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곽도흔 기자] 박근혜 당선인이 대선후보로 나서면서 취임 후 5년간 고용률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 수준인 70%로 올리겠다는 공약이 현실화될 수 있을까. 현재까지 수치만 놓고 보면 어려워 보인다.
박근혜 당선인의 대선공약에서 유일하게 거시목표로 내세웠던 것이 임기 내인 2017년까지 고용률을 70% 달성하겠다는 것이다.
박 당선인은 공약집에서 "일자리 늘(늘리고)·지(지키고)·오(올리는) 정책, 즉 '늘지오'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상상력과 창의성, 과학기술에 기반한 창조경제의 실현으로 새로운 시장과 새로운 일자리를 만들고 일자리 나눔형 동반고용전략을 추진해 좋은 일자리를 많이 늘리겠다고 밝혔다.
또 고용안정을 우선으로 하면서 기업경쟁력을 회복하는 일자리 지키기 정책, 비정규직과 저임금 일자리를 괜찮은 일자리로 만들기 위해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전환하고 사회안전망의 보호를 강화하고 최저임금제도를 보완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박 당선인은 "이러한 일자리 늘·지·오 정책을 통해 앞으로 5년 안에 15~64세의 고용률을 EU 목표와 동일한 수준인 70%까지 높이도록 노력하겠다"고 언급했다.
그렇다면 박 당선인의 고용률 70% 공약은 현실 가능성이 얼마나 있을까.
9일 통계청이 발표한 2012년 연간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의 OECD기준 고용률은 64.2%다. 전년대비 0.4%포인트 상승했다.
OECD 기준은 15~64세의 취업자만 집계에 넣는다. 참고로 통계청이 매달 발표하는 고용률은 15세 이상을 모두 포함한 것으로 지난해의 경우 59.4%를 기록했다. 전년대비 0.3%포인트 상승했다.
재정부 관계자는 "현재 64.2%의 고용률이 5년내 70%가 되기에는 잠재성장률에 맞는 실질성장과 월평균 50만명 이상의 취업자수 증가가 이뤄져야 한다"며 "이는 현실적으로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고용률 70% 공약을 지키기 위해서는 우선 우리 경제의 실질성장률이 잠재성장률보다는 높아야 가능하다.
현재 우리 경제의 잠재성장률은 한국은행 김중수 총재가 밝힌 대로 3.8% 정도로 추정된다. 그러나 실질성장률은 지난해 2.1%로 전망된다. 실질성장률이 잠재성장률의 50%를 약간 웃도는 수치에 불과한 실정이다.
재정부는 올해 성장률이 3% 내외에 머물 것으로 전망하고 있어 실질성장률은 3년 연속 잠재성장률을 밑돌 가능성이 크다. 글로벌 경제 침체가 지속되고 가계부채에 찌들어 있는 한 이어질 공산도 크다.
둘째는 우리나라도 오는 2017년이면 생산가능인구가 정점에 도달하고, 이후 점차 줄어든다는 점이다. 인구가 줄어들면 자연스레 취업자수도 줄어들 수밖에 없다.
이에 따라 현재 경제활동을 하지 않는 50.1%의 여성과 청년층 37.2%를 취업현장으로 끌어내야 한다. OECD기준 고용률은 64세까지만 포함해 65세 이상의 취업자수는 의미가 없기 때문이다.
사실 70%라는 수치는 정부가 지난 2010년 10월 발표한 국가고용전략에서 나왔다. 당시에는 2020년까지 고용률 70% 달성을 목표로 했는데 박 당선인 공약에서는 3년이 앞당겨졌다.
더욱이 당시 70%의 고용률 달성 목표에는 비정규직도 대거 포함돼 있다. 비정규직을 정규직화하는 현재 분위기와도 맞지 않는다.
재정부 관계자는 "당시 노동부가 70% 목표를 설정할 때 약간 오버했다는 느낌이었는데 박근혜 캠프에서 그걸 받아 공약에 넣은 것 같다"며 "중소기업의 성장 등과 더불어 여성, 청년층의 고용을 늘리는 획기적인 대책이 나오지 않는 한 말 그대로 공약에 머물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곽도흔 기자 (sogood@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