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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新환율전쟁과 글로벌 경쟁력 ②] 아베, 지나친 엔 약세는 되레 불편?

기사등록 : 2013-01-07 1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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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본 전문가들, "85~90엔이 적정"

미국과 유로존에 이어 일본까지 무제한 양적완화 정책에 돌입하면서, 글로벌 금융 위기 이후 터져나오던 환율전쟁 이슈가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고 있습니다.
 
서울 G20 회의 때 정점에 달했던 환율전쟁 이슈는 미국이 노골적인 달러 약세 정책에서 물러서면서 잦아들었지만, 일본 아베 정부는 구체적인 환율 수준을 목표로 제시할 정도로 자국 산업과 경제의 활력을 되찾기 위한 특단책을 추진하면서 신(新) 환율전쟁이 발생하고 있습니다.
 
당장 선진국 양적 완화정책에 대해 환율전쟁이라면서 불만을 표시하던 브라질과 중국 등 신흥국들도 일본에 대한 모방에 나설 것으로 보이며, 대외의존도가 극도로 높은 데다 대외 개방된 우리나라는 이러한 환율전쟁이 불거질 때 그로 인한 직격탄을 맞을 수 있습니다.
 
이미 원/달러 환율이 1000원 선이 위협받을 것이란 전망에다, 이 경우 경제 성장률이 크게 낮아질 것이란 진단도 나오고 있습니다. 환율전쟁은 결국 글로벌 경쟁의 피할 수 없는 조건이며, 우리 경제는 기업의 경쟁력 강화와 필요한 정부 대응책을 통해 이 파고를 넘어야 합니다.
 
창사 10주년을 맞는 글로벌 경제미디어 뉴스핌(<www.newspim.com>)은 현재의 경제난국의 타개책의 일환으로 기업-금융-국민-정부가 함께하는 ‘2013, 글로벌경쟁력을 키우자는 연중 대기획을 진행하며, 그 일환으로 글로벌 시각에서 △환율전쟁과 기업경쟁력 △유망 해외진출 시장 모색 △글로벌 경쟁력 제고 방안 기획 시리즈를 연재합니다.<편집자 주>

- 일본 수입업체 타격 무시 못 해
- 일본 경기 회복, 경제개혁·시장개방·규제완화 등 수반돼야

[뉴스핌=권지언 기자] 일본 아베 신조 정권 공식 출범으로 엔화가 빠르게 약세 움직임을 보이면서 연초부터 환율전쟁 가능성이 주요 헤드라인을 장식하고 있지만, 일본의 마음껏 공격적인 엔화 약세를 추진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연 2%의 인플레이션 목표를 제시하고, 10조 엔 규모의 추경예산을 편성하는 한편 연간 국채발행 한도를 폐지하는 등 무제한 양적완화를 통한 디플레이션 및 엔고 타개를 목표로 하는 ‘아베노믹스’는 본격 가동됐다.

여기에 미국의 12월 고용지표 등이 예상보다 양호한 흐름을 보이면서 달러/엔 환율은 지난 4일 88.48엔까지 오르며 2010년 7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한 상황.

이처럼 시장이 아베 정권의 통화정책기조를 빠르게 반영하자 일본을 필두로 각국이 자국 통화 평가절하에 나설 것이란 환율전쟁의 공포 역시 급격히 확산되고 있다.

아베 총리가 취임 전부터 윤전기를 돌려 무제한으로 돈을 찍어 내겠다며 큰 소리 친데다, 최근 아소다로 일본 신임 재무상이 공개 석상에서 미국의 약(弱)달러 정책을 비난하는 등 일본 정부 공공연히 공격적 엔화 약세 추진 의지를 피력한 바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공세적 엔화 약세 추진이 아베의 뜻대로 수월하게 추진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다.

환율전쟁의 재연을 견제하는 각국의 견제가 만만치 않을 전망인 데다, 통화완화 정책이 일본 경제 내부에 가져다 줄 부작용 역시 무시할 수 없는 수준이기 때문이다.

미국과 유럽 등 주요 선진국과 함께 중국과 브라질, 러시아 등 신흥 경제국들의 반발도 만만치 않을 것인 만큼 이 대목은 과거 2008년 금융 위기 발생 이후 불거졌던 '환율전쟁'이 수습되는 방식보다 더 긴밀한 협조가 필요할 것으로 관측된다.


◆ 일본 내부서도 회의론 제기…”85~90엔이 적정”

최근에는 일본 내부에서도 아베 총리의 공격적 엔화 약세 정책이 효과적이지 않을 수 있다는 회의론이 점차 고개를 들고 있다.

AP통신 일본특파원 가게야마 유리는 엔화 약세 정책이 일본 기업에는 유리할 수 있으나 지지부진한 일본 경기 성장을 본궤도로 돌려놓기에는 충분치 않다고 지적했다.

장기적으로는 포괄적 경제개혁과 시장 개방, 보호주의적 규제 완화 등이 수반돼야 진정한 경기 회복이 가능하다는 판단이다.

JP모간 수석 이코노미스트 가노 마사아키 역시 최근 아베노믹스에 대한 기대감에 주식시장 등 금융시장이 반응한 것을 “허니문 랠리”에 불과하다면서, (아베의 통화정책이) 만병통치약이 될 수 없다고 꼬집었다.

뿐만 아니라 급진적 약세가 독이 될 수 있는 일본 국내 수입업체들의 상황도 무시할 수 없을 것이란 분석이다.

지난 2011년 3월 원전사고 이후 화석연료 등의 수입이 급격히 증가했기 때문이다.

따라서 전문가들은 아베 정권이 엔화 약세를 서서히 추진할 것으로 내다봤고, 달러대비 적정 환율은 85~90엔 수준으로 수렴하는 모습이다.

일본 자민당 서열 2위인 이시바 시게루 전 방위상 역시 지난달 한 인터뷰에서 “일본의 산업구조를 감안하면 달러대비 85~90엔이라는 적정선을 유지하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크레딧 아그리콜 소속 외환팀장 사이토 유지 역시 “85~90엔 선이 수출입 산업과 은행권뿐만 아니라 한국과 미국 등 일본의 주요 교역국이 받아들일 수 있는 수준”이라고 밝힌 바 있다.

아베의 통화완화 정책 추진이 수월하지 않을 것이란 전망은 외부에서도 제기되고 있는 상황.

지난달 스티븐 로치 모간스탠리 아시아회장은 미 연준이나 유럽중앙은행(ECB)의 과거 양적완화 정책 역시 경기 회복을 견인하기에는 부족한 점이 있었다며, 일본은행(BOJ) 완화정책의 한계를 지적했다.

그는 특히 BOJ가 2000년대 초 실시했던 제로금리와 통화완화 조치가 실망스러웠던 점과 ‘잃어버린 10년’이 시작됐던 90년대 당시 일본 당국이 경제 살리기에 총력을 기울었지만 역시 효과를 거두지 못했음을 잊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달러/엔 추이 [출처: dailyfx.com]


[뉴스핌 Newspim] 권지언 기자 (kwonjiun@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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