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권지언 기자] 대만 휴대폰 제조업체 HTC와의 특허권 사용 합의는 특허 문제에 대한 미국 애플사의 노선 변경을 시사하는 것이란 분석이 나왔다.
만약 과거 특허전 강경 노선의 변화를 의미하는 것이라면 이것이 삼성전자와의 특허전에 미칠 영향은 없을지 주목된다.
지난 11일 애플과 HTC는 애플 제소로 지난 2010년 시작된 특허권 소송을 중단하고 향후 10년간 특허권 사용을 보장하는 협약에 합의했다.
이날 블룸버그 통신은 HTC와 합의한 애플이 특허권 분쟁 노선이 고 스티브 잡스 전 최고경영자(CEO) 때와 달라졌음을 시사한다고 분석했다.
통신은 사망한 스티브 잡스 전 CEO가 '안드로이드 진영과는 핵전쟁도 불사하겠다'며 강경노선을 택했던 것과는 달리 팀 쿡 CEO가 이보다 더 온건한 태도를 취할 것임을 보여준다고 분석했다.
이에 대해 보스턴 소재 양키그룹 애널리스트 칼 호위는 “팀 쿡이 CEO 자리를 유지하는 동안 애플은 경쟁사들과의 법적 분쟁을 예전처럼 추진하려 하지 않고, 이견을 좁히는 쪽을 택하고 있다”면서 “HTC와의 이번 분쟁 합의는 애플의 소송 의지가 누그러졌음(softening)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대만 시장에서는 시장조사업체 가트너(Gartner)의 분석가가 "양사의 합의는 HTC의 제품 개발, 특히 미국시장에서의 전망을 밝게 한다"고 평가하면서, "또한 합의는 소비자들에게 애플과 구글 진영 모두를 영구적인 특허 전쟁을 수행하는 이미지에서 벗어날 수 있게 한다는 점에서 도움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아직 두 회사는 구체적인 합의 내용에 대해 함구하고 있지만, HTC 측은 이번 합의가 재무 여건에 변화를 주지 않을 것이며 4/4분기 실적에도 큰 영향은 없을 것이라고 논평했다.
12일 대만 주식시장의 HTC 주가는 곧장 상한가인 241.50대만 달러까지 뛰어올랐다. 대만 일일 주가 상승 제한 폭은 약 7%로, 이날 HTC의 주가는 15.50대만 달러 올랐다.
올해 2월 말 장중 672대만 달러까지 기록했던 HTC의 주가는 11월 5일에는 200대만 달러 선이 깨지면서 장중 191대만 달러까지 떨어지기도 했지만, 이후 200대만 달러 선을 지지 삼아 반등하고 있다.
애플이 HTC와의 특허전쟁 종료를 선언하자 시장은 삼성전자와 애플의 특허 소송에 어떠한 변화가 있을지 주시하는 모습이다.
이날 삼성전자 주가는 서울 증시에서 4000원, 0.3% 오른 134만 5000원을 기록했다.
한편, 애플과 HTC의 특허 합의는 삼성전자와의 소송에 집중하기 위한 포석이라는 분석이 앞서 제기됐다.
이날 파이낸셜타임스(FT)는 애플이 안드로이드 진영의 스마트폰 제조사인 HTC와 특허소송을 중단하고 합의한 것은 삼성전자와의 더 큰 싸움을 위한 것이라는 분석을 소개했다.
[뉴스핌 Newspim] 권지언 기자 (kwonji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