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김양섭 기자] 스마트폰 글로벌 시장의 판도가 '삼성-애플-구글'의 삼각 구도로 편성되고 있다. 삼성과 구글은 각각 스마트폰 하드웨어(갤럭시), 소프트웨어(안드로이드) 부문에서 자타공인 세계 최강이다. 애플은 각 파트에서 두 회사에서 뒤처지지만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능력을 고루 갖췄다. 글로벌 스마폰 시장에서 패권을 장악하기 위해 세 열강들은 치열한 견제를 하고 있다. 일명 '삼드로이드'로 불리며 애플에 대항했던 삼성과 구글의 협력 관계도 조금씩 균열 조짐을 보이고 있다.
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세계 주요 통신사들과 함께 새로운 운영체제 타이젠을 개발, 이를 적용한 스마트폰을 올해 출시한다는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삼성전자 관계자는 "아직 구체적인 출시 계획은 확정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구글 안드로이드 진영의 대표주자인 삼성의 이같은 행보는 구글에 대한 견제로 해석되고 있다. 타이젠은 오픈소스인 리눅스를 기반으로 하는 운영체제다. 지난해 1월 삼성전자와 인텔 등을 주축으로 구성된 타이젠협회에는 관련 통신사와 제조사 등이 대거 참여하고 있다. 애플과 구글 두 기업이 과점하고 있는 스마트폰 운영체제에 대한 연합군 성격인 것이다.
삼성이 독자적인 운영체제인 '바다'를 만들어 도전했지만 시장 반응은 그다지 좋지 않다. 시장조사기관인 가트너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모바일 OS 시장점유율은 안드로이드가 72.4%, 애플의 iOS가 13.9%를 차지했다. 바다의 점유율은 3% 수준에 불과했다.
삼성이 구글의 영향력에서 벗어나기 위해 운영체제 개발에 노력을 기울이는 것처럼 구글은 부족한 하드웨어 능력을 제휴 등을 통해 보강해왔다. 구글은 '넥서스'란 브랜드를 달고 삼성과 HTC 등이 만든 스마트폰, 태블릿PC 제품을 선보였다. 최근 협력 제조사의 영역을 LG등으로 확대하는 추세다. 이같은 협력 체제보다 더 강력한 견제 수단은 M&A(인수·합병)다. 하드웨어 업체 인수를 통해 단숨에 제조사로서의 지위를 확보하는 것이다. 구글이 인수한 모토로라가 지금까지는 스마트폰 시장에서 이렇다할 움직임을 보이지는 않고 있지만 관련업계에서는 구글이 모토로라를 통해 서서히 하드웨어 체력을 쌓고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구글이 스마트폰 제조 사업을 하지 않을 것이라면 굳이 모토로라를 인수할 필요가 없는 것 아니겠느냐"며 "본격적인 하드웨어 시장 진입을 위한 적절한 타이밍을 계산하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구글은 모토로라와 함께 차세대 스마트폰 'X폰'을 개발중이다.
삼성에 대한 애플의 견제는 여전히 노골적이다. 특허 소송으로 두 회사의 관계가 불편해지면서 부품 공급 거래규모가 크게 줄고 있다. 삼성디스플레이, 삼전SDI, 삼성전기 등 삼성그룹 계열 부품회사들은 애플에 대한 비중을 줄이는 추세다. 삼성전자로부터 반도체를 공급받고 있는 애플 역시 대체가 가능한 다른 반도체업체와 협력 관계를 강화하기 위한 논의를 타진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은 지난 2일 신년사를 통해 "삼성의 위상이 높아질수록 견제는 심해질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구글에 대해서만은 유독 공개적인 견제 표현을 자제해왔던 애플은 지난해 말부터는 구글도 공식적으로 공격 범주안에 포함시켰다. 지난해 11월 애플은 갤럭시노트 10.1에 대한 특허 침해 소송을 하면서 구글의 OS인 안드로이드 4.1 젤리빈도 특허 침해 대상에 포함시키겠다는 뜻을 밝혔다.
[뉴스핌 Newspim] 김양섭 기자 (ssup825@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