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유로존 회사채 시장이 줄어들고 있다.
회사채 신규 발행이 만기 상환을 밑도는 데다 은행권 자금 거래가 줄어들고, 기업 투자가 크게 위축되는 등 자금시장 곳곳에 한파가 불어닥친 결과다.
9일(현지시간) 뱅크오브아메리카(BOA)-메릴린치에 따르면 연초 이후 유럽 은행권이 발행한 유로화와 파운드화 표시 채권은 3350억유로(4270억달러)로 지난해 4430억유로에서 큰 폭으로 감소했다.
이는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2009년 6710억유로와 2010년 5030억유로에 비해서도 대폭 줄어든 수치다. 2009년 이후 은행권 채권 발행은 급속하게 위축되는 모습이다.
유럽중앙은행(ECB)에 따르면 3분기 유로존 기업에 대한 은행 대출은 전년 동기에 비해 450억유로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회사채도 마찬가지다. 연초 이후 유럽 기업의 유로화 및 파운드화 표시 회사채 발행 규모는 6330억유로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5830억유로에서 늘어난 것이지만 2011년 6520억유로에 못 미치는 수치다.
은행권이 발행한 채권의 시가총액은 6320억유로로 지난해 말에 비해 8% 줄어들었고, 2011년 7월 사상 최고치에 비해서는 12% 감소했다.
크레디트사이트의 데이비드 와츠 전략가는 “은행권 대출 감소가 금융시스템과 거시경제 중 어느 쪽의 문제에 따른 것인지 명확하지 않다”며 “분명한 것은 대출 기준을 충족시키는 기업들은 대출을 꺼리고, 나머지 기업들은 대출을 받을 수 없을 뿐 아니라 원하지도 않는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ECM 애셋 매니지먼트의 데릭 하인스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기업들이 신규 투자에 나서지도 않고 신규 채용도 하지 않고 있다”며 “거시경제 전망이 흐린 데 따라 기존의 생산 설비도 제대로 가동하지 않는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ECB는 8일 통화정책회의에서 기준금리를 0.75%로 동결한 한편 부채위기 진화를 위해 국채 매입에 나설 준비를 완료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시장 전문가는 ECB의 위기 진화책이 금융시스템과 실물경기에 효과적으로 작동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