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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그룹, 잘못된 펀드투자로 '수백억원 날릴' 위기

기사등록 : 2013-01-25 1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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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양창균 강필성 기자] 아주그룹이 경영실책으로 수백억원대의 회사 자금을 고스란히 날릴 처지에 놓였다. 사모펀드(PEF) 형태의 스펙에 투자했으나 선순위 투자자에게 밀려 단 한푼도 건지기 힘든 상황이다.

25일 재계와 IB업계에 따르면 아주그룹이 지난 2007년에 투자한 리딩밸류 1호가 최근 청산절차를 밟았으나 대규모 손실만 떠안게 됐다. 당시 아주그룹은 계열사인 아주산업과 아주캐피탈이 중심이 돼 500억~600억원을 리딩밸류1호에 투자했다.

IWL파트너스는 지난 2007년 8월 리딩밸류 1호 약정액 1400억원을 채우며 순조롭게 출발했다. IWL파트너스는 리딩투자증권의 창업자이자 최대주주였던 박대혁 회장이 만든 사모펀드 운용사이다.

당시 금융업에 관심이 컸던 문규영 회장은 리딩밸류1호에 대규모 투자를 결정했다. 이후 리딩밸류 1호는 이듬해인 2008년 6월께 특수목적법인(SPC)인 밸류에프원을 설립, 과거 영풍저축은행을 700여억원에 인수했다. 인수한 저축은행은 W저축은행으로 상호를 변경했다.

이어 곧바로 리딩밸류 1호는 또 다른 SPC인 밸류에프투를 만들어 리딩투자증권 지분을 인수, 최대주주의 위치로 올라섰다. 공교롭게도 리딩밸류1호가 2개의 SPC를 통해 인수한 시점은 모두 리먼사태가 터지기 직전에 이뤄졌다.

리먼사태에 이어 저축은행 사태까지 겹치면서 리딩밸류1호는 투자자금회수는 커녕 대규모 적자까지 걱정해야 할 상황이 됐다.  리딩투자증권의 기업공개(IPO)를 비롯한 인수합병(M&A)까지 추진했으나 결과적으로 소득은 전무했다.

엎친데 덮친 격으로 리딩밸류1호의 청산시점도 점점 다가왔다. 2007년 8월에 설립된 리딩밸류1호의 청산기일은 2012년 8월이었다. 다만 리딩밸류1호에 투자한 유한책임투자자(LP)의 동의를 얻으면 1년씩 2번 연장이 가능했다. 그렇지만 지난해 8월 청산이 도래한 뒤에도 투자자들은 뚜렷한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대규모 손실이 불가피한 상황에서 쉽게 청산 결정을 할 수 없었던 것이다. 결국 시간을 끌수록 손실규모가 커질 것이란 공감대가 형성되면서 이달 들어 리딩밸류1호는 청산됐다.

결국 아주그룹이 투자한 자금 회수에도 비상이 걸렸다. 당시 자금회수를 위한 안전적인 장치 보다는 금융업 진출에 무게를 두고 리딩밸류1호에 투자한 게 화근이 된 것이다.

현재 청산된 리딩밸류1호의 자산가치는 당시 투자금액에 크게 못미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일각에서는 선순위 투자자도 일부 손실이 불가피하다는 관측도 있다. 선순위 투자자는 KDB생명을 비롯해 교원공제회 공무원연금 고려아연이다.

아주그룹의 경우 리딩밸류 1호의 후순위 투자자이다. 이유는 투자당시 우선매수권 옵션을 부여받는 조건으로 선순위가 아닌 후순위 지위를 수용했기 때문이다.

문 회장 입장에서는 리딩밸류1호에 가장 많은 투자를 했으나 거의 회수하지 못하는 상황이 생긴 것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리딩밸류1호 설립할 시점에 금융업 진출을 꿈꿨던 아주그룹 문 회장이 경험 삼아 간접으로 투자한 것이 문제였다"며 "투자의 최대 목적은 안정적인 자금회수이나 이를 간과한게 지금의 결과를 초래한 듯 하다"고 귀띔했다.

사실 문 회장은 금융업 진출을 노려온 것으로 전해졌다. 이러한 의지는 문 회장의 행보에서도 감지된다. 문 회장은 금융사업 포트폴리오를 확장하기 위해 저축은행 인수등 다양한 방안을 검토했다.

이에 앞서 문 회장은 2005년 대우캐피탈(현 아주캐피탈) 인수에 성공하면서 자동차할부금융사업에도 진출했다. 또한 2008년 민영화된 벤처캐피털회사인 기보캐피탈(현 아주IB투자)을 인수하며 금융사업의 포트폴리오를 강화했다.

이에 대해 아주그룹측은 리딩밸류1호에 투자한 자금회수에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아주그룹 관계자는 "리딩밸류1호는 청산됐으나 자금회수와 관련해 어느 정도의 손실을 입었는지는 현재 단정할 수 없다"며 "다만 자금회수를 위한 다각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리딩밸류1호의 운영상의 문제점을 비롯해 여러 사안을 꼼꼼히 확인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뉴스핌 Newspim] 양창균 강필성 기자 (yangck@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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