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재선이 아시아 지역 통화에 상승 날개를 달 것이라는 주장이 나왔다.
팽창적 통화완화 정책이 지속될 가능성이 높은 데다 중국을 둘러싼 정치적인 마찰이 종료되면서 아시아 통화에 호재가 될 것이라는 진단이다.
노무라증권은 8일(현지시간) 보고서를 통해 오바마 대통령의 재선을 계기로 중국과 미국 간의 불협화음이 해소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위안화의 점진적인 평가절상에 힘을 실어줄 것이라는 관측이다.
노무라의 크레이그 찬 전략가는 “오바마 대통령의 재선으로 인해 위안화의 평가절하 및 미-중간 정치 갈등이 해소될 전망”이라며 “뿐만 아니라 중국의 위안화 평가절상 및 시장 원리에 근거한 거래에 대한 미국 정부의 압박이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연방준비제도(Fed)의 통화정책 기조 유지 역시 아시아 지역 통화의 상승 탄력을 높일 것으로 예상된다.
씨티그룹의 고라브 가르그 외환 애널리스트는 “오바마 대통령의 승리는 양적완화(QE)의 조기 종료에 대한 시장의 우려를 불식시켰다”며 “이는 아시아 지역 통화에 긍정적인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BNP 파리바의 티오 친 루 외환 전략가 역시 “시장의 관심이 중국의 경기 회복을 포함해 긍정적인 측면에 모아지고 있다”며 “여기에 중국의 리더십 교체로 인한 긴장 완화도 중국을 중심으로 아시아 통화에 호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시장 전문가들은 중국 위안화 이외에 한국 원화와 말레이시아 링기트화, 필리핀 페소화 등이 상승 흐름을 탈 것으로 예상했다.
한편, 미국의 재정절벽 리스크로 인해 아시아 통화의 상승폭이 제한될 수 있다고 업계 전문가는 지적했다.
맥쿼리의 니잠 이드리스 외환 전략가는 “통화완화 정책과 재정절벽의 균형을 염두에 둬야 한다”며 “재정절벽 문제와 관련, 오바마 대통령의 정책 수행력이 연준의 통화정책만큼 결정적인 변수”라고 말했다.
앞서 이날 니혼게이자이신문(日本經濟新聞)은 오바마의 승리로 인해 엔화가 강세를 보일 것이라고들 예측하지만, 미국 의회가 재정절벽을 회피하는 데 합의한다면 상황은 반대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일본은행(BOJ)의 고위 관계자는 "오바마가 재선된 것이 기쁘다"고 말했다. 밋 롬니의 정책 아젠다가 엔화 약세를 이끌 것으로 보이지만, 오히려 그가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할 경우 위안화 강세를 따라 엔화도 더 큰 평가절상 압력에 노출될 수 있다는 것이 중앙은행 관계자의 설명.
스테이트스트리트 도쿄지점의 외환담당 수석 도미타 기미히코는 "당분간 엔화가 강세를 보이겠지만, 미국 경제가 살아나면서 자금이 다시 뉴욕 증시로 몰리기 시작하면 엔화 약세 시나리오가 살아날 것"이라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기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