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최영수 기자] 최근 이마트가 판매하고 있는 이른바 '반값 안경테'에 대해 공정거래위원회가 조사에 착수했다.
9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이마트는 지난달 25일부터 이마트에 입점해 있는 안경점과 공동기획을 통해 가격을 50% 낮춰서 팔고 있다. 복잡한 유통구조로 인한 안경테의 '거품'을 빼겠다는 것이다.
대량구매를 통해 좋은 제품을 싸게 팔겠다는 점은 소비자에게 유익한 일이지만, 이상한 결제방식으로 인해 의혹을 사고 있다. 안경원에서 판매는 하지만, 결제는 이마트가 하기 때문이다.
◆ "부당한 지위남용" VS "합리적인 공동구매"
이마트는 이같은 판매방식으로 통해 3%의 판매수수료를 취하고 있다. 소비자에게 '싸다 판다'는 명목으로 매출도 올리고 수수료도 챙기는 '일석이조'의 행사를 기획한 것이다.
하지만 안경점 입장에서는 반값 할인에다 적지 않은 수수료까지 물면서 볼멘소리가 터져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이마트에 입점한 안경사들은 이번 '반값행사'에 동참하고 싶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이마트와의 재계약시 불이익을 우려해 '울며 겨자먹기'로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만일 이마트측이 기획행사를 추진하면서 부당한 압력을 행사했다면 공정거래법상 '부당한 지위남용' 행위에 해당된다.
공정위 서울사무소 관계자는 "최근 제보가 들어와 조사중인 것은 맞다"면서도 "구체적인 내용을 밝힐 수 없다"고 말했다.
8일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서도 이같은 문제가 제기됐다. 새누리당 김명연 의원은 "안경원에서 판매하면서 이마트가 결제하는 행위는 소비자를 기만하는 행위"라면서 공정위의 철저한 조사를 촉구했다.
이에 대해 김동수 공정거래위원장은 "제보가 들어와 현재 조사중인 것으로 안다"면서 "(결제방식이)정상적인 절차는 아닌 것 같다"고 답했다.
◆ 김명연 의원, "시호비전그룹 우월적 지위남용"
이번 이마트의 '반값 안경테' 판매행사 이면에는 안경전문기업 시호비전그룹(회장 김태옥)의 독점적인 안경테 공급 문제도 얽혀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시호비전그룹은 안경점을 직영하거나 재임대하는 방식으로 전국에서 안경점을 운영하고 있는데, 우월적인 지위를 남용해 부당한 압력을 행사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다.
이번 이마트의 기획행사에 참여한 110여개 안경점 중 시호그룹이 실제로 관리하는 안경점이 과반이 넘는 것으로 김명연 의원측은 추정하고 있다.
또한 이마트는 이번 행사로 인해 대량 주문한 3만개의 안경테를 시호비전그룹측에 몰아준 것으로 알려졌다.
김명연 의원은 "이마트와 시호비전그룹이 우월적 지위를 남용해 물건을 공급하고, 이에 따라 높은 수수료를 챙기고 있다"면서 "행사에 참여하지 않을 경우 재임대시 불이익을 당할 것이라고 안경원을 압박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이마트측은 "이마트 내 115개 안경점 중에서 시호비전 직영점은 13개에 불과하다"면서 "시호비전과 함께 안경점에 부당한 압력을 행사했다는 것은 억측에 불과하다"고 반박했다.
하지만, 시호비전그룹에 대한 안경사들의 불만과 지적이 끊이질 않고 있어 '반값 안경테' 판매에 대한 공정위의 명확한 조사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뉴스핌 Newspim] 최영수 기자 (dream@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