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8대 대통령선거가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와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의 맞대결로 압축됐다. 각 후보의 핵심공약을 살펴보고 실현가능성을 점검함으로써 국민들의 올바른 선택을 돕고자 한다.<편집자 주>
[뉴스핌=최영수 기자] '경제민주화'가 이번 대선의 핵심 이슈로 부각된 가운데 '출자총액제한제도(출총제)' 부활을 놓고 여야 후보가 뚜렷한 시각차를 보이고 있다.
출총제는 기업이 다른 기업에 출자할 수 있는 총액을 규제하는 제도로서 1987년 도입됐으나, 2007년 완화된 이후 이명박 정부 들어 폐지됐다.
도입 당시에는 순자산의 40%까지 출자를 제한했지만, 1995년 25% 수준으로 낮춰졌고 외환위기 직후인 1998년 2월 폐지됐다. 이후 2001년 '30대 대기업집단, 순자산 40% 이내'의 완화된 기준으로 재도입됐다가 2007년 적용대상이 다시 '자산 10조원 기업집단, 자산 2조원 이상 기업'으로 완화됐고 2009년 결국 폐지됐다.
최근에는 대기업의 무분별한 확장으로 인한 경제력 집중을 억제하고, 업종 전문화를 유도하기 위해 재도입해야 한다는 주장과, 기업의 투자를 위축시킬뿐 실효성이 없다는 주장이 팽팽히 맞서고 있다.
◆ 박근혜 "기업투자 위축" VS 문재인 "대기업 경제력 집중 완화"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왼쪽)와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 |
박 후보는 출총제가 순환출자 제한처럼 기업의 투자를 위축시키고, 우리기업이 외국기업의 적대적 M&A에 노출될 수 있다는 점에 반대의 뜻을 표하고 있다.
특히 출자구조가 각기 다른 기업집단에 대해 일괄적인 출자규제는 실효성이 미흡하다고 보고, 출자규제 대신 공정거래법 강화를 통해 지배구조를 개선하겠다는 입장이다.
박 후보측은 "경제민주화는 국민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주고, 국민경제에 불필요한 부담을 주지 않아야 한다"고 밝혔다.
반면 문재인 후보는 재벌개혁을 위해 출총제 부활이 꼭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문 후보는 지난달 11일 경제민주화 공약을 발표하면서 '공기업을 제외한 10대 기업집단에 대해 순자산 30% 이내로 제한하겠다'는 공약을 제시했다.
이는 기존 30대그룹을 대상으로 25%까지 규제했던 것을 다소 완화시켜 실효성을 높이자는 취지로 해석된다.
문 후보측은 "재벌기업의 소유지배구조를 개선하고 경제력 집중을 완화하기 위해서는 출총제 부활이 꼭 필요하다"고 밝혔다.
◆ 공정위·재계 '부작용 우려' 속 재도입 요구 '고조'
(자료: 선거관리위원회,각 캠프) |
전경련은 "최근 5년간 10대 기업집단의 신규 계열사 중 85%가 수직계열화 기업"이라면서 "출총제 폐지된 이후 대기업이 문어발식으로 계열사를 확장했다는 것은 맞지 않다"고 강조했다.
주무부처인 공정위도 '실효성이 없다'는 이유로 출총제 재도입에 반대 입장을 보이고 있다.
김동수 공정거래위원장은 최근 국회 경제정책포럼에서 "출총제는 계열사 확대 등의 대기업집단의 폐해 억제에 한계가 있고, 건전한 출자까지 제한하는 등의 우려가 있어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면서 "출자 한도 내에서는 자유로운 출자가 가능하고, 심지어 순환출자도 가능해 복잡한 다단계 출자구조를 개선하는 효과가 미미하다"고 설명했다.
재벌의 지배구조를 개선하기 위해서는 출총제 재도입이 꼭 필요하다는 주장도 만만치 않다.
경실련 관계자는 "출총제는 순환출자 규제, 금산분리, 지주사 규제 강화 등과 함께 재벌의 지배구조를 개선하기 위해 꼭 필요한 요소"라면서 "여러 가지 요소가 함께 추진될 때 재벌개혁이 제대로 이뤄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뉴스핌 Newspim] 최영수 기자 (dream@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