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새해를 맞이하는 세계 경제는 여전히 추세 성장률 못 미치지만 최근 바닥에서는 회복되면서 회색지대에 머물 것으로 예상된다. 이런 전망은 미국 재정절벽 회피, 유럽 위기의 진정, 중국 경제의 경착륙 회피 등은 전제로 성립되어 있다.
이런 상황에서 오바마 집권 2기와 중국은 5세대 지도부 출범, 아시아 영토분쟁, 중동 위기 등 정책과 지정학적 위험요인이 중첩되고 있다.
글로벌 종합경제 미디어 뉴스핌은 [2013 전망] 기획 기사 시리즈를 내년 세계경제와 금융시장 전망, 이슈와 위험요인, 대응방안을 정리해 본다/편집자 주
[뉴스핌=권지언 김사헌 기자] 올 한해 세계경제를 뒤덮었던 먹구름이 서서히 걷히면서 내년 세계 경제는 다소 성장률이 강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아시아발 신흥국 훈풍에 기대감이 고조되는 모습이다.
미국과 중국의 주택 경기가 반등 조짐을 보이는 등 글로벌 금융위기를 초래했던 구조적 문제들이 조금씩 해소되고 있고, 금융시장 최대 위험 중 하나였던 유럽 부채 위기 역시 누그러지며 세계 경기 불확실성이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선진국의 적자축소 노력이 여전히 진행형이고, 그렉시트(Grexit) 가능성과 스페인의 위기극복 여부 역시 계속해서 지켜봐야 하는 등 유럽 불확실성이 여전히 걷히지 않은 것도 간과해서는 안 된다.
또 미국의 재정절벽 협상 실패 가능성과 이란 핵 개발 등을 둘러싼 지정학적 리스크 등을 함께 감안할 때 세계 경제는 올해보다는 개선된 성장세를 보이겠으나 2000년대 중반의 성장 수준을 회복하기는 어렵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출처: 주요 기관 보고서, 홈페이지 |
세계 경제는 올해보다는 회복세를 보일 것이란 전망이 대부분이다. 하지만 국제통화기금(IMF)를 비롯한 주요 기관들은 최근까지 내년 성장률 전망치를 하향 조정하고, 이 같은 수정된 전망치에도 '하방 위험(downside risk)'이 크다고 명시했다.
물론 정책적으로 위기 해법이 잘 도출될 경우 성장률이 예상보다 높게 나타나는 '상방 위험(upside risk)' 역시 존재한다.
미국 경제는 2%대 성장률을 기록할 전망인데, 재정절별 위기 해소가 관건이다. 재정절벽으로 인한 경제적 충격은 성장률로 보면 3%포인트 정도 성장률을 끌어내리는 충격이 예상된다. 이 경우 또다시 경기침체가 발생할 수 있다.
물론 골드만삭스와 같은 일부 투자은행들은 이 문제가 해소되면 내년 미국 성장률이 3%가 넘는 깜짝 성장률을 기록할 수도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중국은 내수 위주 성장이 이루어지면서 다시 8% 대 성장률을 회복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세계경제 둔화로 인한 충격에서 쉽게 벗어나기는 어려울 것으로 판단된다. 이에 따라 5세대 지도부의 정치적, 정책적 불확실성이 빨리 해소될 필요가 있다.
유로존은 경기 부양 능력에 제한적이고 그리스나 스페인 그리고 중심국의 위험이 여전히 존재하기 때문에 가시적인 경기회복을 기대하기 힘들다.
일본은 수출과 소비 부진으로 빠른 속도의 침체 양상이 나타나고있 있는데, 대지진 이후 유로존 위기와 중국과의 영토분쟁 등 악재가 지속되고 있다. 아베 신조 차기 총리의 디플레이션 극복과 엔화 강세 억제 노력이 얼마나 힘을 발휘할 것인지가 관전 포인트.
※출처: OECD 보고서 |
◆ 위기 전 수준 회복 힘들어, 성장률 격차 두드러진다
특히 내년에는 각 나라별 성장 격차가 두드러진 차이를 보이는 탈동조화 현상이 나타날 것으로 보이는데, 유럽과 일본의 부진은 장기화될 것으로 보이고 브릭스(BRICS) 대형 신흥국 역시 예전보다는 성장세가 주춤해 질 것으로 보인다.
반면 주택시장과 소비여건이 개선 추세를 보이는 미국의 경우 2% 수준의 양호한 성장이 예상되고, 중국 역시 시진핑 정부의 임금상승 및 내부안정 추구, 인프라 투자 지속 등의 정책을 통해 8% 안팎의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문가들은 글로벌 리스크에 상대적으로 양호한 탄력성을 보이고 있는 아시아에 주목할 것을 주문하고 있다.
