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노희준 기자] 16일로 출범 열흘째를 맞고 있는 18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정부조직개편안을 내놓는 등 인수위 활동에 속도를 내는 가운데 향후 남은 인수위 과제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박근혜 당선인 대통령직인수위원회 간사단 회의 모습.[인수위공동취재단] |
16일 인수위는 오는 17일로 마무리되는 업무보고 마무리를 앞두고 향후 박근혜 정부 5년의 국정 비전과 국정 과제를 수립하는 구체적 절차에 착수한다고 윤창중 대변인을 통해 밝혔다.
이는 '정책기조 설정' 과제의 하위 과제로 부처별 업무보고 이후에 이어지는 차기 국정 운영의 청사진을 마련하는 단계다. 이 과정을 통해 확정된 차기 정부의 국정 비전과 과제를 한 마디로 상징할 수 있는 정부 명칭 선정 작업도 병행된다.
특히 인수위가 본격적으로 박근혜 당선인의 공약에 대해 "개별공약의 수준이 서로 다른지, 중복되지 않는지, 지나치게 포괄적이지 않은지에 대해 분석 진단하겠다"고 밝혀, 이 과정이 남은 인수위 업무 과정에서 가장 큰 주목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사실상 박 당선인 공약의 현실 가능성을 진단하겠다는 것으로 인수의의 '공약 솎아내기' 작업이나 다를 바 없기 때문이다. 새누리당 내에서 심재철 의원과 정몽준 의원 등이 "공약에 너무 얽매이지 말아야 한다"는 일종의 공약 실천 출구전략에 대해 군불을 때고 있는 데다 일부 부처에서 박 당선인의 공약에 사실상 '난색'을 표명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박 당선인-인수위-새누리당 간에 어떤 관계가 맺어질지 주목된다.
이미 새누리당 일각에서는 선거 막판 제기된 박 당선인의 군 복무 기간 18개월로 단축과 0~5세 무상 보육 공약 등에 대해 재검토가 필요하다는 이야기들이 제기된 상황이다.
◆ 정부조직개편안 하위단위 업무분장은 추가발표 필요
전날 발표한 정부조직 개편안을 마무리짓는 작업도 인수위가 앞으로 해야 할 중요한 핵심 과제다.
인수위는 전날 장관급 조직개편안과 관심이 집중됐던 정보통신기술(ICT)전담부서의 차관제 도입에 대해서만 공개했기 때문에 하위 단위의 구체적 조직과 기능 배분 등에 대한 추가 발표가 필요한 상황이다.
특히 외교안보수석실, 민정수석실, 정무수석실 등 청와대 조직 개편안과 책임 총리제에 걸맞는 총리실 조직 개편안이 추가로 확정 발표돼야 차기 정부의 밑그림 윤곽이 드러날 것이란 평가다.
변재일 민주당 정책위의장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원내현안대책회의에서 "어제 발표된 내용은 전체 정부부처 중에서 독임부처를 어떻게 할 것인가에 대한 부분만 발표됐다"며 "대통령과 국무총리의 권한과 역할에 대해서도 전혀 언급이 없었다"고 지적했다.
일례로 인수위는 신설되는 경제부총리의 업무 영역이 어디까지인지 아직 밝히지 않았고, 금융감독 개편 체계 문제도 전날 발표에서는 빠졌다.
차기 정부에서 부활하는 해수부의 입지 결정 문제도 뜨거운 감자가 될 전망이다. 김경재 인수위 국민대통합위원회 수석부위원장은 해수부의 호남 유치론을 인수위에서 공론화할 입장이다. 반면 새누리당 지도부는 해수부 부활이 '부산 지역' 공약이라고 재차 확인한 상황이다.
◆ 인수위 중간평가: 실무형 인수위 행보 긍정 평가 속 불통 인수위 비판도
지난 인수위 활동 열흘에 대해서는 기대와 우려가 교차하고 있다는 게 중론이다. 과거 '점령군 행세'를 자제하면서 '낮은 자세' 속에서 실무형의 조용한 인수위 행보를 보여 새로운 인수위 패러다임을 구축하고 있다는 긍정적인 평가가 나온다.
인수위 차원에서 명함 사용을 자제하고 설익은 정책을 성급히 제시하기보다는 인수받을 정부의 현황과 문제점을 진단하는 데 초점을 둔 점도 바람직하다는 분석이다.
반면, '밀봉 인사' 논란에서 시작된 인수위 소통 부족이 지나친 보안과 비밀주의 속에서 검증 부실과 소홀 문제를 파생하면서 여전히 지속되고 있다는 우려도 만만치 않게 제기되고 있다.
인수위가 정부 부처 보고조차 브리핑 하지 않으려다 뒤늦게 공개하게 됐고, 그마저도 내용은 부족하고 제목만 나열하는 수준에 그치고 있는 상황 등이 이를 여실히 보여준다는 평이다.
이번 정부조직 개편안에 대해 야당에게 미리 뀌띔하는 절차가 없었던 것도 이런 소통 부족의 비판적 목소리에 힘을 실어준다.
특히 인수위가 최대석 전 외교국방통일분과 위원의 자신 사퇴 배경에 대해 여전히 함구하면서 불필요한 '설'만 양산하고 있는 데다 후임 인선 여부 조차 결정하지 않으면서 인수위의 일처리 과정이 매끄럽지 못하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이에 따라 향후 의원입법으로 국회에 제기될 정부조직 개편안에 대해 공청회와 여야간에 폭넓은 의견 수렴의 과정이 있어야 한다는 지적이 힘을 받고 있다.
[뉴스핌 Newspim] 노희준 기자 (gurazip@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