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올들어 부진한 흐름을 보인 글로벌 기업 인수합병(M&A)이 회생 신호를 보내고 있어 주목된다.
4분기 M&A가 4년래 최고치를 기록해 금융위기 이후 크게 위축됐던 시장이 바닥을 찍었다는 분석이 고개를 들었다.
27일(현지시간) 업계에 따르면 4분기 기업 M&A 규모는 6919억 달러로 집계됐다. 이는 2008년 3분기 이후 최고치다.
하지만 연간 기준으로 2012년 M&A 규모는 2조 1900억 달러를 기록해 전년 대비 10% 감소, 2010년 수준으로 후퇴했다.
기업이 보유한 현금 자산은 3조 5000억 달러에 이르지만 유로존 부채위기 및 경기 침체와 중국을 포함한 이머징마켓의 성장 둔화 등 거시경제 여건이 악화된 데 따라 경영자들이 적극적인 M&A에 나서지 않는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4분기 강한 반전을 계기로 M&A 시장이 회복 조짐을 지속할 것으로 기대된다.
골드만 삭스의 진 스카이크 글로벌 M&A 헤드는 “내년 유로존과 미국의 정책자들이 경기 회복에 보다 적극 나설 것으로 보인다”며 “이 틈을 타 기업들이 M&A에 속도를 낼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일단 경기 추이를 관망하자는 기업 경영자들의 자세에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며 “원자재와 산업재, IT 그리고 금융 섹터를 중심으로 내년 M&A가 활발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4분기 특히 통신 부문의 M&A가 활발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일본 소프트뱅크가 스프린트 지분 70%를 200억 달러에 매입하는 데 합의했고, 도이체 텔레콤이 메트로PCS 커뮤니케이션스를 290억 달러에 인수해 T-모바일 미국 부문과 병합하기로 하는 등 굵직한 M&A가 잇달았다.
유럽 역시 4분기 들어 M&A가 활기를 보였다. 4분기 유럽지역의 M&A 규모는 1760억 달러로 전년 동기에 비해 73%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유럽중앙은행(ECB)의 국채 매입과 유동성 공급에 부채위기에 대한 경계심이 다소 낮아지면서 기업의 투자가 일정 부분 살아난 것으로 해석된다.
크레디트 스위스의 기세페 모나키 유럽 헤드는 “유로존 해체에 대한 투자자들의 공포감이 진정되면서 기업 M&A가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기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