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우동환 기자] 1990년대 자본자유화의 열렬한 전도사 역할을 했던 국제통화기금(IMF)이 핫머니 유입에 대한 일부 국가들의 직접 자본통제를 반대했던 기존 입장을 철회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를 비롯한 선진국 중앙은행들의 양적완화의 여파로 신흥국으로 자금이 쏠리는 현상이나 이미 다양한 국가들이 이러한 정책을 을 고려한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3일(현지시각) IMF는 스탭보고서를 통해 다른 경제적 조치로 국가 간 자본 이동을 직접 규제하려는 일시적인 조치는 적절하다는 것이 '공식 입장(institutional view)'이라고 밝혔다.
이 같은 결론은 3년 간의 숙고 끝에 나온 것으로, 직접 자본통제가 극심한 국제 자본 이동의 변동성을 억제하는 데 유용한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점을 받아들인 것이다.
IMF는 다만 자본 이동의 직접 규제의 전제 조건으로 "목표 제시와 함께 투명하고 일시적인 조치여야 한다"고 선을 그었다.
IMF는 지난 1990년대 이후 국가 간 자유로운 자본 이동, 자본 자유화를 추구해왔다는 점에서 이번 발표는 증대한 입장 변화로 풀이되고 있다.
최근 브라질과 한국 등 신흥국들은 미국의 양적완화로 가파르게 유입되고 있는 핫머니를 차단하기 위해 규제에 나서고 있다.
IMF는 이런 국가 간 자본 이동의 변동성이 금융시장에서 '거품'을 형성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일부 국가들이 취약성에 노출 될 수 있다는 지적을 인정한 셈이다.
보고서는 "자본 자유화는 올바르게 계획적으로 적절한 시점에 그리고 충분히 그 비용과 효과를 감안한 위에서 이루어져야 한다"면서, "자본 이동에 대한 완전한 자유가 언제나 모든 국가에 적절한 목표라고 정당화될 수는 없다"고 인정했다.
다만 IMF는 자본의 [자유로운] 이동이 국가의 전반적인 경제 성장과 경제의 효율성을 개선하는는데 도움을 주고 있다고 주장하면서 자본을 직접 통제하기 전에 재정 긴축, 금리인하, 환율 상승 용인을 통한 조정 등과 같은 다른 정책 수단을 먼저 활용해야 한다는 점도 강조했다.
또 IMF는 자본 흐름 통제는 자금 유출보다는 자본 유입 쪽에 더 적합한 것이며, 내국인과 외국인을 거주지에 따라 제약하지 말고 금융 감독 조치를 통해 평등하게 취급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점도 덧붙였다.
특히 IMF는 유로존의 경험은 충분히 잘 규제되지 못하는 금융시스템에서 자유로운 자본흐름을 허용하는 경우 발생할 위험을 보여준 것이며, 그 해결책은 국가 간 돈의 이동을 제한하는 것보다는 거시건전성 규제를 도입하고 또한 은행 및 금융동맹으로 나아가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뉴스핌 Newspim] 우동환 기자 (redwax@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