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아베 신조 신임 총리가 경기부양을 위해 인플레이션 목표치를 상향 조정할 움직임을 보이자 연기금 펀드가 금 사재기에 나섰다.
잠재적인 인플레이션 리스크에 대한 헤지 움직임으로, 지난해 9월 이후 약세 흐름을 보이는 금 선물에 버팀목이 될 것으로 보인다.
8일(현지시간) 소식통에 따르면 미국에 이어 세계 2위 규모인 일본 연기금은 향후 1~2년 사이 금 보유량을 2배 이상 늘리기로 했다.
이에 따라 일본의 연기금 펀드가 금과 관련된 상장지수상품을 통해 보유한 자산은 2015년까지 1000억엔(11억달러)에 이를 전망이다.
세계금협회에 따르면 일본 연기금이 현재 보유한 자산 규모는 450억 엔(5500억 원)으로 집계됐다.
아베 총리는 일본 경제의 반복되는 침체와 장기 디플레이션을 뿌리 뽑기 위해 인플레이션 목표치를 2%로 상향 조정하는 동시에 대규모 경기부양책을 취할 움직임이다.
세계금협회의 토시마 이츠오 연기금 어드바이저는 “일본 연기금 운용자들이 금의 인플레이션 헤지 기능에 대해 상당 기간 관심을 두지 않았지만 아베 총리의 행보로 인해 여기에 시선을 집중하고 있다”며 “금은 일본 연기금에 필수 자산으로 자리잡을 전망”이라고 말했다.
다이와는 지난 20년간 일본 증시의 수익률이 저조했던 만큼 72조 엔(875조 원)에 달하는 자산을 보유한 기업 연기금 펀드가 포트폴리오 다변화에 나설 것으로 예상했다.
이에 반해 금은 연간 기준 12년 연속 플러스 수익률을 달성했다. 골드만 삭스와 크레디트 스위스 등 월가의 투자은행(IB)은 금의 올해 수익률이 12년간 평균치를 웃도는 강세장을 연출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금 선물은 지난 2008~2011년 사이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2조 3000억 달러(2445조 원) 규모의 양적완화(QE)를 실시한 사이 70%에 이르는 상승률을 올렸다.
미쓰비시 UFJ 트러스트에 따르면 일본의 지역 연기금은 지난해 처음으로 21억엔 규모의 금 상장지수펀드(ETF)를 편입했다. 이는 전체 자산 규모의 2~3%에 해당한다.
자산 규모 113조 6000억 엔(1381조 원)의 일본공적연기금은 자산의 67%를 일본 주식과 채권에 투자하고 있으며, 금을 포함한 상품에는 거의 투자하지 않고 있다.
이와 관련, 토시마 어드바이저는 “일본 연기금이 금 보유량을 1%만 높여도 금 선물이 폭등할 것”이라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기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