무디스 애널리스트 글렌 레빈은 아시아 경제국들이 글로벌 경기 둔화를 잘 견뎌오고 있고, 비교적 양호한 상태에서 내년을 시작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특히 그 중에서도 2000년대 중반 고성장으로 기대를 한 몸에 받았던 브릭스가 최근 들어 주춤하면서, 내년부터는 이를 대체할 새 신흥 경제국의 부상에 관심이 모아지고 분위기.
주민(朱民) 국제통화기금(IMF) 부총재는 아시아 신흥 경제국들이 올해와 내년 각각 6.1%, 6.8%의 성장률을 기록하며 주요 성장동력 역할을 할 것으로 내다봤다.
※출처: Economist 2013 |
◆ “뜨는 해” 필리핀…장밋빛 전망 잇따라
최근 투자 전문가들 사이에서 내년 유망 투자처로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곳이 있다. 필리핀이다.
영국 경제 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2013년의 세계’라는 연말특집 단행본에서 인도네시아와 더불어 필리핀을 떠오르는 아시아의 별로 소개했고, ‘브릭스’ 개념을 만들어냈던 골드만삭스의 짐 오닐 회장 역시 싱가포르 및 칠레와 더불어 주목해야 할 나라로 필리핀을 꼽았다. 인도네시아와 필리핀을 엮어서 입스(IPs)로 부르고 있다.
씨티와 HSBC는 필리핀의 성장 전망을 상향했는데, 씨티의 경우 올해 전망은 5%에서 6.3%로, 내년 전망의 경우 5.3%에서 6.1%로 각각 올려 잡았다.
HSBC의 경우는 필리핀의 올해 성장률 전망을 5.7%에서 6.2%로 높였고, 내년의 경우는 외부에서 불어오는 지속적인 역풍 때문에 종전의 5.7%에서 4.9%로 하향 조정됐다.
신용평가사들 역시 낙관적 전망을 내놓기는 마찬가지. 스탠다드앤푸어스(S&P)는 필리핀의 국가신용등급을 ‘BB’에서 ‘BB+’로 올렸고, 지난 5월에는 무디스가 필리핀의 전망을 상향한 바 있다.
필리핀의 재정 적자는 GDP의 2% 수준으로 개선 추세를 보이고 있고, 외환보유고 상태나 안정적인 환율 흐름 등이 성장 동력이 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여기에 올해 멕시코를 제치고 세계 3위 규모를 자랑하게 될 필리핀 근로자들의 본국송금액과 넘쳐나는 젊은 근로 인력, 이들의 영어 구사 능력 등이 필리핀에 상당한 국가 경쟁력을 가져다 줄 것이란 전망이다.
바클레이즈 이코노미스트 프라크리티 소팟 역시도 지난 10월 투자노트에서 필리핀이 아시아의 “뜨는 별”이라 소개했고, 피델리티 월드와이드 인베스트먼트의 투자담당이사 메드하 사만트는 재정적자 감소, 강력한 내수, 외화송금액 등을 이유로 필리핀을 해외 투자자들의 “유망 투자처(market darling)”로 꼽았다.
◆ 새롭게 부상하는 지역에 주목하자: BRICS, MIT, CASSH, IP
골드만 삭스와 블랙록은 브릭스(BRICs)의 투자 매력이 크게 꺾인 가운데 캐쉬(CASSH)가 새로운 유망 투자처라고 제시했다. 캐나다와 오스트레일리아, 싱가포르, 스위스, 홍콩 등 5개 국가가그것이다.
이들 나라는 미국이나 유럽과 달리 금융 위기에서 벗어나 상대적으로 강한 경제적 기초체력을 회복한 곳이다. 균형재정에다 낮은 실업률 등으로 재정 위기에서 자유로운 나라들인데, 이들 나라의 내년 평균 성장률은 3%에 이르러 선진국의 1% 성장률과 차별화될 것으로 예측된다.
브릭스에 비해 금융 및 투자 안정성을 갖춘 CASSH 가운데 캐나다와 오스트레일리아는 대표적인 원자재 생산국이며, 싱가포르와 홍콩은 금융 허브로 통한다. 스위스는 금융업 이외에 제약업과 소비재 부문을 중심으로 강점을 갖추고 있다.
골드만 삭스는 멕시코, 인도네시아,(한국) 터키 등 이른바 'MIT'를 브릭스 이후 세계경제 성장 주도할 가능성 있는 나라로 꼽았다.
[뉴스핌 Newspim] 권지언 김사헌 기자 (herra79@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