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최영수·곽도흔 기자] 국내 원자력발전소에 사용된 부품의 품질검증서가 대량으로 위조됐던 것으로 드러났다.
상당수의 부품이 연관된 영광원전 5,6호기는 부품 교체를 위해 연말까지 가동이 중단될 예정이다.
5일 지식경제부와 한국수력원자력은 8개 부품 납품업체가 제출한 품질검증서 60건이 위조됐다고 밝혔다.
해당되는 원전부품은 총 237개 품목, 7682개 제품이며 8억 2000만원 규모로 집계됐다.
이들 부품의 98.4%가 영광원전 5,6호기에 집중 설치됐으며, 나머지는 영광원전 3,4호기와 울진원전 3호기에 일부 설치된 것으로 확인됐다.
이번 사건은 지난 9월 외부 제보를 통해 알려졌으며, 이후 한수원 자체 조사를 통해 전모가 드러났다. 한수원은 위조가 의심되는 2건의 검증서를 해외 검증기관에 직접 확인해 지난달 19일 위조 사실을 처음으로 확인했다.
품질검증서를 위조한 업체 8곳은 모두 국내 업체로 밝혀졌으며, 한수원 직원이 직접 개입됐는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은 상황이다.
한수원은 이번 사건에 대한 철저한 수사를 위해 지난 2일 검찰에 공식적으로 수사를 요청했으며, 한수원 직원의 연루가능성에 대해서도 자체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한수원의 김균섭 사장은 "올해 여러가지 불미스러운 일로 국민들께 걱정을 끼쳐드려 죄송하다"면서 "이같은 사건이 재발되지 않도록 철저하게 대비책을 강구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검찰수사 결과 한수원 직원의 비위행위가 적발되면 관련 규정에 따라 엄중 조치하고, 직원 내부기강 확립에 더욱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지경부와 한수원은 이번 사건을 계기로 미검증품 전체를 '전면 교체한다'는 원칙 하에 조속히 교체작업에 착수할 계획이다.
영광 5, 6호기의 경우 미검증품이 원전에 광범위하게 사용되어 전반적인 안전점검이 필요한 상황이어서 연말쯤 재가동이 가능할 전망이다.
영광 3,4호기와 울진 3호기는 모두 다중화 설비에 사용되어 원전 운전 중 교체작업이 가능한 것으로 확인됐다.
홍석우 지경부 장관은 "영광 3,4호기는 오늘부터 전체부품의 교체가 완료되는 시점으로 예상되는 연말까지 가동 정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원전 가동정지로 인해 올 경우 전력난은 더욱 가중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전력당국은 초고강도 전력수급 종합대책을 마련해 11월 중순부터 조기에 시행할 계획이다.
정부는 11~12월 중 예비력은 275∼540만kW 수준으로 예상되나, 내년 1월과 2월에는 예비력이 급감해 영광 5, 6호기 부품 교체가 지연될 경우 30만kW까지 급감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지경부는 이날 조석 2차관을 본부장으로 하는 전력수급비상대책본부를 설치하고 전력위기에 적극 대응할 방침이다.
홍 장관은 "기업체 수요를 적극 통제하고 비상발전기을 최대한 가동하는 방향으로 전력위기 대책을 세우고 있다"면서 국민들의 적극적인 절전 동참을 호소했다.
[뉴스핌 Newspim] 최영수·곽도흔 기자 (dream@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