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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쌍용차 경영정상화가 먼저다

기사등록 : 2013-01-14 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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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김홍군 기자]“차도 안 팔리는 데 사람만 늘리다가는 다 같이 죽는 수가 있다.” 최근의 쌍용차 사태를 지켜보는 자동차업계의 시각이다.

쌍용차는 지난 10일 노사합의로 무급휴직자 455명 전원을 3월부터 재고용하기로 했다. 지난 2009년 정리해고 이후 3년여간 일자리를 찾지 못해온 쌍용차 무급휴직자들이 회사에 복귀할 수 있는 길이 열린 것이다. 

쌍용차가 무급휴직자를 재고용하기로 전격 결정한 것은 신차 출시 및 신규투자로 고용여력이 생겼기 때문이다.

쌍용차는 로디우스 페이스리프트모델을 올 상반기 출시할 예정이며, 내년에는 차세대 SUV XIV 출시가 예정돼 있다. 모기업인 인도 마인드라도 쌍용차에 대해 향후 4~5년동안 9억달러(약 1조원)를 투자해 신차 3종과 엔진 4개를 개발할 계획이다.

정치권 국정조사라는 부담도 재고용 결정의 배경으로 꼽힌다. 쌍용차는 무급휴직자에 대한 재고용 계획을 발표하면서 “현재 노동계 및 일부 정치권에서 거론하는 회계조작 의혹 등은 금융당국과 법원에 의해 그 정당성과 합법성이 입증된 것은 물론 그간의 청문회, 국정감사를 통해서도 충분히 소명되었다”며 국정조사에 대해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하지만 이 같은 쌍용차의 기대와 달리 노동계와 정치권의 압박은 전혀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노동계와 정치권은 쌍용차의 무급휴직자 재고용 방침이 나온 직후 환영의 뜻을 나타내면서도, 한편으로는 희망퇴직자(1904명)와 정리해고자(159명)에 대한 추가 고용을 요구하고 있다.

쌍용차 문제를 지속적으로 제기해 온 심상정 의원(진보정의당)은 기자회견을 자청해 “해고자에 대한 복직 여력도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고 말했다. 국정조사를 요구하는 목소리도 여전하다.

대규모 구조조정 사태로 일자리를 잃고 절망의 늪에 빠져 있는 희망퇴직자와 정리해고자들을 생각할 때 이 같은 요구는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다.

문제는 쌍용차가 여전히 적자회사라는 점이다. 2008년과 2009년 각각 7097억원, 3463억원의 대규모 적자를 냈던 쌍용차는 2010년 일시적으로 81억원의 흑자를 냈지만, 2011년 다시 1128억원의 적자를 낸 데 이어 지난해에도 9월까지 659억원을 적자를 기록했다.

2009년 장기파업 여파로 3만4936대까지 떨어졌던 자동차 판매도 2010년 8만215대, 2011 11만2281대, 12만717대로 회복되고 있지만, 경영정상화를 위해 필요한 17~18만대까지는 아직 갈길이 멀다.

실제, 쌍용차의 3개 조립라인 가운데 1ㆍ2라인은 정상 가동되고 있지만, 2라인은 가동률이 50%를 밑돌고 있다.

현재 근로자들의 급여나 근무여건도 현대ㆍ기아차 등 다른 자동차업체 근로자들과 비교할 때 열악한 것이 현실이다.

쌍용차에 앞서 지난해 재고용된 한진중공업 정리해고자 92명은 재고용 직후 기약 없는 휴직에 들어갔다. 지속적인 수주난으로 일감이 떨어져 기존 근로자들도 휴직을 하고 있는 상황에서 정치권과 노동계에 떠밀려 결정한 재고용이 빚어낸 결과이다.

정치권과 노동계가 기업의 경영정상화가 뒷받침되지 않은 고용이 가져올 부작용에 대해 따져봤는지 궁금하다.




[뉴스핌 Newspim] 김홍군 기자 (kiluk@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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