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김사헌 기자] 최근 일본 엔화 약세가 지속되면서 환 헤지가 안 된 일본 상장지수펀드가 타격을 입고 있다는 소식이다.
미리 환율 변동성을 헤지해 둔 경우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고 있다. 포트폴리오 매니저들이 이렇게 환 변동성 헤지가 된 펀드로 자금을 옮기고 있기 때문이다.
21일자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아이셰어즈 MSCI 일본 상장지수펀드(EWJ)는 이번 주 목요일까지 8.3%의 투자수익률을 기록, 위즈덤트리 일본 상장지수펀드(DXJ)의 16%가 넘는 수익률의 절반 정도에 그치고 있다. 이 차이는 올해 달러/엔 환율 변동폭인 9%가 대부분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달러/엔 환율 변동이 미국 투자자들의 일본 주식 투자 수익을 좌우하는 변수가 된 셈이다.
모두 8억 4530만 달러의 자산을 운용하는 위즈덤트리의 ETF는 올해 운용 자산 규모가 두 배 증가했는데, 특정 환율에 대해 선물환 계약을 맺어 환 변동성을 제거하는 전략을 구사했다. 엔화가 약세를 보일 경우 이 계약을 매도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엔화 약세에 대처하지 못하는 아이셰어즈의 ETF는 올들어 9억 3300만 달러가 빠져나갔다. 9월 이후로 보면 2억 1200만 달러 순유입됐지만 전체 자산운용 규모가 46억 달러에 달해, 규모가 작은 위즈덤트리의 ETF로 같은 기간 2억 3700만 달러나 유입된 것과 비교하기 힘든 비중이다.
일본은 아베 신조 차기 총리가 중앙은행을 압박해 초 완화정책을 추구하고 재정지출도 늘릴 방침을 밝혔다. 정책 변화를 따라 엔화가 약세를 보이면서 일본 수출 대기업의 경쟁력이 올라갈 것으로 기대된다.
이 때문에 글로벌 투자자의 일본 증시에 대한 시각이 우호적으로 바뀌고 있다. 일각에서는 내년에 가장 잘 나갈 주식시장으로 일본을 꼽고 있기도 하다.
하지만 엔화가 약세를 보일 경우 일본 주식 투자 수익률도 상쇄될 수 있기 때문에, 일본 주식 투자자들은 갈수록 엔화 매도액을 늘릴 것으로 예상된다.
WSJ는 최근 포트폴리오 매니저들이 위즈덤트리 ETF와 같은 쪽으로 자금을 이동시키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일부 발빠른 매니저들은 이미 환율을 통한 매매에서는 재미가 끝나간다고 보고 일본 펀드에서 다른 국제주식 펀드로 이동하는 경우도 발생하고 있다.
이들은 일본은행(BOJ)의 확고한 정책 변화 의지를 확인하기 전까지는 신중한 태도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뉴스핌 Newspim] 김사헌 기자 (herra79@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