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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중수 ‘명목 GDP 타겟팅’ 거론, 전문가 반응은?

기사등록 : 2013-01-03 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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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 상황에선 맞다" vs "통화당국 평판 손상"

[뉴스핌=김선엽 기자] 김중수 한국은행 총재가 새로운 통화정책 목표로 ‘명목 GDP 타겟팅’을 도입할 가능성을 내비쳤다. 현재 국회에 관련법안이 발의된 상황에서 한은도 힘을 보태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하지만 우려의 목소리도 상당해 현실화되기까지는 난관이 예상된다.

김 총재는 지난 2일 한은 시무식에서 “명목 GDP를 목표로 삼는 것이 ‘물가 타겟팅’보다 더 적절하다는 평가를 내리기에는 아직 증거가 부족하지만, 어느 하나의 잣대에 매달려서 중앙은행을 운영해 나가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2011년 ‘한국은행법’ 개정을 통해 ‘금융안정’을 한은의 정책목표 중 하나로 설정한데 이어 이번에는 기존의 ‘인플레이션 타겟팅’에 더해 ‘명목 GDP 타겟팅’을 통화정책의 목표 중 하나로 고려할 수 있음을 거론한 것이다.

이같은 언급에는 미국 벤 버냉키 연방준비제도 의장이 지난달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실업률 6.5%, 인플레이션 2.5% 선을 넘지 않는다면 현재의 실질적 제로금리를 유지하겠다”고 밝힌 것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김 총재의 이번 언급에 대해 일단 긍정적인 해석이 나오고 있다.

연세대학교 경제학부 성태윤 교수는 "방향 자체에는 동의한다"며 "우리나라의 경우 정치적 독립성에 대해 아직 신뢰가 확고하지 못하기 때문에 신중할 부분이 있지만 현재와 같은 상황에서 고려하는 것이 맞다"고 말했다.

민주통합당 문병호 의원(인천 부평갑)이 대표 발의한 ‘한국은행법’ 개정안에 대해, 국회 전문위원 검토보고서 역시 “우리나라는 실제성장률과 잠재성장률이 점점 낮아져 저성장 시대에 진입하고 있고 글로벌 금융위기와 유럽 재정위기로 인해 경제가 침체된 상황을 고려할 때, 통화신용정책 운용 목표를 경제성장과 일자리 확대로 외연을 넓히는 것은 정부 정책과의 조화 가능성을 높여 국민경제에 바람직한 측면이 있어 보인다”고 평가하고 있다.

하지만 경계의 목소리도 상당하다. 한은의 독립성이 다른 선진국에 비해 아직 확고하다고 보기 어렵기 때문이다. 이웃나라인 일본만 봐도 새정부가 경기부양, 엔화약세를 목표로 일본은행(BOJ)을 강력하게 압박하고 있다.

한은이 조직목표로 'GDP 타겟팅'이나 '고용안정'을 택하는 순간 한은의 대(對)정부 방패막은 더 얇아질 수밖에 없다.

더 큰 문제는 통화당국의 정책수행에 있어 가장 중요한, ‘평판(reputation)’이 손상될 수 있다는 우려다.

익명을 요구한 한 경제학과 교수는 “명목GDP를 타겟팅하겠다고 하면 실질성장률이 마이너스인 경우 인플레이션을 상당히 용인해야 하는데 한은이 그렇게 하지 못하면 정책목표 달성의 실패라는 측면에서 평판이 훼손되고 인플레이션이 도래할 경우, 물가관리에 실패했다는 측면에서 평판이 훼손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미국과 달리 우리나라의 경제주체들은 한은이 물가안정을 최우선적으로 고려하고 있다는 생각을 확고히 가지지 못하고 있기 때문에 GDP타겟팅을 하겠다고 하면 물가관리를 포기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될 위험이 있다”고 설명했다.

따라서 명시적으로 GDP 목표치를 숫자로 제시하기보다는, 통화정책의 보조지표의 하나로 활용될 수 있다는 전망이 제시된다.

앞선 성 교수는 "구체적인 GDP수치나 실업률 목표를 제시하기보다는 선언적 의미에서 고려돼야 하며 한은의 명시적인 목표인 물가안정을 지키는 선에서 추진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뉴스핌 Newspim] 김선엽 기자 (sunup@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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