽 등의 불확실성이 일정하게 해소되는 가운데 3분기에 지연된 투자가 집행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다.
또한 지난해 4분기 국내 경제가 크게 안 좋았던 기저효과도 작용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 한은 "ESM 출범 긍정적..주요국 정책 효과 기대"
한은 역시 글로벌 시장이 미약하게나마 회복세를 보임에 따라 내년 경기가 올해보다는 확실히 나아질 것이라고 보고 있다.
한은 조사국 관계자는 "현재 국내 경기는 미국과 유럽에 발목이 잡힌 상태"라며 "미국은 양적완화(QE3)를 발표했고 최근 주택시장에서 좋은 신호가 나옴에 따라 주요 투자은행(IB)에서도 미국 경제성장률 전망을 높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유럽중앙은행(ECB)도 무제한국채매입(OMT)을 통해 부채위기 국가를 지원하고 있으며 유로안정화기구(ESM) 출범도 긍정적"이라며 "최근 유럽 재정위기 관련한 언급들이 안 나오는 것이 나아지고 있다는 또 하나의 반증"이라고 덧붙였다.
정치적 장벽 때문에 지연되던 정책 시행이 현실화됨에 따라 유럽과 미국의 불확실성이 완화되고 글로벌 금융시장의 안정과 함께 실물 경기도 회복될 것이라는 기대다.
그러나 낙관은 어렵다. 이미 한은은 지난해 경제전망을 통해서 올해 경기의 상저하고를 예측한 바 있지만 3분기 성장률이 전기대비 0.2%를 기록한 것에서 드러나듯 이미 한은의 예상보다 경기 반등 시기는 크게 후퇴했다.
한은 조사국의 또 다른 관계자는 "ESM 출범이 우리의 전망보다 늦어지면서 불확실성이 완화되는 속도가 기대에 못 미쳤다"며 "당초 예상보다 유럽 재정위기가 길어지면서 회복시점이 지연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3분기 확인이 끝났고 4분기부터 시원하게 경기가 올라서지는 못하겠지만 바닥을 다지면서 완만하게 나아질 것"이라고 기대했다.
◆ "빨라야 내년 2분기가 저점", "美 대선 이후 불확실성 제거"
반면, 경기의 향방에 가장 민감한 채권시장 관계자들은 의견이 엇갈리는 모습이다.
먼저 부정적인 견해는, 3분기 성장률이 낮아졌다는 이유만으로 향후 경기 반등을 예측하는 것은 딱히 근거가 없다는 지적이다. 미국의 미약한 경기 회복세가 양적완화에 의한 일시적 효과에 그칠 수 있으며, 미국 대선에서 롬니 후보가 승리하면 향후 미국의 통화정책은 이전과 크게 방향성이 달라질 수 있고, 중국의 권력 교체 리스크도 고려해야 한다고 보고 있다.
삼성증권 오현석 애널리스트는 "중요한 것은 소득"이라며 "위험이 해결되면 저절로 수익이 발생한다는 것은 안일한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어 "기업들의 실적을 보면 3분기는 물론이고 4분기 전망도 안 좋아지고 있다"며 "미국 연준이 돈을 공급해도 기업들의 이익이 증가하지 않고 있다"고 판단했다.
주요국의 경기 부양책이 가계 소비로 이어질 때까지는 상당히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그는 "내년 상반기까지는 현재의 침체가 지속될 것"이라며 "빨라야 내년 2분기가 저점이지 않을까 싶다"고 내다봤다.
다른 쪽에서는 한은과 유사하게 완만한 회복세를 기대하고 있다.
증권사의 한 채권 딜러는 "내년엔 전반적으로 올해보다는 좋을 것으로 예상한다"며 "올해 4분기와 내년 1분기를 지나면서 그런 기대감이 시장에 반영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다른 증권사의 한 채권 딜러는 "내년 1분기는 미약하나마 회복세를 기대한다"며 "미국 대선이 끝나면 주식시장은 아무래도 불확실성 제거로 받아들일 것"이라고 예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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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 김선엽 기자 (sunup@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