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이동훈 기자] 건설경기 침체가 장기화되면서 국내 대형건설사의 신용등급이 줄줄이 하락하고 있다. 중견사보다 상대적으로 건전한 경영환경을 유지했지만 끝 모를 업황부진에 대형사도 타격을 받고 있다.
10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지난 7일 미국 신용평가회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GS건설과 포스코건설의 신용등급을 'BBB'에서 'BBB-'로 각각 한 단계 내렸다.
S&P는 “포스코건설은 모회사 포스코의 재무건전성이 약화되고 있어 재정적 위험에 노출됐고, GS건설은 보증을 제공한 시행사의 채무를 인수할 가능성이 커졌다”며 등급하락 이유를 설명했다.
포스코건설은 그룹 내 공사물량이 20~30%에 달하는 상황에서 모회사의 경쟁력 축소는 곧 매출 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 국제신용평가사 피치는 이달 포스코의 장기 신용등급을 ‘A-’에서 ‘BBB+’로 한단계 내렸다. 등급전망도 ‘부정적’으로 메겼다.
GS건설은 원가율 상승으로 매출 총이익에 제동이 걸린 상태다. 지난 3.4분기 매출이 해외사업 선전으로 전년동기대비 증가했다. 반면 이 기간 영업이익은 74% 감소한 490억원을 기록했다. 원가율이 지난해 88.6%에서 올해 90.4%로 상승한 게 발목을 잡았다.
두 회사의 신용등급이 한 단계 내려갔다고 해서 당장 기업운영에 타격을 받진 않는다. 아직도 신용등급은 '투자적격' 대상이기 때문이다. 다만 해외 자금조달때 금리가 소폭 인상될 가능성이 있지만 전체 비중이 낮다는 점에서 우려는 크지 않다.
하지만 신용등급 하락이 추가적으로 이뤄지면 상황이 달라진다. S&P는 두 회사의 등급전망을 각각 '부정적'으로 제시하며 추가 강등의 문은 열어 논 상태다.
신한금융투자 이선일 애널리스트는 “현재 신용도가 당장 우려할 만한 수준은 아니지만 추가적인 신용등급 하락은 해외시장에서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며 “가격경쟁력, 설계기술력 등의 제고 뿐 아니라 신용등급 하락의 우려감을 불식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이들 회사 뿐 아니라 올해 건설사들의 신용등급은 줄줄이 하락하고 있다. NICE신용평가가 지난 7월 삼환기업의 기업 및 회사채 신용등급을 기존 'BB+'에서 'CCC'로 하향 조정했다. 또 한라산업개발은 'BB+'에서 'D'로 추락했고 남광토건도 'CCC'에서 'D'로 내려갔다.
새로운 주인을 찾고 있는 쌍용건설도 지난 10월 유동성 위기에 빠지며 'BBB+'에서 'BB+'로 신용등급이 낮아졌다. BB+는 투기등급이다.
대형건설사 한 관계자는 “상위 건설사도 그룹이 발주한 공사물량이 줄어든 데다 미분양 적체가 계속돼 신용등급 추가 하락의 위험성은 여전하다”며 “내년 건설시장의 개선이 불투명하단 점에서 신용등급이 추락하는 건설사가 적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이동훈 기자 (leedh@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