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정경환 기자] 침체된 M&A 시장에 대어가 등장했다.
국내 최대 벌크선사로 코스피 시가총액 순위 150위권인 STX팬오션이다.
지난 12일 STX는 사업구조 개편 및 재무구조 개선 방안으로 STX팬오션의 경영권을 포함한 지분 매각을 검토 중이라고 공시했다.
STX 관계자는 "공시한 대로 현재 검토 중으로 가능한 한 빠른 속도로 추진 중"이라며 "인수 의사를 밝혀 온 곳이 있고, 그 수가 유효 경쟁이 될 정도다"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주간사 역시 오퍼가 들어오고 있으나, 구체적으로 밝힐 순 없다"고 덧붙였다.
IB업계 불황 속에서 간만의 대어급 매물 등장에 매각 주간사를 놓고 증권사들 간의 물 밑 경쟁이 점쳐지는 부분이다.
중형증권사 IB부문 고위관계자는 "우리가 낄 틈이 있을지 모르겠다"며 "보통 이런 경우, 채권단에 산업은행 등 금융권이 끼어 있으면 아무래도 그 관계 증권사가 유리할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 STX팬오션 주주 구성에서 KDB산업은행은 보유 지분 15%로, STX(26%)에 이어 2대 주주다.
이와 관련, KDB산업은행 관계자는 "주간사 선정에는 우리가 일절 관여하지 않는다"며 "계열사라고 해서 유리할 것은 전혀 없다"고 말했다.
KDB산은지주 계열인 KDB대우증권 측도 그 같은 이유로는 유불리를 논하기엔 무리라는 반응이다.
KDB대우증권 관계자는 "아직 STX팬오션 매각과 관련해 아는 바 없다"며 "산은 관계사라고 해서 특별히 유리할 것은 없다고 본다"고 말했다.
아울러 그는 "STX팬오션 정도면 덩치가 커 빅딜이라 할 수 있다"며 "이 정도면 아무래도 업계 선두권이 주간사가 될 가능성이 커 보이고, 개인적으로는 외사계 1곳과 국내사 2곳 정도가 맡게 되지 않을까 싶다"고 내다봤다.
채권 발행 등 STX 관련 업무를 자주 맡아 보았던 D증권사도 아직은 조심스러운 입장을 내비쳤다.
D증권사 관계자는 "STX팬오션 매각 건에 대해서는 아직 진행 상황을 들은 바 없다"며 "STX의 채권 발행은 많이 해봤지만, 채권 발행과 M&A는 엄연히 다른 분야로, 어떻게 될지 알 수 없다"고 말했다.
한편, 인수·합병 매물로 시장에 던져진 STX팬오션 측은 비교적 차분한 분위기다.
STX팬오션 관계자는 "우린 합병 대상 입장이라 매각 진행과 관련해서는 아는 바도 없다"며 "회사 구성원들 사이에 구조조정 등의 우려가 전혀 없진 않지만, 별 다른 동요는 없다"고 말했다.
14일 오후 2시 42분 현재 STX팬오션 주가는 전날보다 350원(8.77%) 오른 4340원을 기록하며 매각 기대감에 나흘 연속 급등세를 보이고 있다.
[뉴스핌 Newspim] 정경환 기자 (hoa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