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서영준 기자] STX팬오션과 대한해운이 새 주인을 찾고 있는 가운데 매각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될 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특히 STX팬오션의 경우 대한해운 결과에 따라 적잖은 영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1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대한해운은 오는 21일 매각을 위한 본입찰을 진행한다. 현재 투자의향서(LOI)를 제출한 곳은 SK그룹 계열 SK해운, CJ그룹 계열 CJ GLS, 동아탱커, 사모펀드 한앤컴퍼니, 선박투자회사 제니스파트너스코리아 등이다.
대한해운에 관심을 보이고 있는 인수 후보들 중 단연 눈에 띄는 곳은 SK와 CJ다. SK는 기존 SK해운이 강점을 가지고 있는 가스선 탱커에 벌크선사를 추가할 방침이다. CJ는 CJ대한통운의 육상물류에 해운물류까지 더해 물류사업을 키워나갈 계획이다.
SK와 CJ가 이처럼 대한해운 인수에 관심을 가지고 있다는 것은 STX팬오션에 반가운 소식이 아닐 수 없다. 해운업 강화와 해상물류 진출이라는 서로 다른 목적으로 대한해운 인수전에 참여했지만, 실패할 경우 언제든 STX팬오션으로 관심이 기울 수 있기 때문이다.
STX팬오션은 국내 1위 벌크선사로 총자산 7조원 규모에 벌크선 500여척을 보유하고 있다. 이와 함께 세계 5위권에 드는 선단 운용사이기도 하다.
SK와 CJ 입장에서는 STX팬오션이 보유하고 있는 인프라에 욕심이 날 수밖에 없다. 실제로도 최근 황규호 SK해운 사장은 "귀중한 자산인데 쳐다보지도 않는 것은 무례한 것"이라며 "확실히 결정된 건 없지만 여건이 되는지 보고 있다"고 말해 STX팬오션에 관심을 가지고 있음을 내비쳤다.
CJ 역시 최근 CJ대한통운과 CJ GLS를 통합하면서 오는 2020년까지 물류 부문에서 매출 25조원 영업이익 1조원을 달성하겠다고 밝힌 상태. 글로벌 톱5 물류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것이 CJ의 계획이다.
CJ의 이 같은 성장 전략은 육상물류만으로는 달성이 불가능하다. 육상물류와 연계할 해상물류 담당 회사가 꼭 필요하단 의미다. 때문에 CJ가 대한해운 인수에 실패할 경우 STX팬오션 인수전에도 뛰어들 가능성은 높은 것으로 예상된다.
해운업계 관계자는 "대한해운 인수에 SK나 CJ 같은 대기업들이 관심을 가지면서 고무된 분위기"라며 "일정상 대한해운이 먼저 매물로 나왔으나 STX팬오션도 당초 예상보다 매각이 순조롭게 진행될 수 있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서영준 기자 (wind0901@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